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잡동산이 Jul 25. 2024

1장 2편 조선 (1) #4

요와 우의 세대

앞서 질문의 답을 구하려면 요와 우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이 거느린 무리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얼마나 가까웠는지 그리고 해 세는 법을 포함한 삶의 방식이 얼마나 비슷했는지 알 필요가 있지요. 이 주제와 관련된 자료들 가운데 좋은 것들을 한 군데에 모아놓은 자료가 있습니다. 사기史記가 바로 그것입니다.




사기 오제본기는 제 곡이라고 일컬어졌던 고신이 황제의 증손이었으며[E-1:①-②] 고신의 아들 방훈[E-1:⑨-⑪]이 요였다[E-1:㉒]고 적었습니다. 곧 요를 황제의 4세대 뒤 후손 곧 현손玄孫이라고 한 것이지요. 사기 하본기는 우가 또한 황제의 현손이었다[F-1:⑨-⑪]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니 요와 우는 모두 황제의 후손였을 뿐만 아니라 같은 세대였던 것입니다.


E-1 사기 오제본기: ① 제帝 곡嚳 고신高辛이라는 사람이 ② 황제黃帝의 증손曾孫이었으니, ③ 고신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④ 교극蟜極이라고 하였고, ⑤ 교극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⑥ 현효玄囂라고 하였고, ⑦ 현효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⑧ 황제라고 하였다. ... ⑨ 제 곡이 ⑩ 진봉-씨[陳鋒-氏]의 딸을 아내로 맞으니[娶] ● (진봉-씨의 딸이) ⑪ 방훈放勳을 낳았으며, ● (제 곡이) ⑫ 취자-씨[娵訾-氏]의 딸을 아내로 맞으니 ● (취자-씨의 딸이) ⑬ 지摯를 낳았다. ... ⑭ 제 곡이 ⑮ 죽자 ⑯ (곡의 아들) 지가 ⑰ 이어[代] (제로) 섰으며, ⑱ 제 지가 ⑲ 서서 잘하지[善] 않자 ⑳ (지의) 아우 방훈이 ㉑ (제로) 섰다. ㉒ 이 사람[是](=방훈)을 제 요堯라고 하였다. ①帝嚳高辛者②黃帝之曾孫也③高辛父●曰④蟜極⑤蟜極父●曰⑥玄囂⑦玄囂父●曰⑧黃帝...⑨帝嚳⑩娶陳鋒氏女●⑪生放勳●⑫娶娵訾氏女●⑬生摯...⑭帝嚳⑮崩⑯而摯⑰代立⑱帝摯⑲立不善⑳而弟放勛㉑立㉒是爲帝堯
F-1 사기 하본기: ① 우禹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② 곤鯀이라고 하였고, ③ 곤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④ 제帝 전욱顓頊이라고 하였고, ⑤ 전욱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⑥ 창의昌意라고 하였고, ⑦ 창의의 아버지를 ● 말하기를 ⑧ 황제黃帝라고 하였으니, ⑨ 우라는 사람은 ⑩ 황제의 현손玄孫이고 ⑪ 제 전욱의 손자였다. ①禹之父●曰②鯀③鯀之父●曰④帝顓頊⑤顓頊之父●曰⑥昌意⑦昌意之父●曰⑧黃帝⑨禹者⑩黃帝之玄孫⑪而帝顓頊之孫也


자료에 따르면 요와 우는 할아버지인 전욱이 다스릴 때를 지나 갈라진 고신과 곤의 아들입니다. 곧 갈라진 것은 전욱이 다스릴 때 또는 그 다음 세대인 고신과 곤의 시기, 요와 우보다 1세대, 자연적으로는 30년 즈음 앞선 시기의 일입니다. 최대한 양보하여 전욱이 다스릴 때에 갈라 잠시 다른 곳에 머물렀더라도 길어야 2세대, 60년 즈음보다 짧은 기간 동안 그리하였을 뿐입니다.


또한 사기 오제본기는 요가 우의 아버지 곤을 썼다[E-2:①-④]고 적었습니다. 그 뜻은 신하로 받아들여 일을 맡겼다는 이야기입니다.


E-2 사기 오제본기: ① 요堯가 ② 이 때[是]에 ③ 악嶽에게 귀를 기울여[聽](=악의 말을 들어주어) ④ 곤鯤을 썼다. ①堯②於是③聽嶽④用鯤


그러니 요와 우, 둘이 거느린 무리가 갈라져 지내던 시기는 채 60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요와 우의 사이 잠시 다스림을 이어간, 요와 우의 다음 세대였던 순의 때에 해 세는 법은 우가 다스리던 하의 해 세는 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라서 앞선 글에서의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가 됩니다.


우리는 하의 해 세는 법을 통해서, 요의 뒤를 이어 그 일을 정리하여 적었을 순 때의 해 세는 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번 편의 핵심 자료에서 나타나는 시간에 대한 구절들을 이해하는 데에 쓸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던 분들 가운데에는 옛 조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에서 요와 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설사 조선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하의 해 세는 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도 그럴 필요 없다고 여기는 분들 있을 것입니다.


필자의 답은 이렇습니다: 네, 자세히 알 고 그럴 필요 있습니다. 그 필요성을 납득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중에 나올 내용들 몇 가지를 예로 드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이제부터 간단히 적어놓으 하는데, 미리 알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 분들은 다음 글로 넘어가서 이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다음 여러 글을 통해 살필 하의 해 세는 법은 하를 이은 은 왕실의 기-자가 조선에 이르기에 앞서 조선의 해 세는 법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자가 이른 뒤에는 하의 해 세는 법을 대신하여 은의 해 세는 법이 조선의 해 세는 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해 세는 법의 변화를 통해 앞선 글에서 주의하였던 2개의 숫자 1500, 1908 뿐만 아니라 나머지 숫자 1038까지 하나의 틀 안에서 충돌없이 설명됩니다.


또한, 해 세는 법들에 대한 이해이번 편의 핵심이 되는 자료를 결합하여 외부의 연구들 가운데 많은 연구자들이 의견을 같이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 연구들에는 전혀 사용지 않는, 이번 편의 핵심 문자 자료들을 통해서 말이죠. 그 결과들을 뒤에 간략히 인용할 것인데, 그것을 살펴보는 것은 핵심 문자 자료 가치에 대해 여러분이 전히 가진 구심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여기서 얻어진 해 세는 법은 네 나라의 옛 이야기라는 글 전체의 주제를 다루는 데에 있어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네 나라 가운데 한 나라, 그리고 네 나라 가운데 세 나라의 사이에 있으면서 그들과 상호작용하던 어떤 나라의 일을 이해하는 데에는 해 세는 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약간 의아하게 여겨지더라도, 다음에 이어갈 작은 글들 몇 개 참고 읽어주시기를 바니다. 그 끝에 여러분이 보게 되는 것에 대한 놀라움을 미리 망치지 않기 위해 자세한 설명을 미리 하지는 않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장 2편 조선 (1)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