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경찰 합격 프로젝트

by 글캅황미옥

고3 수험생


나는 수능을 치지 않았다.

남들이 죽어라 공부할 때 영어말하기 대회 대본을 외웠다.

남들이 방과 후 과외를 할 때 나는 태권도 도장과 컴퓨터 학원에 다녔다.


911테러 사건 이후 한국으로 귀국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편입했다. 내 관심사는 오로지 "경찰 합격" 뿐이였다.

고3 담임(이흥복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남다른 고3 생활을 했다.

각종 대학교 주최 영어 말하기대회에 출전했다.
처음에는 장려상부터 점점 자신감이 붙어 대상을 휩쓸었다. 대학교 입학 등록금을 모았다.
졸업할 무렾 태권도 2단 단증, 토익 940점, 워드 1급을 취득했다. 순경채용시험 가산점 준비를 마쳤다.



경찰행정학과에 수시 입학했다. 신입생들은 이런 저런 술자리에 많이 다니는게 싫었다. 이런 생활 패턴으로는 합격할 수 없겠다고 판단하여 학과장을 찾아갔다. 한 학기가 지나야 휴학을 가능하다고 했지만 합격으로 보답하겠다고 설득하여 휴학신청을 했다.



경찰학원생


2004년 4월 서면에 있는 경찰학원에 등록하고 수강증을 받았다.

맨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학원을 다녔다. 고등학교 다닐 때도 엉덩이 붙이고 밤 늦게까지 공부한 적이 없는데 뒤 늦게 공부한다고 엉덩이가 무거워졌다.


내가 생각했던 수험기간은 1년이었다. 내 예상이 빗나갔다.

3년 남짓 공부를 했고 잘못된 공부방법을 터득할 때마다 1년이 후딱 지나갔다.


처음에는 평일에만 몰입해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쉬었다. 시간이 갈 수록 그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가까이 고시원에서 지냈다. 이유는 딱 하나. "시간이 아까워서~~"

경찰채용시험에 합격하면 학원에서 관광버스로 충주 중앙경찰학교까지 데려다 준다.
그날도 그런 날이였다. 나는 버스를 타고 가는 합격자들을 배웅했다. 그 버스를 보내고 한참동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나도 반드시 저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내가 공부하는 독서실 자석 벽면에 사진 한장을 붙여 두었다. 경찰학교에서 교육 받으며 찍은 사진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앉을 때 마다 수시로 쳐다보며 상상했다. 그 곳에 제복을 입고 서 있는 내 모습을...


시험 직전 마지막 한달이 승패를 결정한다.




필기시험 79점.


공부를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상관없이 1년 반 동안 같은 점수를 받아 보기 좋게 낙방했다. 나는 왜 80점을 넘지 못한단 말인가? 변동 없는 점수에 심란했다. 그래서 변화를 주기로 결심했다. 시험 치기 한 달 전부터 4시에 일어났다. 4시 반부터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단권화 해 둔 기본서 5권을 가지고 마지막 정리를 했다. 주말도 쉬지 않았다. 영진이언니와 함께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한 달에 내 모든 것을 걸었다.



81점으로 첫 필기시험에 합격한다.

내가 하던 방법이 잘 되지 않을 땐 과감하게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체력→무도 시범→적성검사→면접

막판 뒤집기!!!

나는 필기시험에서 제일 낮은 점수를 받았다. 나보다 필기시험이 높았던 사람도 최종에서 불합격했고 나는 막판 뒤집기의 전형적인 사례가 되었다. 합격한 후에도 학원가에서는 막판 뒤집기의 좋은(?) 사례로 많이 여러차례 거론되었다.

# 체력

100m 달리기, 제자리 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3종목

평소 조금씩 연습했던 대로 당일 이 악물고 최선을 다했다. 내가 원했던 점수보다는 낮게 나왔지만 아직 3단계가 더 남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 태권도 품세 시범

가산점으로 토익 940점, 태권도 2단, 워드 1급 자격증을 제출했다.

단증 소유자는 품세 시범을 보여야 했다. 태권도 도장에서 정말 공을 들여 절도 있게 연습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태권도를 했는데 겨루기보다 품세를 좋아했던 덕에 실수 없이 잘 할 수 있었다.


# 적성검사

경찰학원에서 특강을 여러번 들었다. 반복 복습하며 익혔다. 달리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당일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풀었다.


# 면접

나는 튀기로 작정했다.

막판 뒤집기의 마지막 관문! 면접!


☆ 단체 면접장. 자기소개를 영어로 했다. 비행기를 타면 기장이 안내멘트를 하듯이 경찰에 합격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내 포부를 밝혔다. 개인 면접에서도 ‘목표카드’를 보여 드리며 하고 싶은 일을 밝혔다.

면접 당일 떨지 않고 당당할 수 있었던 비밀이 있다. 평소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 스피치학원에 등록했다. 반복되는 모의 연습을 통해 자신감도 성장했다. 스피치학원은 그 이후 경찰 면접반이 생겼고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다.

☆ 첫 인상은 3초안에 결정된다. 평소 모아둔 돈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았다. 프로다운 마음가짐으로 모든 관문에 임했다. 이미 나는 경찰이었다.


여경 7명 모집인원 중에 합격한다.

212번 황미옥.

“꿈은 포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