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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Jun 06. 2022

내가 북리뷰 쓰는 법

좋은 책을 만나 재미있게 읽을 때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이 급해진다. 즐거운 독서 시간이 끝나버릴 것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지만 다 읽고 좋은 글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이기도 하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삶이 변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삶을 할만큼 행동과 습관을 뀌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책은 작가가 오래 품고 있던 인생의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타인의 인생 질문과 답을 제대로 마주하 울림은 읽는 사람을 변화시킬  밖에 없다.  한마디, 생각  줄기라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읽고 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좋은 책은 없다.  진중한 교훈을 남길 필요는 없다.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고 에너지와 활기를 얻어 일상을 더욱 즐겁게 누릴  있다면 그것도 독서 후에 맛보는 일상의 변화다.


좋은 책을 꼭꼭 씹어먹듯 읽고 나면 기록을 남기고 싶어진다. 생각의 변화, 일상의 다짐, 새롭게 알게  아름다움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으로 북리뷰를 남기다 보니 북리뷰를 챙겨봐주시는 분들이 하나둘씩 생겼다. 서평을 어떻게 쓰느냐는 질문을 최근에 여러  받게 되어 내용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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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고르기

깊이 고민하던 주제를 고른다


누구나  순간 고민거리가 있다. 오래 묵은 고민도 있고 새롭게 생겨난 고민도 있을 것이다.  고민의 정중앙을 정확히 관통하는 책을 으면 몰입해서 읽을  있다. 사람은 오직  가지 이유로 시간을 쓴다. 필요해서, 또는 재미있어서.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필요한 정보태도를 배우려고 기도 하지만 단순하게 재미있어서 기도 한다.  필요한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재미라는 감정은 몰입의 감각과 비슷하다.


올해 초 투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10년동안 하면서 어느 정도 종잣돈은 모았는데 이걸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오히려 돈을 한창 모을 때보다 더 혼란스러웠다. 경제 공부를 열심히하는 주변지인에게 투자 마인드셋부터 키우는 책을 추천받았다.


부의 시나리오, 오건영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 이동훈

오늘부터 돈독하게, 김얀


한참 경제 책을 보면서 30대에 진짜 중요한 투자는 금융이 아닌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대는 가진 돈을 어떻게 불리는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내가 만들어낼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경제적 교환 가치로 만들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주체인 '' 키우는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결론지었다. 물론 회사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산업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 공부에 매몰되어서 퇴근  모든 시간을 재테크에만 쏟지 말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른이 되어 하는 진짜 공부', '나에게 필요한 새로운 마인드셋' 찾아나섰다. 그렇게  권의 책을 찾아 읽었다.


공부의 위로, 곽아람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낮에는 열심히 회사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열심히 나를 위한 공부를 몇 달간 지속했다. 그러다 얼마전부터 조금씩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신호를 감지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스스로를 풀가동하다보면 원하는 곳에 다다르기 전에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리면서도 지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기로 했다.


피크 퍼포먼스, 브래드 스털버그/스티브 매그니스

최소 노력의 법칙, 그렉 맥커운


이렇게 지금 내가 가장 깊이 고민하는 주제를 고르면 자연스럽게 깊이 몰입해서 읽게 된다.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기분으로 한장 한장 정성껏 읽다보면 작가가 스스로 답을 찾았듯이 읽는 사람도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게 된다. 바로 그 과정을 적어나가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좋은 리뷰를 쓰는 시작은 좋은 책을 고르는 것이다. 좋은 책은 지금 내가 깊이 고민하는 주제를 다룬 책이다. 전문가가 쓴 책보다는 작가가 치열하게 그 주제를 고민하고 삶으로 살아낸 책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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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며 읽기

순간의 감동과 통찰을 잊지 않도록 기록한다.


사진 어플 알림이 울린다.

"2년 전 추억을 보러오세요."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2  친구들과 함께 바다 모래사장에 둘러앉아 맥주를 마셨던 기분을 사진 덕분에 다시 느낄  있다. 메모는 순간을 붙잡아두는 도구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과 통찰의 순간,  순간에서만 남길  있는 메모가 있다.


종이책으로 읽을 때에는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에 떠오르는 생각과 느낀 점을 는다. 전자책으로  때는 메모 어플에 바로바로 정리한다.  읽고 메모를 정리하면서 디지털 기록이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점점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읽게 된다.


메모는 주로 에버노트를 이용한다. 인용 문장은 일반 텍스트로 적고 내 생각은 하이라이트로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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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연결하기

내 삶에 적용해볼 내용 찾기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자주 하는 생각은 "어, 이거 내 얘긴데!"다.


있는 힘껏 달리면서도 그 마음에는 희망이 아니라 체념이 자리잡는다. '다들 이렇게 사는 거야. 어쩔 수 없어.' 이런 이상한 포기 상태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붉은 여왕은 말한다. "이곳에서 어디로 가려면, 최선보다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조금씩 더 빨리 달릴 방법을 찾는다. 잠을 줄여보고, 점심시간을 쪼개고, 출퇴근 시간도 활용한다. 그러나 열심히 사는 것과 의미 있게 사는 것은 다르다.
-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박혜윤 작가의 <숲속의 자본주의자> 서문에서  문장을 발견하고 뼈를 단단히 맞고야 말았다.  문장 아래에 "나는 열심히 사는 걸까, 의미 있게 사는 걸까?"라고 메모를  두었다.  내용을 SNS 올렸다.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남겼다.


열심과 의미 사이에서 갈팡질팡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다. 박혜윤 작가는 이어지는 내용에서 열심과 타인의 기준에서 벗어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삶을 이야기한다.


나를 구박하고 잔인하게 대하는 세상보다 나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철저하게 무심한 세상이다.


욕망에 항복하기 위해선 자신의 욕망이 어떤 건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욕망을 줄이는 일이 나에게 불가능한 고행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욕망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를 두려워하고 미워했던 사람들은 욕망을 마음껏 따르면 타락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욕망을 극대화시켜 거의 무한대의 묻지마 소비를 부추기는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나만의 고유한 욕망과 욕구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아는 것이 오히려 소비의 피곤을 줄여준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아니라면, 아무리 싸도 갖지 않는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칭송하는 가치라도 내가 원하지 않으면 추구하지 않는다. 넘쳐나는 지식 사이에서 내가 정말 궁금해서, 알면 내게 기쁨을 주는 것만 파고든다. 그렇게 나의 욕망을 소중하게 탐구하다 보면 나와 다른 욕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점점 너그러워지는 나를 발견한다.


 인용한 내용을 읽으면서 타인의 시선과 열심에서 벗어나 의미있게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나의 욕구충실삶이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욕구의 깊은 바닥까지 파고들다보니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고 싶은 마음> 보였다.  위에 복잡하게 여러 겹의 욕구들이 얼기설기 둘러싸여 있었다. 욕구가 자꾸만 본질에서 멀어졌다. 지금  옆의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좋은 직장, 높은 연봉, 쾌적한 서울 아파트, 브런치  조회수 같은 것들을 위해 열심의 마음을 쏟게 되었다.


대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에 충실한 삶, 이것이 지금 내 삶에 적용해야 할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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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변화시키기

일상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정리하기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게 된다. 내 고민을 정확히 명중시켜 답을 준 책일수록 작가의 생각과 일상을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지금 읽고 있는 <피크 퍼포먼스> 통해 좋은 잠이 성취에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잠을 잘 때, 특히 꿈을 꿀 때, 뇌는 하루 동안 접한 수많은 것들을 되짚는다. 가령 주차장에서 봤던 차들, 텔레비전 쇼에 나왔던 이야기들, 머릿속에 떠올린 아이디어들, 만났던 사람들 등을 말이다. 그런 뒤, 그중에서 기억에 저장할 만큼 가치 있는 정보를 가려내고, 이렇게 결정된 정보를 기억망의 어느 위치에 저장할지 파악한다.

잠은 지식만이 아니라 감정의 경험을 처리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잠은 감정의 경험을 더 선명하게 처리하고 상기하게 한다.

만성적으로 수면 부족을 겪는 사람들은 자제력이 약하며 '충동적인 욕구에 빠지고, 집중력이 약해지며, 결정을 합리화'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잠을 충분히 자지 않는 (하룻밤에 7~9시간 미만으로 자는) 사람들은 노력과 집중이 필요한 거의 모든 일에서 성과가 떨어졌다.
- 책 <피크 퍼포먼스> 브래드 스털버그/스티브 매그니스


이 내용을 읽고 잠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나는 잠이 많은 편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날도 많고, 일찍 자도 늦게 일어나는 날이 많다. 그런 날이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스로를 자책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당연히 하루를 기분 좋은 에너지로 시작할 수 없다.


<피크 퍼포먼스>를 읽고 난 다음날은 일요일이었다. 일요일 오전 10시에 눈을 떠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잘했어. 너는 오늘 하루를 에너지 넘치게 보낼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마친 거야. 이렇게 깊이 오래 잤다니! 충전고가 가득 찼는걸?"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는 늦잠을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스스로를 듬뿍 칭찬해줄 것이다. <피크 퍼포먼스> 나에게 잠의 소중함과 늦잠 자는 스스로를 인정할  있게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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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질문하기

내가 가지고 있던 질문에 책이 어떻게 답하고 다시 질문하는지 찾기


 글을 시작하며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좋은 책은 인생을 관통하는 깊은 고민에 대한 답을 해주는 책이라고 했다.  답은 '질문' 모습을 띠고 있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이다. 좋은 가르침은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질문 하나를 받게 된다.


아래는 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과 그 책이 나에게 남긴 질문이다.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 이동훈

나는 30대라는 소중한 시간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공부의 위로, 곽아람

나에게 필요한 공부 경험은 무엇일까?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나는 열심히 사는 걸까 의미 있게 사는 걸까?


피크 퍼포먼스, 브래드 스털버그/스티브 매그니스

최소 노력의 법칙, 그렉 맥커운

내가 가진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하고 싶은가?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책을 는다. 그러면 책은 새로운 질문을 준다.  질문나의 일상에 적용시켜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켜 본다. 그리고  질문 위에 나만의 질문새로이 얹는다.


바로 이것이 내가 좋은 책을 읽었을 때 스르르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서평을 남기는 이유이며 과정이다. 오늘의 글은 이 질문으로 마무리해보겠다.


당신이 지금 집중하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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