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용기의 문 앞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 있었어요.
<난 누굴까?>
그동안은 꼭 해야하는 것들이 정해져 있었죠. 달리라고 해서 달려왔는데, 막상 와 보니 드는 생각은 이것 뿐이었어요. "이게 맞는 건가? 내 인생에 다음 단계는 뭐지?" 보기와 다르게 매사에 반항아 기질이 다분했던 저는 대학도, 회사도, 사는 집과 <모든 것을 버려도 남아있는 나의 가치>를 탐구했어요.
스물 다섯부터 서른 셋까지, 내내 <나>를 생각했습니다. 첫 책인 채소 에세이 <매일매일 채소롭게>는 그 시간의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채소에 대한 이야기 뒷면, 사실 저는 저를 썼습니다. 책을 출간하고 나자, 새로운 이야기를 알고 싶어졌어요. 나를 들여다보던 시선을 밖으로 이동해보고 싶어졌어요. 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간의 감정의 아래에는 무엇이 있는지요.
어디에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가 고민이 되었어요. 저는 독학이 잘 맞는 성향이지만 앞으로 읽어나갈 책들을 떠올려보니 정말 혼자 읽을 수 있을지 막막해졌어요. 요즘은 책을 해석해주는 콘텐츠가 참 많더라고요. 문제는 '엉덩이를 딱 붙이고 정해진 시간동안 읽는 것'은 아무리 독학 체질이어도 쉽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생각했어요. 공부 친구를 찾자! 나와 비슷하게 책으로 독학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공부하자는 생각이요.
마음 속에 질문을 끝없이 품는 아이였던 저는, 여전히 물음표를 안고 사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윗 세대 어른들의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도 유독 또래 친구들의 말은 쉽게 잊히지 않고 가슴 속 물음표로 남았어요.
좋은 대학에 다니는 우리가 왜 '88만원 세대'를 읽어야 해?
사람에는 '급'이 없지만 직업에는 '급'이 있는 거야
동거는 결혼보다 상대에 대한 책임감을 약화시키지
아이를 낳아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세상은 그런 게 아니야!' 외치고 싶었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얼굴과 머리가 하얘진 채로 집으로 돌아오곤 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뒤늦게나마 무릎을 치는 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아! 이렇게 말해줄 걸. 이런 논리가 있었다니! 세상에는 다른 길도 있는 거구나.' 하고요.
어른이 될수록 책을 읽어나갈수록, 새로운 물음표들이 자꾸만 생겨났어요. 그때마다 책으로 도망쳤어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나는 말할 수 없는거야?
법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것은 관계의 책임이 아니라 보호받을 권리라고.
직업에 '급'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 '급'이 있는 거라고
진짜 어른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때 되는 거라고!
나를 향하는 질문의 화살표를 뒤집어 이제 세상을 향해 질문을 확장해보려 합니다.
절절한 마음으로 감동하며 읽었던 책들을 골랐습니다.
참여비용 5만원은 함께 공부할 마음을 묻는 것입니다.
OT포함 5번의 모임에 모두 참여하시면 시즌 종료 후 돌려드립니다.
'문턱'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내어놓지 않고 무언가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세요.
*여름 시즌은 마감되었습니다. 가을 시즌 모집 안내를 기다려주세요.
그 대가로 제가 약속드리는 것은 이것입니다.
5번의 만남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의 오늘을 뒤흔들어 놓을 거에요.
저는 그것을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해방의 서사>라고 믿습니다. 새로운 해방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여름 시즌은 마감되었습니다. 가을 시즌 모집 안내를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