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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Jul 30. 2023

나를 바꾸는 [일기] 쓰는 법

나를 바꾸는 [일기] 쓰는 법



2년째 아침 확언과 저녁 감사 일기를 쓰면서도 정확히 언제 뭘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명확하게는 알지 못했다. 여러 번 일기 양식을 바꿔보면서 어렴풋이 무엇이 더 효과가 있는지 짐작해 볼 뿐이었다.



공부 리추얼에서 메이트 성원님을 따라 책 [울트라 셀프]를 읽다가 그 답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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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언제 써야 할까?



우리 능력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리고 환경을 바꾸어 상황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내 삶을 바꾸려면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을 활용해야 한다. [의식]은 용량에 한계가 있다. 무한한 용량과 에너지를 가진 [무의식]을 깨워야 한다. 무의식은 우리의 뇌에 [알파파]가 흐를 때 활성화된다. 마음이 고요할 때 새로운 자극과 정보를 더 잘 흡수할 수 있다.



[알파파]는 언제 흐르는가? 바로 잠들기 직전과 잠이 막 깬 직후의 살짝 졸린 상태에서다. 즉, 내 삶을 바꾸기 위한 확언과 감사 문장은 [살짝 졸릴 때] 써야 그것이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이 아닌 [무의식]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한다. 오늘 아침 메뉴로 밥이 아닌 스콘과 커피를 선택한 것도, 수많은 책 중에 바로 이 책을 고른 것도 나의 [무의식]이 지시한 것이다.



아침에 막 잠에서 깨어나 지금이 꿈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 그때 일기를 꺼내 확언 문장을 써야 한다. 바로 쓸 수 있게 침대 옆에 일기와 펜을 준비해 두어야겠다.



잠들기 전, 달콤한 잠의 인력이 나를 끌어당길 때 하루를 돌아보고 감사한 일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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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무엇을 써야 할까?



일기는 나를 이해하고, 온전히 수용하는 행위다. 그렇게 나를 존중하는 힘을 딛고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으로 나를 자유롭게 인도하는 것이다. 바로 그 내용을 쓰면 된다.



나를 이해하기란

—> 오늘 내가 겪었던 감정을 돌아보고 충분히 [느껴준다]



온전히 수용하기란

—> 그 감정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그대로 [품어준다]



자유롭게 나아간다는 것은

—> 나의 감정 아래에 숨어 있는 진짜 욕구를 발견해 내고, 그 욕구가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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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뇌를 [내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다



뇌 공부를 하면서 관찰한 것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뇌 본연의 힘이다. 뇌는 긴장한 채로 이 악물고 과중한 업무를 처리할 때는 [하던 대로만 한다]. 그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뇌는 효율성을 추구한다.



지금과 다르게 더 쉽게, 더 혁신적으로, 새로운 일에서 성과를 내려면 뇌에게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그것은 뇌를 쉬게 해야 가능하다. 나는 바쁠수록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밥을 먹을 때 밥을 먹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운동할 때는 운동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세탁기 속 빨래처럼 돌아가는 생각의 에너지를 멈춘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러면, 마법처럼 뇌 안에서 [무언가가] 일어난다. 뇌의 각기 다른 부위들이 서로 신호를 보내며 네트워킹을 하는 뇌파가 느껴진다.



얼마 전,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춘 적이 있었다. 알람이 울리던 그 순간, 나는 내 뇌가 하루치 정보를 착착 분류하고 정리하고 처리하는 그 장면을 목도했다. 이미지 형태로 된 정보들이 파일링되는 것을 내 무의식이 관리자처럼 관장하다가 갑자기 울리는 알람 때문에 쑥- 빠져나오며 전원이 꺼졌다.



아…! 이거였다! 충분한 수면과 온전한 휴식이 왜 생산성에 도움이 되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무의식은 수면과 휴식 상태에서 비로소 정보를 처리한다.



뇌는 [저장]과 [인출]을 한다. 우리는 [저장] 능력이 좋아야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뭔가를 잘 외우는 사람을 보면 머리가 좋다고 말한다. 이것은 반은 틀렸다. [인출] 하지 못하는 능력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써먹을 줄 알아야 의미가 있다는 거다.



잠과 휴식의 과정에서 우리 뇌는 [저장]과 [인출]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뇌를 세팅한다. 우리 뇌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우리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우리가 할 일은 뇌가 스스로 일을 하도록 온전히 맡기고 내버려 두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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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믿어주면 그것이 현실이 된다


9년 전, 매일 울며 다니던 첫 회사를 무작정 퇴사할 때 옆팀 동기가 나에게 말했다.



"너의 장점은 신뢰감이야. 너랑 일하면 불안하지 않아. 그건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재능이 아니야. 너의 재능이 빛날 곳이 분명히 있을 거야. 여기서 실패했다고 기죽지 마. 꼭 너의 재능을 알아주는 곳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절반쯤은 위로를 위해 얹은 빈말이었다. 우리는 같이 제대로 일해볼 기회가 없었으니까. 한껏 풀이 죽은 나를 위해 뭐라도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서 건넨 말이었을 거다. 그러나 그 말은 나에게 부적이 되었다.



이후로 일하면서 <신뢰감>이라는 단어를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약속한 일은 반드시 정해진 날짜 전에 약속한 것보다 잘 해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는 신뢰가 강점인 사람이니까. 끊임없이 되새긴 그 부적은 조금씩 현실이 되었다.



11년 차인 지금 내가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은 정확하게 그 동기가 해준 말과 일치한다. 회사 밖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원고 마감을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었다. 무조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의 마감은 공식 마감보다 3일 앞당겨져 있기 때문이다. 대단한 원고를 쓰겠다는 자신은 없지만 예측 가능한 믿을 수 있는 저자라는 확신은 있다. 의외로 많은 에디터들이 좋은 원고를 주는 저자만큼이나 마감에 늦지 않는 저자를 원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 동기 말대로 내 재능이 빛나는 곳이 있었다.



밑미 공부 리추얼에 오시는 메이트 분들은 감사하게도 나에게 다정하고 따뜻하다는 칭찬을 해주신다. 내가 아는 내 모습은 냉정하고 가혹할 때가 많은데 메이트 분들께 매일같이 <다정하다, 따뜻하다, 섬세하다>는 칭찬을 듣다 보니 내가 정말 그런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다정하고 따뜻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전보다 조금은 더 다정한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메이트 분들이 보내주시는 격려와 응원이 부적이 되어 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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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수집 서랍



따뜻한 피드백을 들었을 때 <부적 감지 레이더>가 반응한다. "엇! 이 말도 나에게 부적이 될 것 같은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캡처하거나 메모해서 칭찬 수집 서랍에 저장한다. 중간중간 생각날 때마다 서랍을 열어 모아둔 칭찬 부적들을 다시 읽어본다.



이번 달에는 서랍이 가득 찼다. 지난주에 헤이조이스 <SNS로 나 기록하기> 세미나 후기를 받았다. 서랍을 충전할 칭찬을 왕창 받았다. 잘 저장해 두었다가 모두 새로운 부적으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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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믿어주면 그것이 현실이 된다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말 중 가장 신기한 말이 “마음이 단단해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오래 알아왔던 나는 정 반대의 사람이다. 몸도 마음도 약해서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불안과 우울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런 스스로를 바꾸고 싶어서 필명을 ‘단단’이라고 지었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새 이름으로 글을 쓰고 쌓으면서 신기하게도 내가 나에게 지어준 이름처럼 조금씩 단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과정에는 세 가지 노력이 있었다.


- 건강한 음식

- 적당한 운동

- 꾸준한 마음관찰



건강한 음식



제철 채소를 찌거나 삶고 볶아서 휘리릭 만드는 자연식 요리를 좋아한다.



이직 후 한동안 일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자연식 채소 요리를 잘하지 못했다. 감사하게도 남편이 재택 도시락을 싸주는 날도 많았지만 반찬가게 음식이나 냉동 만두, 빵을 점심으로 먹는 날도 여럿 있었다.



특히나 아침은 그래놀라, 빵, 과일, 커피를 자주 먹었고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초콜릿과 케이크를 많이 먹었다. 대부분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든 케이크였지만,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빵과 케이크는 결국 가공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다.



가장 좋은 음식은 자연 재료를 최소한으로 가공해서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으면 소화도 잘 되고, 뇌가 ‘진짜 음식’이라고 인지하기 때문에 충만감과 행복감이 크다.



이번주에는 <하루하루 문숙> 채널을 보면서 아침으로 채소찜과 팥호박죽을 먹었다. 하루 종일 속이 편하고 기분이 좋았다. 계절 채소찜으로 아침 시작하기 루틴을 새롭게 정착시키고 싶다.



️적당한 운동



매일 아침 15분 스트레칭을 한다. 이제는 안 하면 온몸이 뻐근해져서 아무리 바빠도 빼먹지 않는 루틴이 되었다. 평일에는 주 2회 요가를 가고 주말에는 1시간 이상 걷는다.



️마음 관찰 일지



마음의 미세한 변화를 끈덕지게 관찰한다. 혼자 글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3년째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예전에 한 심리상담사가 상담을 “마음 관리 스파”라고 표현한 것을 듣고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피부 관리를 받듯이 주기적으로 마음을 관리받는 기분이다.



나는 고질적인 중독으로 오래 고생하고 있는데, 바로 모든 시나리오를 부정적인 결과로 연결 짓는 습관이다. 중독을 끊는 방법은 단번에 자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끊는 시도를 해야 한다.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조사한 통계를 보면 여러 번 시도할수록 성공확률이 높다고 한다.



현재를 긍정적인 미래와 연결 짓기 위해, 익숙한 생각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내가 쓰는 방법은 <명상>, <심상화>, <확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매일 일기를 쓰면서 반복해서 점검한다.



내면의 힘을 단단하게 기르기 위한 노력을 매일 매 순간 의도적으로 한다. 건강하고 쉬운 요리를 해 먹고, 적당한 강도로 운동하고, 일상을 촘촘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려고 한다.



지난달부터는 코칭도 받고 있다. 직장인으로서 일하며 성장하고, 동시에 이야기가 풍부한 작가로서 계속 글을 쓰고 싶다. 회사원과 작가라는 두 정체성 사이 균형을 잘 맞추고 싶다.



이번주 코칭이 끝나고 일기에 <오늘의 성취>를 추가하기로 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놓쳤던 성취를 발견해 주고, 인정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템플릿이 생기니 기록할 성취가 늘어났다.



<자아>라는 개념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세상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선택하는 것에 더 가깝다.



내 뇌의 회로를 불안이 아닌 기대로 연결하고 싶다.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불안이 사실은 소중한 성취의 동력이었다고 인정해주고 싶다.

나는 나의 가장 친절하고 따뜻한 치어리더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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