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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Aug 06. 2023

원하는 모습으로 나를 만드는 공부

[밑미] 나도 날 잘 몰라 파티에서

** 이 글은 7월 29일 리추얼 플랫폼 [밑미] 나도 날 잘 몰라 파티에서 진행했던 [리추얼 맛보기 세미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리추얼 맛보기 마지막 타임으로 무려, [하루 30분 셀프 스터디]에 와주신 여러분 정말 정말 환영하고 감사합니다. 토요일 밤 10시에 나를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와주신 분들, 얼마나 멋집니까. 오늘 이렇게 멋진 분들께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서 진심으로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왔습니다.


제 소개를 먼저 드려야겠죠. 매번 이렇게 세미나를 할 때마다 주제에 맞게 저를 소개하는데요. 오늘은 어떤 이름으로 저를 소개해야 할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사회인으로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일인 마케터라고 소개를 해야 할지, 밑미에서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소개를 드려야 할지, 퇴근하고 에세이를 쓰는 작가라고, 또는 주말에 차를 내려마시고 쿠키를 굽는 티소믈리에이자 홈베이커라고 소개를 드려야 할지 말이에요.


고민 끝에, 오늘은 여러분께 [러닝 메이트]라고 저를 소개하려 합니다. 저는 퇴근 후 밤마다 책 속으로 글 안으로 숨어 들어간 겁쟁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 보니 도망친 것이 미더라고 요. 저는 읽고 쓰는 시간을 통해 제 삶에 기회를 주고 싶은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지금 내가 사는 이 삶이 끝이 아니라고 나는 더 나아질 거라고 저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어떻게 공부로 도망친 겁쟁이 쫄보가 여러분의 든든하고 다정한 러닝 메이트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기만의 OO]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보신 분 계실까요? 저의 작년 최애 드라마였어요. 이 드라마를 보다가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상황이 힘들고 어렵고 넘어지는 순간이 많아도 기어이 다시 일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 힘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그들에게는 매일같이 자주 반복하는 루틴이 있었어요.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희도에게는 밤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꾸역꾸역 쓰던 일기가 그 루틴이었고요. 또 다른 드라마 [사랑의 이해] 속 주인공 수영에게는 오래된 아파트 베란다를 허브 정원으로 가꾸고, 퇴근 후 와인바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루틴이 있었어요. 희도의 일기, 수영의 와인바는 지치고 힘든 일상 속에서 작은 틈을 내어 나의 하루를 소화하고 정리하고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었을 거예요.


우리에게는 누구나 이런 [자기만의 OO]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이 빈칸에 들어갈 단어가 다르겠죠. 어떤 분은 집 꾸미기나 요리일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차 마시기, 독서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빈칸에는 무엇이 있나요? 제가 선택한 것은 [공부]였습니다.




리추얼을 통해 변화된 공부의 의미


자, 이제 10년 전 저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 볼게요. 25살, 저는 세상에서 제가 가장 미웠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40개의 기업에 지원했는데 39개의 기업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고 유일하게 저를 받아준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저의 첫 회사는 제가 입사할 당시에 저희 부문에 여성 비율이 5%도 되지 않았습니다. 군대식 문화를 가진 그 회사는 같이 일하는 선배들이 안녕, 잘 가, 밥 먹었어?라는 흔한 인사처럼 욕을 하는 분위기였어요. 당시 저는 교육부서에서 일을 했고 영업사원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대리님으로부터 밑도 끝도 없이 ‘너 일부러 그랬지?’라는 메신저를 받았어요. 다음 주에 있는 영업 사원 교육 조별 좌석 배치도를 보고,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과 같은 조가 되었다고 저에게 따지러 온 거예요.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제가 그분이 누구를 싫어하는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매일같이 그런 일들이 반복되었어요. 밤늦게 내일 퇴근하고 같이 영화를 보자는 문자를 보내는 선배,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뭘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냐는 사수까지, 저는 매일 지옥으로 출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을 버텼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일찍 퇴사했어야 했는데, 첫 회사에서 2년은 다녀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조언을 듣고 만 2년을 꾸역꾸역 다닌 뒤, 딱 2년을 채운 날 퇴사를 했습니다. 그때 저는 회사만 미워해도 충분했을 텐데, 그 회사를 다녀야 했던 제가 제일 미웠어요.


그렇다고 제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어요. 10대 때는 치열하게 수능 입시 공부를 했고, 좋은 대학에 합격하기도 했습니다. 취업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토익 공부, 대외활동, 이런저런 자격증도 따고요. 그리고 조직문화는 형편없었지만 나름 대기업인 회사에 최종 합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얻은 결과는 성희롱과 폭언이었죠. 매일 울면서 퇴근하던 20대 시절, 저는 고작 이 삶을 얻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며 살았다는 것이 너무 절망스러웠어요. 이렇게 내 삶이 끝나버릴까 봐 두려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왜 저의 [열심]이 저에게 원하지 않는 삶을 가져다주었는지 깨달았어요. 저는 세상의 이유에 충실하게 살았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 점수에 맞춰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대기업에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세상 사람들이 하는 말, 사람들의 시선에 충실하게 살면서 저의 이유, 저의 생각, 저의 목소리를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죠. 그때부터 저는 이제 [나의 이유]로 내 열심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어요.


“나는 고작 이런 삶을 살 사람이 아니야.”

“나에게는 다른 삶, 다른 가능성, 다른 기회가 있어.”

“내 손으로 꼭 그곳으로 가는 방법을 찾을 거야.”


그리고 퇴근 후 밤마다 울면서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공부를 했어요. 이전에는 해야만 하는 공부, 나에게 필요한 공부를 했다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거든요.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에세이를 찾아 읽고, 다른 기회를 얻기 위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한 공부를 했어요.


이 공부의 목적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으로 가기 위해 나에게 잘 맞고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어요.” 아래 이미지는 그 당시 제가 책을 읽고 메모한 독서노트입니다.



이렇게 나의 이유로 시작한 공부들은 신기하게도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저에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관심 갖고 해 오던 취미들이 있었어요. 차, 요가, 명상, 글쓰기, 독서인데요. 이 취미에서 저의 새로운 길이 있지 않을까 하고 책도 읽고 원데이 클래스도 열심히 들으러 다녔어요. 어느 정도 인풋이 쌓이고 나니까 아웃풋을 만들고 싶어 졌어요. 그 과정을 글로 정리해서 브런치에 올리기도 하고, 비건 마켓에 나가 빵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같이 차를 마시고 감상을 나누는 워크숍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 활동들이 또 쌓이면서 제 브런치를 보고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해서 책을 내기도 했고요. 독서 모임을 열게 되었고, 뉴스레터를 만들고, 매거진에 에세이를 게재하기도 하고, 퍼블리와 같은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에 기사를 쓰고, 강연 플랫폼 헤이조이스에서 강의를 하고, 이렇게 밑미에서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제가 [세상의 이유]에서 출발해서 [나의 이유]로 저의 트랙을 바꾸었더니, 저에게 새로운 트랙 위의 기회들이 와준 것이죠. [나의 이유]를 떠올리기 시작한 이후로 제 공부의 모습도 바뀌었습니다. 남들이 인정하는 공부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 경험으로 이제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정리해 보면 저에게 20대 중반까지의 공부란 저라는 개인의 성향, 관심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이고 강압적인 공부였다면 그 이후의 공부는 저를 이해하고 저에게 필요한 공부 경험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세상에 나를 맞추는 공부]에서 [세상을 나에게 맞추는 공부]로 전환한 과정으로 이해하게 되었어요. 영화 박스트롤의 감독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모두들 세상에 맞춰 살아가지만, 언젠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춰야 한다.”고요. 이 말에 소설가 김중혁 작가는 책 [바디무빙]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어떤 해석이든, 그 장면은 이름을 갖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입김 같은 것.”라고요.


여러분은 지금 세상에 나를 맞추며 살아가고 계신가요? 아니면 세상을 나에게 맞추며 살아가고 계신가요? 아마 그 사이를 수없이 왔다 갔다 하며 보내고 계실 겁니다. 저 또한 그렇거든요.


결국 제가,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많이 공부하며 사는 이유는 좋은 삶에 대한 갈증 때문일 겁니다. 좋은 삶에 대한 갈증이 나를 좋은 삶으로 이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나다운 좋은 삶이란?


그럼 이쯤에서 나다운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 해요. 우리는 흔히 좋아하는 것, 나다운 것을 떠올리면 노력하지 않아도 쉽고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게 돼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나다움이란 조금 다릅니다. 세상에 좋아 보이는 것들 중 쉽게,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것을 가지려면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오랜 시간 노력하고 애써야 할 거 에요. 진정한 나다움이란 노력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노력할 마음을 “기꺼이” 먹게 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무엇에 기꺼이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으신가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여러분의 나다운 좋은 삶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이미지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직장인의 매력을 뽐낸 MBC 김대호 아나운서의 이야기인데요. 그는 아파트보다 관리할 것이 많은 주택에 살면서 부지런하게 집안일을 하고 매일 식물 생태계인 비바리움을 가꿉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귀찮지 않고 재미있다고 말해요. 귀찮아도 하는 게 취미 생활이라고 말이죠. 저는 이 말에서 나다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30대가 되어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즐겁게 하다가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해도 그것의 모든 과정이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좋아하는 글을 쓰고, 그것을 SNS에 올리고, 다정한 메이트분들과 밑미에서 즐겁게 공부를 하는 이 일들에도 귀찮아도, 힘들어도 해야만 하는 것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결국 세상의 이유와 나의 이유가 무 자르듯 단절되어 있지 않더라고요. 해야만 하는 것을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 있고, 반대로 하고 싶은 것을 오랫동안 잘하려면 해야만 하는 것, 필요한 것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공부 리추얼에서 메이커로 매달 저의 공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부하며 [나는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고 싶지?]라는 질문은 결국 [나는 내 삶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고 싶지?]라는 질문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나에게 필요한 공부, 내가 해야 하는 공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내 삶에 초대하는 일이더라고요.


리추얼 메이커로 공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나를 위한 공부 리추얼]을 이렇게 정의해 봤어요.

기꺼이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은 삶을 찾고, 그 삶을 나 스스로 선택하는 단단한 감각을 길러서, 공부하는 삶을 어렵지 않게 지속하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라고요.




내가 바라는 모습을 공부로 만들기


여기까지가 저와 공부에 대한 지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부터는 구체적으로 [내가 바라는 모습을 어떻게 공부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려 볼게요. 예시로 제가 바라고 꿈꾸는 저의 모습을 적어봤어요. 밑미가 나잘몰 파티로 준비해 준 리추얼 북에도 스티커로 적어봤는데요. 베스트셀러 작가, 일잘러 직장인, 자유로운 명상가, 다정한 공부 코치, 유유자적 채소생활자 입니다. 



이 모습을 이루기 위해 제가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한 공부가 있어요. 바로 읽고, 관찰하고 쓰는 공부 리추얼입니다. 그리고 이만큼 꾸준히 지속하지는 못하지만 계속해서 시도했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하는 공부도 있어요. 영어, 배우는 법을 배우기, 데이터 공부입니다. 이 공부를 하면서 계속 마음속으로 상상하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삶으로 가기 위해 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 해야 하는 것을 해주고 있구나, 하고 말이죠.





공부 리추얼로 일상을 단단하게


이렇게 공부 리추얼을 하면서 저는 제 일상을 단단하게 지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공부 리추얼을 처음 할 때는 잘 몰랐는데, 1년 정도 리추얼을 반복하다 보니까 어떻게 리추얼이 일상을 바로 세우고 지키는지  알겠더라고요.



리추얼에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루틴] [기록] [관계]에요. 리추얼을 하다 보면 이 순서대로 내 일상이 정돈되고 쌓이고 충만해진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는데요. 그 첫 스텝은 루틴을 만드는 것이죠. 하루 딱 30분 나를 위해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렇게 매일 공부를 하면서 기록을 남기게 되죠. 기록은 오늘 공부한 모든 내용을 적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남길지 결정하는 어떻게 보면 섬세한 기억의 재구성, 편집의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기록은 공부한 것을 비로소 내 안에 저장하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키워드가 리추얼을 [함께]하는 이유인데요. 랜선이지만 이 안에서 매일매일 가족보다도, 동료보다도, 절친보다도 더 내밀한 공부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돼요. 서로의 공부 기록을 보면서 공부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하고요. 메이트의 응원에 힘을 얻어서 그만하고 싶은 순간에 지속할 에너지를 받기도 합니다.


루틴

이 세 단계를 조금 더 자세히 볼게요. 리추얼을 하면서 우리는 계속 루틴을 바꾸고 점검하고 시도하게 되는데요. 공부 주제를 여러 번 바꿔보기도 하고, 기록 방식을 손으로 쓸 건지, 노션이나 에버노트에 저장할지, 사진으로 기록할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공부 시간도 내가 출근 전에 30분 공부하는 게 잘 맞는지, 퇴근하고 하루를 모두 정리한 상태에서 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서 공부하는 게 나은지 여러 시간대에 루틴을 테스트해보게 돼요. 그러다 보니 주제도, 기록 방법도, 습관도 하나의 정해진 모습보다는 계속 바뀌는 양상을 띠게 되는데요. 여기서 저는 루틴과 리추얼의 차이를 알게 되었어요. 루틴은 정해진 특정한 행동이지만, 리추얼은 그것을 하는 나의 의도를 인지하고 내가 이것을 왜 하는지, 이렇게 하면 무엇이 좋은지,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끊임없이 알아차리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리추얼은 루틴과 달리 한 가지 모습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 역시도 메이커이지만 매일 하기로 마음먹은 영어 공부를 일주일 한 번만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공부를 통해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저의 의도는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못한 날에는 책이라도 한 장 읽고, 일기라도 써보려고 해요. 중요한 것은 자꾸 포기하고 바꾼다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도하고 모험하며 좋은 삶에 대한 갈증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에요.



해야 하는 일로 꽉 채워져 있던 하루 중에 잠깐 시간을 내서 그 시간만큼은 나를 위해 써준다면, 적어도 매일 저녁만큼은 또는 매일 아침만큼은 좋은 하루가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자주자주 쌓이면 언젠가 모든 시간이 꽤 괜찮은 하루라고 느껴질 거예요.


기록

그다음으로는 [기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저는 밑미가 리추얼 플랫폼이 동시에 기록 플랫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요. 밑미 리추얼에는 매월 내 인증글을 이렇게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이렇게 내가 3주 동안 공부한 장면을 쭉 보면서 아 내가 이번달에는 어떤 생각을 하며 보냈는지, 어떤 관심사에 집중했는지 알 수 있어요. 의외로 우리가 이렇게 기록해두지 않으면 잘 잊더라고요. 전날 회사에서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도 곧잘 까먹곤 하잖아요.



밑미를 하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일기도 쓰게 되었는데요. 매일 일기를 쓰면서 내가 반복하는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아침마다 지나치게 그날 할 일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는데요. 저녁에는 그걸 다 해내서 다행이라는 문장을 반복해서 쓰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결국 다 해낼 수 있으면서 왜 그렇게 눈을 뜨자마자 해야 할 일에 짓눌린 채로 하루를 시작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의식적으로 아침에 “나는 주어진 일들을 모두 잘 처리할 수 있어.”라는 확언을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기록은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실 끝에 돌멩이를 매달고 원을 그리면서 돌려본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이 돌멩이에는 두 가지 힘이 작용합니다.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원심력과 안으로 들어오려는 구심력이에요. 공부가 나를 키우고 뻗어나가게 하는 원심력이라면 기록은 공부로 커진 나를 단단하게 꾹꾹 눌러 담아 쌓는 과정이에요. 바깥으로 나가려는 힘이 크면 돌멩이가 튕겨 나갈 테고, 안으로 들어오는 힘이 크면 원은 돌 수 없겠죠. 공부와 기록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주는 게 리추얼이더라고요.


관계

마지막으로 혼자 해도 되는 공부를 굳이 굳이 같이 하는 이유인데요. 제가 [공부 리추얼] 상세 페이지에 메이트분들이 남겨주신 댓글을 가지고 와봤어요. 



그냥 책을 읽고,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은 혼자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긴 시간 이것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실행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이 응원과 격려, 지지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 안에서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사소한 성취에 큰 칭찬을 주고받는 이 과정을 경험하다 보면요, SNS중독보다 끊기 힘든 리추얼 댓글 중독에 빠지게 됩니다. 저 역시도 이제 공부하는 습관이 단단하게 근육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리추얼을 하지 않을 때와 할 때의 공부 텐션이 굉장히 달라지는 것을 느껴요. 지난주에 7월 리추얼이 종료되고 다다음주에 8월 리추얼이 시작되는데요. 7월에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이 2주간의 방학에 푹~ 쉬어야지, 생각했는데 이번주에 리추얼 기록과 댓글을 못 보니까 괜히 아쉽고 그렇더라고요. 그만큼 리추얼 안에서 주고받는 다정한 지지의 경험이 저에게는 오히려 바쁜 일상과 일을 지탱할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마인드맵으로 나만의 공부 키워드 만들기


자, 여기까지가 제가 여러분께 소개하는 공부 리추얼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같이 리추얼을 맛봐야죠. 실제 공부 리추얼에서는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그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해서 30분 공부하고 기록으로 인증을 하는데요. 오늘은 마인드맵으로 같이 나만의 공부 키워드를 찾는 시간을 가져볼 거예요.




제가 예시로 마인드맵을 그려와 봤는데요. 여러분이 지금 갖고 계신 리추얼북에서 마음에 드는 내지를 선택하셔서 거기에 마인드맵으로 나만의 공부 키워드를 한번 찾아볼 거예요. 제가 여러분께 제안드리는 중심 키워드는 4가지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 지금 해야 하는 공부,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공부,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 이 4가지 중심 키워드를 가지고 하위 키워드를 뻗어나가면서 자유롭게 나의 공부 키워드는 무엇일까 한번 찾아볼게요.


그리고 쭉 보시면서 반복되는 키워드가 있는지 살펴봐주시고, 댓글로 나눠주세요. 저희는 그럼 짧게 10분 동안 음악 들으면서 마인드맵 그리고, 다시 만날게요. 10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함께 공부해요!

[밑미] 하루 30분 공부 리추얼

https://www.nicetomeetme.kr/rituals/01gf9864n6qebcwr8apq5k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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