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독학클럽> 여름시즌 첫 책
** <함께하는 독학클럽> 호스트 단단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정원, 효연, 혜수, 혜진, 지혜> 다섯 분과 함께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다섯 명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더 넓고 깊게 확장되어 더 많은 분들과 연결되고 힘을 모으고 싶어요. 그래서 우리가 함께 나눴던 이야기와 생각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과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맞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기록은 호스트 단단의 관점에서 정리된 독서모임 이야기입니다.
** 아래 내용은 대화 녹취록이 아닙니다. 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와 독서노트에 작성된 내용을 기반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 지난 편 1~2부에 이어서 3~5부 내용을 이어 연재합니다. 1~2부 보러가기
단단 | 인용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청년 세대의 이런 현실적 상황과 한국 사회의 획일화된 가치관, 집단주의가 만나 주식과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묻는다. (중략) 2020년의 청년들에게 '일'이란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 (중략) 개인으로서 시스템을 바꾸기 어렵다는 말로 질문하기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 (p.127)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라는 소설을 읽었어요. 요즘 세대의 투자열풍을 재미있게 그렸더라고요. 결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결국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 때문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은 일의 세계가 양분화 되어 서로 점점 멀어져간다고 느껴져요. <일에서 의미를 찾지 말자. 돈이나 벌자>라는 세계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라는 세계의 괴리가 커졌달까요? 일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좀 옛날 사람처럼 보는 것 같아요. 저는 일에서 의미도 찾고 싶은 사람인데, 회사에서 의미를 지금은 못 찾고 있어서 이렇게 외부 활동들을 열심히 벌이는데요 ㅎㅎ 우리세대에게 미래란 이렇게 일과 재미를 따로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효연 | 단단님 마지막 말씀이 제가 회사생활이 아닌 개인의 일을 하고 있는 이유와도 비슷해요. 어떤 상황에서든 온전한 제 삶을 살고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 길은 나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하고, 그 회사를 가고싶은 마음을 담아내야 하잖아요. 제가 좀 솔직한 편이고, 온전히 이해되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는 성격이어서요. 스토리텔링, 자기 브랜딩, 자기 PR을 과장해서 잘 하지 못해요. 과연 내가 관심있고 하고싶은 분야가 아닌 곳에서 의미를 찾으며 일을 할 수 있을까, 관심있는 분야라고 해도 그게 과연 내가 하고싶은 일일까 하는 포인트가 취직에 대한 마음을 접게 만든 계기였던 것 같아요. 주변에 주식, 코인, 부동산에 관심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투자에 다들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 저로하여금 주식과 코인 계좌를 만들게 했는데, 단순히 단타를 통한 수익창출이 저에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지금은 잠시 내려둔 상태입니다..ㅎㅎ 그보다 더 탄탄한 상황을 만들어 제 미래를 대비하고 싶어서요.
정원 | 저는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만큼 중요한 게 어디에 어떻게 쓰려고 버는 것인가, 아닐까요? 미래 준비에 가장 중요한건 "계획"이라고 생각해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의 노력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을지 고민해봐야 하고, 그 고민을 통해 두루뭉술하던 목표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이 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미래를 이야기하자면 가장 중요한건 경제적인 부분이겠지만, 조금 감상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어떤 할머니가 되고싶을까 고민해보는게 미래를 위한 준비의 가장 중요한 축이 아닐까요?
혜진 | 철저하게 현재에 충실한 저에게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 머릿속 생각 중 과거, 현재, 미래 비중을 따져보면 과거가 30%, 현재가 60%, 미래가 1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기 바쁘고, 오늘하루도 무탈한것에 감사하자 라는 마인드로 살다보니 제 머릿속에 사실 미래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바라는 바가 많고 거창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그저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사랑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이자 미래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저 한량이 되는 것이 제 미래인 것 같은데, 반전으로 일이 제게 주는 성취감도 무시할 수 없어서 일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 할 것 같아요. 이 분야에서 제일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지! 라는 야망은 없어도, 적어도 내가 하는일은 똑바로 잘해야지 라는 생각이 있고 잘 해냈을때의 쾌감이 매우 크고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는 구체적인 미래를 위해 현재에 무언가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닌, 하루하루 진심을 다해 살다보면 지금과 같은 좋은 현재가 계속 이어지고 곧 미래가 되지 않을까 라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요.
지혜 | 책에서 버지니아 울프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거다! 싶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숙모로부터 500만 파운드의 유산을 받고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었고, 비로소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처럼 최소한의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온전히 저의 방을 갖고 싶어서, 닥치는대로 알바를 하곤 했는데, 보증금도 모으기 힘들더라구요. 월세와 생활비로 저축은 생각도 할 수 없고, 이게 과연 온전한 내 방인가 싶더라구요. 여전히 어떻게 하면 온전한 내 방과 연간 500파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그런데 그 방식이 주식이나 비트코인은 아닌 것 같아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성적이 좋으면, 대학에 잘가면 인생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참 많더라구요. 확실하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현재가 불행해진다면, 그 미래가 오기 전에 현재의 내가 지쳐버릴 것 같아요.
단단 | 정원님이 발의한 질문인데요, 이 질문을 보자마자 우치다 타츠루가 쓴 <어른 없는 사회>를 읽으며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독서클럽 이번 시즌 <어른의 조건>이라는 주제에 맞는 책을 고르다가 읽게 된 책인데요. 우치다는 스스로를 '사회수선론자'라고 부르더라고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전면 개혁하기보다는 고쳐 쓸 수 있는 것들은 조금씩 고쳐쓰자는 입장이었어요. 처음에는 그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읽다가 경악스러운 대목들이 나오는 거에요. 그 중 한 대목을 인용해볼게요. 남녀의 고용 기회를 균등하게 하는 것도 구인 수는 그대로인데 구직자 수는 두 배가 되는 셈이어서, 고용 측면에서 보면 고용 조건을 평가절하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재계가 법 제정에 그렇게 열심인 것입니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법 제정을 서두르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페미니즘과 자본주의는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페미니즘과 자본주의는 궁합이 잘 맞는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로 남성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해석을 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더니 세상도 시스템도 고쳐 쓰는 거 아니구나. (전원 웃음 ㅎㅎ)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스템을 부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할까요?
혜수 |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도 있긴 해요. 저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대기업에서 6년 정도 일하다가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었던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서 이직을 했는데요. 물론 지금 다니는 회사도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에서 유사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이전 회사에 비하면 역사가 짧은 회사라 효율적인 시스템이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어요. 정말 불편하고 힘들 때가 많아요. 몇 마디 말이면 명확하게 업무가 진행될 수 있는데도 아직 그 업무에 대한 명확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니까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시간과 감정 소모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저는 시스템을 완전히 전복하고 부수자고 말하기 보다는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자는 입장이에요.
정원 | 저의 첫 사회생활을 돌아보면 순진했던 것 같아요. "대체 노조가 왜 필요해?"라고 당당하게 소리내서 말했을 만큼 좋게 말하면 사람들의 선의를 믿었고 나쁘게 말하면 세상물정을 몰랐어요. 사회 경험이 쌓이면서 시스템 밖의 세상, 시스템에 의한 피해자에 대해 고민해보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그런건지 원래 사람을 잘 믿는 성격이라 그런건지, 여전히 저는 거기서 벗어난 후에야 혹은 옆에서 누가 말해줘야 시스템의 문제를 보기 시작하거든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개인의 문제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 의식적으로 따져보려고는 하는데... 여전히 너무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지혜 | 우리가 어떤 것을 바라볼 때 곧이곧대로 보는 경우가 너무 익숙해져서인 것 같아요. 그 이면의 감춰진 것들을 보려고 노력하고 다른 관점에서도 바라보면, 보이기도 하니까요. 때로는 틀을 깨부수고 생각해야만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들도 많은 것 같아요.
혜진 | 공감가는 질문이에요. 저는 시스템에 대체로 잘 적응하고 순응하며 살아온 사람이거든요. 질문 내용처럼 그동안 시스템은 제게 사고의 틀이 되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고, 이로인해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던 적도 많았던 것 같아요. 시스템의 문제를 인지하고 정확히 파악하려면 많은 경험과 넓은 시야가 필요한 것 같아요. 많이 경험하고 눈으로 봤어야 아 이게 잘못된거구나, 구조적으로 이상한거구나를 알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첫 입사한 회사에서 지금 4년째 근무중인데, 처음 2-3년 정도는 우리회사가 뭐가 문제인지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전형적인 사회초년생답게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제 일에 충실했던거죠. 3년정도 지나자 조금씩 시야가 트이고 구조적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조금씩 경험과 안목이 쌓여가는것 같아 다행이고 뿌듯하면서도 여전히 제게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경험과 시간만이 답인건가? 라는 생각을 하곤해요.
효연 | 대학교 졸업학기에 <취업 성공 패키지>라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어요. 문제는 프로그램 지원 조건이 고용 보험 미가입자여야 한다는 거였어요. 고용보험은 주 15시간 이상,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를 1인 이상 고용하는 사업장에게는 의무 사항이거든요. 이 조건 대로라면 지원 대상은 아르바이트를 주 15시간 미만으로 하는 학생,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학생, 불법으로 알바생을 고용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학생만 지원 가능하다는 거잖아요. 저처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을 돕기 위한 제도인데, 오히려 배제당한다는 사실이 불합리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담당 공무원에게 건의를 했어요. 담당자는 상부에 보고를 했구요. 제 건의로 이 문제가 최초로 논의되었다고 해요. 이때 담당 공무원과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건 시스템이라는 게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해지면 무엇이 문제인지 놓치기 쉽다는 거에요. 그렇지만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문제 제기를 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걸 체험한 의미있는 경험이었어요. 그 이후로 다른 문제들에서도 좀더 자신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거든요. 덧붙여서, 시스템 안에서 시스템을 익숙하게 바라보지 않으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당시에 마침 사회학 수업에서 노동법 관련 수업을 듣고 있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시스템은 사고의 틀이 될 수 있고 그로인해 개인을 배제하고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함으로써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아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단단 | 저는 시스템을 '합의'로 이해하고 싶어요. 처음에 시스템을 만든 배경이 '우리 앞으로 이건 이렇게 하기로 합의하자.'고 개인들이 모여서 약속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 합의를 한 당사자들이 사라지고 시대와 세대가 바뀌면 새로운 당사자들이 다시 합의를 해야 하는데, 예전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새로운 합의를 하지 않는 거죠. 솔직히 귀찮고 힘들기도 하고, 이미 그 집단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합의를 허용하지 않을테니까 그에 맞서 싸우려면 얼마나 어렵겠어요. 저는 시스템으로 인한 개인의 문제는 '새로운 당사자들의 인식과 재합의'를 통해 해결하고 싶어요. 정원님이 말씀하신 노조가 바로 그 역할을 위해 생겨났다고 봐요. 이렇게 우리가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도 새로운 당사자들의 인식과 재합의 과정이라고 믿어요.
혜진 |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각자가 가진 고유성을 인정하기에 ‘장애’ 라는 단어를 굳이 가져다 쓰지 않아도 될 때. 사회의 ‘소수자’, ‘마이너리티’, ‘장애인’ 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런 분류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회, (중략)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믿게 된다. (p.149) 이 부분을 읽고 생각했어요. ‘정말 그런 사회가 가능할까?’ 작가는 몇번의 긍정적인 경험을 한 후에 그 영향으로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정말 현실은 그럴까? 동화같은 생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맴돌았어요. 책을 쓰신 작가님과 단단님, 그리고 함독클럽 멤버분들처럼 조금이라도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사람들만 모여있다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설령 좋은 사람들만 모였다고 하더라도 힘을 합쳐 끊임없이 노력해야 가능한 사회인 것 같아요. 저조차 과연 내가 모든면에서 완벽하게 소수를 구분짓고 배척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거든요. 마음만은 그러고싶지만, 무지하기 때문에 범하는 실수도 많을 것 같아서요. 게다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있잖아요.ㅎㅎ 소수에 대한 차별이 당연한 것, 나와 다르면 너가 틀린것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어우러져사는 이 사회에서 과연 소수와 다수의 구분이 없는 사회가 가능할지 묻는다면, 저는 슬프지만 어렵지 않을까 라고 답변할 것 같아요.
혜수 | 혜진님 말씀대로 소수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이상적인 유토피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전 회의적으로 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예요. 특히 우리나라의 특성을 생각하면 의외로 한국이 빠르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재밌는 생각도 드네요. 예전에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라는 규칙이 있었어요. 사람들은 한줄서기가 에티켓이라고 알게 된 순간 모두가 예상하지 못할만큼 빠른 시간 내에 한줄 서기에 적응했었어요. 코로나 발생 이후 모두가 마스크를 끼는 것도 그랬구요. 우리나라 특유의 집단주의가 속으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던 남에게 보이는 행동은 에티켓을 지향하는 특징이 있잖아요. 속으로는 소수성을 불편하게 느끼면서도 타인의 소수성에 대해 무례한 질문을 하거나 불편한 관심을 주면 안된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갑자기 조심하지 않을까 싶어요. '소수성 인정'과는 거리가 먼 '집단주의'가 아이러니하게도 '에티켓'이라는 단어를 만나는 순간 소수성을 지켜주는 가장 큰 방어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많지는 않지만, '결혼은 언제할꺼냐'라는 무례하고 편견적인 질문이 그래도 빠른시간에 많이 줄어들었다는 예시를 볼 때 마냥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보고 싶어요! 규칙은 결국 인식을 서서히 바꾸는 수단이 됩니다. 그리고 다른 관점으로 봤을 때, 소수자들도 소수성을 인정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수와 소수는 그냥 숫자의 차이일 뿐 강자와 약자가 아닌 것 처럼, 장애와 비장애도 그냥 특성의 차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수자 뿐 아니라 소수자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즉 소수성에 대한 질문이 무례하고 당혹스럽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더 당당하게 소수성을 드러내고, 소수성에 필요한 권리를 요구하는 태도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의견 내봐요.
단단 | 책에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가 소개되었는데요. 닷페이스라는 대안 미디어 회사가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는 내용을 접한 그날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닷페이스에서 일하는 분이 올린 게시물을 봤어요. 닷페이스가 뭐하는 곳이지? 궁금해져서 기사도 찾아보고 유튜브 채널도 보다가 정기후원도 시작했어요. 메이저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는 활동을 지지하고 싶어서요. 혹시 관심있으시다면 닷페이스 유튜브 채널을 함께 봐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정원 |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을 영업해도 될까요?! 한국 SF계의 대작가님 <김초엽>작가님의 글들을 소개하고싶어요. 장애학과 관련해 많은 소설과 비소설을 쓰고 계시는 작가님이세요
혜수 | 김초엽 작가님 책 너무 좋죠! fact가 기반인 '과학'과 뻔하지 않은 '상상력'이 공존하는 것도 신기한데 따뜻함도 빠지지 않으니까요 :) 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밖에 읽지 않았는데 작가님의 다른 책이 있다면 읽어볼께요!
혜수 | 퇴근하고 독서모임에 참여하려고 급하게 달려왔거든요. 저녁도 못 먹어서 피곤하고 좀 지친 상태였는데, 완전! 힐링 되었어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니까 숨통이 트인달까요?
지혜 | 오늘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만 학생인 것 같네요. ㅎㅎ 다른 분들 말씀 들으면서 '와! 교수님 같다.' 생각했어요. 많이 들으며 도움 되었던 시간이었어요. (지혜님, 따뜻하면서도 분명하게 말씀해주신 내용 모두 와닿았어요...!)
정원 | 우리가 다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잖아요. 그렇지만 그 다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 <함께하는 독학클럽> 여름 시즌 두 번째 책은 이민경 저자의 <불안한 어른> 그리고 김정희원 교수의 <급진적 자기돌봄> 관련 칼럼입니다. 두 번째 대화도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