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공모전, 또 대상이라고요?

<예스 24> 나도, 에세이스트 17차 대상 수상

by 단단

*수상작 전문 링크는 글 하단에 연결해 두었습니다.




첫 책 원고를 탈고하고 책이 나오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뭐든 바로 눈앞에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급한 성미의 나에게 책 출간은 '천천히 한 걸음씩'을 알려준 경험이기도 했다. 출판사와 약속한 출간일까지 2달 정도 남았을 때, 조급한 마음을 다른 곳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공모전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검색창에 <글쓰기 공모전>으로 검색하니 세상에 무슨 공모전이 이렇게나 많은지! 그동안 글을 내보이는 통로는 브런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공모전이 있었다. 문학 공모전은 제출해야 할 글의 분량이 길기도 했고, 잘 모르는 분야였다. 에세이 공모전을 떠올리다가 팟캐스트 광고에서 예스24의 <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을 들었던 기억났다.


<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은 매달 정해진 주제로 2,000자 분량의 에세이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수상자에게는 예스24 서점 포인트가 제공된다. 글을 써서 당선되면 좋아하는 책을 살 포인트가 생기는 데다가 길지 않은 분량이어서 해볼 만 했다.


공모전 안내 페이지.jpg


매달 25일까지 에세이를 제출하면 다음날 10~12일 즈음 수상자를 발표하는 일정이었다. 마감일까지 며칠 남지 않아서 부랴부랴 점심 시간에 글을 쓰고 퇴근하고 고쳐쓴 후 제출했다.


결과는 가작 수상. 큰 기대 없이 처음 도전해본 것이어서 가작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하고 신기했다. 이런 공모전에서 상을 받다니. 잘했다고 상을 받은 것이 얼마만인지 너무 반가워, SNS에 올리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가작도 기뻤지만 이왕 해보기로 한 거 대상을 받아보고 싶었다. 한 달에 2,000자 에세이 한 편쯤은 부담스럽지 않으니 수상 여부에 상관없이 매월 도전해보기로 했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초보 작가에게 <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이 원고를 청탁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청탁받은 원고를 마감일에 맞추어 전달하는 마음으로 두 번째에 도전했다.


3월 10일 오전. 회사 회의실에서 회의 준비를 하며 두 번째 수상작 결과 공지를 기다렸다. 회의 중간 중간 휴대폰으로 공모전 게시판을 확인했다. 지난 번에도 오전 중에 발표된 것 같은데 아직 안 뜨네, 아쉬워하며 새로고침을 눌렀다.


엇, 대상이다! 환해진 표정을 숨기며 회의를 마치고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대상이야! 이럴수가!" 그날 남편은 퇴근 후 현관 문을 열며 "아이고, 우리 대상!"을 외치며 들어왔다. 그리곤 궁금해졌다. 계속 글을 써서 내보고 싶은데 또 상을 주려나.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담당자님

15차부터 매월 <나도, 에세이스트>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15차는 가작을 수상받고, 16차는 대상을 수상했는데요,
혹시 우수상 이상은 중복 수상 불가 등의 규정이 있을까요.
앞으로도 계속 <나도, 에세이스트>에 도전하고 싶어서요.
또한 심사 시에 아이디 (개인 식별 정보)가 노출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바로 회신이 왔다.


저도 글 무척 재밌게 읽어서, 좋은 글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합니다.
심사 시에는 개인 식별 정보를 노출하고 있지는 않아서요,
중복 투고 가능하며, 당선시 대상만은 중복 선정을 피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다음부터는 아무리 잘 써도 우수상이겠구나. 그렇다고 해도 계속 해보고 싶었다. 나중에 공모전에 매월 제출한 글을 모아봐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는 스타일을 조금 바꿔서 썼다. 첫 번째, 두 번째 글 모두 '공모전 주제에 반하는 주제'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는 소설처럼 상황과 풍경을 묘사하고, 감각과 감정에 집중해서 썼다.


오늘 아침, 할 일이 쌓인 월요일인데도 출근해서 중간중간 휴대폰으로 수상자 발표를 확인했다. 새로고침을 열 번은 넘게 눌렀다. 어차피 대상은 받지도 못할 텐데 어쩜 이렇게 애타게 기다려지는지.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를 뜨다가 혹시? 하고 다시 새로고침을 눌렀다.


어, 대상? 또 대상이라고요?


17차_나도,에세이스트_대상수상.jpg


심사평을 꼼꼼히 읽고 단어들을 머리와 마음 속에 꾹꾹 눌러 저장했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이런 기회가 올까, 더 많았으면 좋겠다. 다음 달에도 처음 도전하는 것처럼 열심히 써 봐야겠다는 다짐을 연신 하게 된다. 이왕 세 번 연속 상 받은거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회사 점심 시간이 끝나가고 다시 회사원으로 오후를 마무리하러 가야하는데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울렁댄다.


퇴근하고 늦은 밤에 다시 작가로 돌아가야지. 누가 먼저 찾지 않아도 내 글을 계속 내보여야지. 그러기 위해 일단은 오늘의 할 일을 처리하러 가야겠다. 휴, 오늘 마감할 프로모션 실적 보고서가 몇 개더라...




** 수상작 전문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15차 가작 수상작

<쓸모없는 위로도 괜찮아> 읽어보기


16차 대상 수상작

<롤모델, 꼭 있어야 하나요?> 읽어보기


17차 대상 수상작

<삐끗, 발길을 조금만 틀면>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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