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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황미옥 Nov 09. 2019

슈퍼파워


당신에겐 얼마만큼의 슈파파워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이를 낳고 길러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어마어마한 슈퍼파워. 한 여자의 딸로만 살았는줄 알았는데 나는 엄마였다. 어제 오후부터 긴장감이 팽배했다. 패구균 예방접종을 하고 왔기 때문이다. 예설이는 열이 났는데 세 시간이 넘어서야 안정권이 38도 밑으로 들어왔다. 괜찮을줄 알았는데 늦은 저녁부터 구토가 시작되었다. 아침 6시가 다 된 시간에 배고프다고 너무 찡얼되서 분유를 줬는데 다 먹기도 전에 순식간에 모두 토했다.

아이 곁에서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는 모습을 보고 나도 엄마구나 싶었다. 어제 저녁에는 예설이만 안아준다고 예빈이가 울었다. 설이는 내려놓고 빈이를 안았는데 엄청 길어진 팔 다리가 느껴지면서 꼭 안으니 손에 들어오는 느낌이 달랐다. 순간 눈물이 픽 났다. 나도 이렇게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는게 찡했다.

지구대에서 야간근무할 때도 새벽에 잠을 이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아이가 아프니 새벽 시간에도 서서 안아주고 달래주고 하는게 아닌가. 엄마에게는 슈퍼파워가 있는 게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밤새도록 멀쩡히 버틸 수 있겠는가.

엄마가 되어보지 않았더라면 절대 몰랐을 비밀을 알게 되었다. 예빈이와 예설이는 아침 해가 곧 뜨는데 아주 곤히 잠들었다. 남편이 오면 소아과에 가봐야한다.

가족이 나에게 무엇을 바랄 때 거부감을 느꼈다. 나를 바꾸려고 할 때는 더욱 그랬다. 예빈이 예설이가 건강하게 커주면 그만인데 공부니 미술이니 발레니 잘하길 바라지 말야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내 몫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 이상은 하늘이 덤으로 준것으로 여기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마음 편히 사는 사람이다. 암만 돈이 많아도 마음이 불편하면 어찌 행복할까. 무엇이든 천천히 꾸준히 마음편히 하는 슈퍼파워 예빈예설 맘이 되어야겠다.

당신이 가진 슈퍼파워, 좋은 곳에 활용하자.
아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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