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쓰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캅황미옥 Nov 19. 2019

엄마



나는 친정엄마가 안 계신다. 시어머니와 같은 아파트 다른 라인에 산다. 남편이 교대근무를 하는데 남편이 4일 중에 아침에 집에 없는 날은 주간 근무다. 그날은 어머니가 우리집으로 아침에 오신다. 며느리 거들어주러. 오늘도 오셨다.

분주한 아침을 마지한지 벌써 5개월째다.  7월부터 네명 살림으로 바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한 편생 주부로 사셨다. 젋으셨을 때는 반찬가게도 하시고 무주에서 오뎅도 파셨다고 한다. 직업으로 오랫동안 일하시진 않으셨다. 누구보다 주변을 잘 챙기신다. 하나라도 선물이 들어오면 꼭 나눠 먹으신다. 우리집에 감 갖다주러 오시다 예빈이 유치원 엄마를 만나서 감을 나눠주고 오셨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직장맘이다. 지금은 육아휴직으로 집에서 살림살지만 내년에는 직장으로 복귀해야만 한다. 어제 부전시장에 다녀와서 젖갈이며 야채며 많이 사오다보니 어제 정리를 완전히 다 못했다. 아침부터 분산스럽게 정리를 하다보니 벌써 이 시간이다.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인데 요즘 조금 깨뜨려지고 있다.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시간이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남편에게 옐로카드 받았다. 어머니처럼 완벽한 주부는 될  순 없겠지만 노력하는중이다.

아침에 어머니가 오셔서 예빈이 머리 묶여주는 사이에 아침에 수영다녀오면서 빨지 못한 수영복을 화장실에서 세척하고 있었다. 예빈이가 급히 부른다. 순간포착 보라고. 씻다말고 밖으로 나가보니 할머니와 예설이와 앉아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이 저절로 핸드폰으로 갔고 사진 한 장 찍었다. 그게 바로 오늘 선택한 사진이다. 지금은 예설이는 옆에서 낮잠자고 있고 나는 앉아서 자장가 음악 들으면서 글쓴다.


이제 원고수정해야할 시간이다. 이번주에 넘기려면 남편 오늘 주간근무일때 많이 봐두어야한다.


나는 엄마다. 엄마라서 할 일도 참 많지만 엄마의 길은 잘 와본거 같다. 안 와 봤더라면 아이들과 맛있는거 먹으면서 마냥 웃고 즐길 때의 행복함을 과연 알았을까.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예빈이 예설이 엄마는 우리 새끼들 잘 먹이고 건강하게 키울 것이다. 그리고 원고 이번달에 넘기고 담달 19일까지 57킬로 체지방율 25% 달성 반드시 할 것이다.


아자자!

매거진의 이전글 아침산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