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자

by 글캅황미옥


며칠전 김창옥 교수의 강연을 들었을 때 가장 와닿는 말이 있었다. 스쳐지나가는 말이었지만 계속 뇌리에 남았다. 남편과 어제 저녁에 얘들 재우고 제로 맥주 한 잔 마셨다. 귀 뚫어서 술을 마셔도 안 되지만 하지정맥류 시술받아서도 술은 한 달 금주다.

김창옥 교수는 사람들이 결혼식 준비를 위해 힘쓴다고 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돌아보니 맞는 말이었다. 10년 전 12월에 결혼식을 올릴 때도 우리는 예식장 잡고 신혼여행 예약하고, 식장에 올 사람들을 위해 청첩장을 준비했다. 그 시간에 결혼을 위한 준비, 그러니까 엄마가 되기 위해 부모수업을 듣는다든지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식으로 대체해봤다. 경찰이 되면 중앙경찰학교에서 훈련을 받는다. 12년 전에는 6개월 훈련이었는데 지금은 8개월이다.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면 시보 1년을 거치고 정식 직원이 된다. 중앙경찰학교에 가기 전에는 필기시험과 실기, 체력에 합격해야만 한다. 경찰 임용식이 아닌, 경찰을 준비한다면 어떨까. 필기, 실기, 면접 등 거쳐야 하는 과정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막상 경찰이 되었을 때 정체성에 대한 방황을 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 만약 내가 형식적인 절차 외에 어떤 경찰이 될 것인지 글을 쓰고 책 읽기를 병행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점이 남는다.

사실, 나는 글쓰기 카페를 공개전환하려고 마음 먹었다. 사전 절차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관련 카톡방에 들어가 활동해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마음이 가지 않았다. 독서관련 내용과는 달리 글쓰기는 공개가 된다고 해서 좋은 점보다 그렇지 못한 점이 많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공헌을 떠올려본다.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어쩌면 나와 같이 방황하는 경찰관들을 위한 글쓰기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내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 후배들은 나보다 덜 방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내 장점인 끈기와 열정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도전해보자.
결혼식이 아닌 결혼을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대한민국 경찰이다.
나는 예빈이 예설이 엄마다.
나는 대한민국 작가다.

황미옥 홧팅.
000 홧팅.

당신의 이름을 붙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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