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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우리가 함께 공부하는 이유

6개월 간의 공부 리추얼 회고

by 단단 Sep 25. 2022

올해 3월부터 밑미에서 <하루 30분 셀프 스터디> 공부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하루 일과 중 각자 편한 시간에 30분 공부하고 기록을 올린다.


* 숫자로 보는 리추얼 기록

-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 89명의 메이트
- 8번의 리추얼
- 한 회차당 평균 13명 참여
- 2회 이상 참여자 9명



공부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밑미는 <내면의 변화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다양한 리추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명상, 하루 회고, 커리어 질문, 새로운 도전, 달리기 등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매일매일 조금씩 더 마음에 드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그중 <공부> 리추얼에 오는 분들은 특별하다. 나를 찾기 위한 많고 많은 방법 중에서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해온 공부를 선택한 사람들은 마음속에 저마다의 활활 타오르는 불이 있다. 사람마다 불의 크기와 온도도 다르고 불을 다스리는 법도 다르다. 작은 촛불을 고요하게 유지하는 사람도 있고 캠프파이어처럼 활기찬 모닥불을 안고 달려가는 사람도 있다.


"공부 리추얼에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어요?"


첫 줌 미팅 때 잊지 않고 묻는 질문이다. 가장 자주 돌아오는 대답은 "하루를 좀 더 내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바꾸고 싶어서요."였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어서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서


각자의 대답은 다르지만 마음속 욕망은 같다.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싶어서.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매일 함께 공부하는 것으로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삶을 바꾼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나를 더 내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은,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 내 모습이 어딘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서로의 공부 기록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야근하고 30분이나 공부를 했다고요? 너무 멋져요, 정말...!" "세상에 책을 읽고 이렇게 정성스럽게 메모를 하시다니 대단해요!" 매일 조금이라도 잘한 일, 수고한 일, 해낸 일이 있다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제일 못하는 칭찬을 서로서로 해주다 보면 '사소함을 신나게 칭찬하기' 습관이 머리와 마음에 단단해 배어든다.


그리고는 어느새 자신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한다. "너무 피곤한데 책을 펼쳐 든 나 정말 장하다." 얼마 전 만 해도 자격증 신청해두고 공부를 미루는 자신을 미워하던 목소리, 퇴근 후 책이 아닌 유튜브를 보는 자신을 비난하던 목소리가 칭찬과 격려의 목소리로 바뀌는 것이다.


"매일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우리가 얼마나 멋진지" 꾸준히 칭찬을 주고받다 보면 여전히 목표치를 다 못 채운 오늘 하루에도, 여전히 소파에서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 나 자신에게도 "그래도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게 된다.


그렇다. 하루 30분 공부의 핵심은 "어떤 공부를 얼마나 잘했는지"가 아니다. "공부하려고 모인 우리를 향한 넘치는 응원"에 있다. 어차피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일이다. 사회인으로서 일을 하려면 끊임없이  바뀌는 산업과 트렌드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늘 데리고 살아야 하는 나를 이해하는 일도 공부다. 우리는 이미 매일 30분쯤은 사회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공부를 하고 있다. 그 고군분투를 인정해주는 것이 리추얼에서 하게 되는 가장 큰 공부다.




공부가 휴식이 될 수 있다니


어떤 공부를 할지는 온전히 스스로 선택한다. 재미있는 건 처음에는 경제, 재테크, 자격증, 업무 관련 공부를 해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점점 쉼 공부, 마음공부, 몸 공부, 맛 공부 등등 나만의 공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애초에 공부라는 게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공부는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 스스로에게 새로운 지식과 태도를 익힐 기회를 만들어주고, 반복 훈련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어떤 상황이나 상태에 놓일 자격이나 전문성이 생기는 것이다. 단순히 자격을 얻기 위해, 전문성을 얻기 위해 공부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달리다 보면 지치게 되는 이유다.


공부 과정에 온전히 몰입하고 즐기면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만 결과만 얻으려고 하면 번아웃이 오거나 남는 게 없다는 기분이 든다. 시험기간에 벼락치기로 외운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나 수업 시간 감명 깊은 선생님의 한 마디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리추얼에서 우리는 공부를 새롭게 정의하기로 했다.


공부란 나를 위해 시간을 내고

나에게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찾아가고

애정 어린 응원을 동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렇게 하는 공부는 노동이나 애씀이 아니라 휴식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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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로 휴식과 쉼을 배우는 우리공부로 휴식과 쉼을 배우는 우리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매일은 지루한 의무와 책임의 연속이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일>을 생각하면 하루는 꽤 괜찮은 시간의 축적이다.


아래 두 개의 그림은 리추얼을 시작하는 줌 선언 미팅에서 자주 보여드렸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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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공부지!


공부는 별게 아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내가 어떤 것을 배웠는지 돌아보고 내 삶의 의미와 의도를 알아차리는 과정이다.


<공부>라고 하면 10대의 따분한 입시 공부, 20대의 치열한 취업 공부가 떠오른다. 사회인이 된 후의 공부는 뭘까. 이직 공부? 창업 공부? 부수입 창출 공부?


어른이 된 후의 공부는 <나를 알아가는 공부>다. 10대부터 20대까지 트랙에서 벗어나지 않고 정해진 사회에 소속되기 위해 해야만 했던 공부는 개인의 성향, 관심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이고 강압적인 공부였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공부는 나를 이해하고 나에게 필요한 경험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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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를 맞추는 공부에서 세상을 나에게 맞추는 공부로 관점을 전환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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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가 보내는 하루의 모든 순간이 다~ 공부인 셈이다.


"다~ 공부죠!"

이 말은 우리가 가장 많은 쓰는 유행어다.


"오늘은 쉼 공부했어요!"

이 말은 우리가 가장 열광하는 기록이다. 쉼 공부했다는 말에 마음 편히 누리라는 애정 어린 댓글들이 마구 달린다. 그렇게 응원을 해 주고 나면 나의 휴식에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



[질문] 여러분에게 공부란 무엇인가요?

메이트 답변 모아보기


일상에서 궁금했던 것을 나에게 알려주는 것

새로운 시작 앞에서 용기를 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공부

이런 공부도 할 수 있구나! 다양한 줍줍

하루를 충실하게 바라보는 것

나 자신에 대한 정성 어린 마음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

예전에는 성취가 없으면 의미가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매일 서로의 공부를 축하하고 인정해준다.




재미로 하는 공부


"그거 왜 해?"라는 질문에 "재밌어서!"보다 명쾌한 답변이 있을까? 재미는 모든 이유를 이긴다. 재밌는 책, 재밌는 드라마, 재밌는 대화, 재밌는 경험. 꼭 모든 행동이 유익해야 할까? 재미있으면 된 거다!


재미로 한 일들이 쓸모가 되기도 한다. 김하나 작가는 "재밌어서" 책을 탐독한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도서 팟캐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책을 즐기던 시간이 바탕이 되었다. 나 또한 재밌어서 글을 쓴다. 그렇게 쓴 글이 모이고 모여 출간, 강연, 이직, 커뮤니티, 부수입과 같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재밌지 않았다면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쓸모만 생각하면 달리기에는 비효율적인 여정이다. 생각해보면 이 또한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유용과 효용을 생각한다면 절대 지속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읽기와 쓰기가 스스로의 강력한 무기이자 자산이 된다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재미가 곧 쓸모라고 강조한다. 재미를 느끼는 마음이 있어야 나만의 차별화된 성취를 할 수 있다. input과 output이 언제나 비례하는 선택지에서는 평균을 넘어서는 결과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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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기록에도 '재미'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재미'를 어떤 조사와 함께 사용하느냐에 따라 재미에 담긴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재밌어서

뜻밖의 선물


공부 기록에 [재밌어서]를 검색해봤다. 어쩌다 보니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재미에는 예기치 못한 즐거움이 담겨있다. 이 뜻밖의 선물은 공부를 지속할 에너지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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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나를 인정해주기


[재밌게]를 검색해봤다. 유독 결연한 다짐들이 등장한다. 오늘 공부를 #재밌게 했다, 하루를 #재밌게 보냈다는 인증글에서 재미의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재미는 나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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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재밌는

세상이 궁금해!


[재밌는]을 검색해봤다. '이거 너무 #재미 있는데요?' '재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등등 #재밌는 #재미 있는 이라는 말에는 호기심, 기대, 궁금증이 가득하다. 재미는 어른이 되면서 점점 잃어왔던 세상에 대한 기분 좋은 호기심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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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진짜 공부를 시작했다


어른이 되는 게 두렵고 막막하고 부담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첫 승진을 하고 어깨 위로 쌓이는 업무를 받아 들 때의 마음이었다. 승진 누락은 상상도 하기 싫었지만 승진했다는 사실이 좋지만은 않았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감추지 못하는 리더들을 볼 때마다 '꼭 리더가 되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두려움은 '모름'에서 시작한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나는 얼마나 힘들지, 그 대가가 나에게 확실히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 감정이라는 강력한 신호 체계 덕분에 인류는 다른 종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불안이나 무기력과 같은 나쁜 감정은 '예측 불가능한 상태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고마운 신호 체계다.


대자연 한가운데 놓인 인간에게 '위험해, 피해!'를 알려주는 나쁜 감정 신호는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덕분에 추위로부터 맹수로부터 적으로부터 인간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었다. 지금은 맹수도 추위도 적도 그때만큼 인간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인류의 최대 발명품 도시는 맹수와 추위로부터 인간을 지켜냈다. 현대의 공격은 비가시적인 위협인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DNA에 깊이 새겨진 감정 신호 체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대할 필요가 있을까?


공부는 [자극-반응 시스템]의 연결 회로를 바꾸는 작업이다.


인간의 뇌는 무언가를 배울 때마다 변한다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마다 뉴런 사이의 연결상태가 달라진다.

두뇌는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 훈련을 많이 할수록 작업이 더욱 쉬워진다. 디지털 컴퓨터는 제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기계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뇌는 무언가를 배울 때마다 뉴런의 연결이 강화되면서 스스로 진화한다. 바로 이것이 컴퓨터와 두뇌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 책 <마음의 미래>, 미치오 카쿠


일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자를 집어 든다. 이 행동은 스트레스라는 자극에 과자 먹기라는 반응이 결합된 시스템이 고착화된 결과다. 이 연결 회로를 끊고 학습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다양한 새로운 연결이 가능하다.


스트레스 - 차 마시기

스트레스 - 10분 걷기

스트레스 - 음악 듣기


반복 훈련을 통해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과자를 먹고 싶어서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지금 나 스트레스를 받았구나? 차 마시자."하고 말이다.


진짜 공부는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알아차리고, 나에게 맞는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나다운 미래>다.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어내는 결과가  <남의 기준에 충실한>라면 애써 공부할 필요는 없다.


진짜 공부는 어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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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리추얼 신청 문의가 많아서 아래에 링크 남겨둡니다.

매월 첫 주 월요일부터 3주간 월화수목금 공부하고 주말은 쉽니다.


https://www.nicetomeetme.kr/rituals/01gf9864n6qebcwr8apq5k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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