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롱차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큐앤리브즈, 오키드 우롱

by 단단

유럽사람들은 홍차를 좋아한다. 중국인들은 녹차나 보이차를 주로 마신다. 일본은 말차로 유명하고, 대만에서는 우롱차를 많이 마신다. 우리나라는 녹차가 유명하고 녹차를 즐겨 마신다.



차는 문화콘텐츠로서의 성격이 강해서, 어떻게 브랜딩과 마케팅이 되었는가가 중요하다. 특히, '향'을 다루는 분야는 어떤 감각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정체성의 거의 전부를 형성한다.


나는 이런 차를 좋아해.라는 말은 곧 '나는 이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야'라는 말처럼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브랜딩을 정말 잘 하는 프랑스티, 마리아쥬프레르


홍차는 가장 먼저, 크게 상업화되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딩 되어왔기 때문에, 티타임은 자연스럽게 홍차와 스콘, 마들렌으로 이어진다. 차에 대해 공부하기 전, 나 또한 감각적인 패키지의 홍차를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늘 아쉬움이 남았다. 이렇게 고급스럽고 예쁘고, 향이 좋은 홍차가 좋긴 한데, 차의 세계가 이것뿐일까? 내게 좀 더 잘 맞는 차가 있지 않을까?


티소믈리에 공부를 하면서 찾은 '나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차'는 우롱차였다. 녹차와 백차도 좋아한다. 녹차는 특유의 구수함, 소금기 있는 찐 맛 (이것을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감칠맛이라고 표현한다), 떫은맛이 느껴진다. 그것이 조금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또 그것이 녹차의 매력이기도 하다. 백차는 백호은침의 경우 은은한 매력이 있어서 좋고, 노백차의 경우 스모키 한 향이 나서 좋다.


서울식물원에 갔더니, 차나무 전시를 하고 있었다.


우롱차는 녹차와 백차의 장점을 섞은 느낌이 든다. 은은한 매력도 있고, '차' 특유의 고소하고 떫은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향'이나 '블랜딩'을 했을 때, 표현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도 좋다.


오늘의 차, 오키드 우롱



오늘 소개할 차는 큐앤리브즈의 [오키드 우롱]

세상에는 명차, 좋은 차, 비싼 차가 정말 많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차 생활을 이어나가려면 합리적인 가격의 적당히 괜찮은 차가 필요하다. 큐앤리브즈는 그런 면에서 적당하다. 몇몇 차들은 생각보다 괜찮았고, 몇몇 차들은 꽤 아쉬웠다. 오늘 소개할 오키드 우롱은 맛과 향, 블랜딩이 만족스러웠다.


동글동글 말려서 만들어진 우롱차를 우리면 이렇게 잎차였던 처음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롱차의 맛


우롱차는 특유의 맛이 느껴진다. 향이 아니라 맛. 떫으면서도 초록색 잎이 단번에 연상되는 맛이다. 찐 녹차맛과는 조금 다른, 울퉁불퉁하고 튀는 맛이다.



오키드 우롱은 중국 청차와 한국 녹차를 블랜딩 했다. 녹차 같은데 우롱차 같은 맛은 그래서일까. 녹차와 청차 위에 귤피, 메리골드, 사과, 오렌지의 향이 더해진다. 시트러스보다 무게감 있는 이 향은 가을과 어울린다.



'오키드'는 난초라는 뜻이다. 이니스프리에서 한란 크림이라는 화장품을 만들면서 오키드라는 단어와 보라색 컬러로 브랜딩을 한 적이 있다. 나에게 오키드 향, 난초향의 그 화장품 향의 인상이 강했다. 실제 오키드 우롱은 난초향이나 난초꽃이 블렌딩 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귤피, 마리골드, 사과, 오렌지의 조화가 꽃향기 같기도 하고, 시지 않은 단 과일향 같기도 해서 오키드의 이미지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차를 마실 때, 처음에는 어떤 재료들이 들어갔는지 보지 않았다. 온전히 나만의 후각과 미각으로 차를 이해하려고 했다. 차를 더 마시면서는 바뀌었다. 우선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맛과 향을 느낀다. 그 첫인상을 잘 기억해 두고, 재료를 살펴본다. 아, 이런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이런 향이 나는구나, 이 재료는 오히려 이런 조합일 때 이렇게 되는구나, 공부할 수 있어서다.


오늘의 티푸드, 햅쌀 푸딩


오키드 우롱의 은은향 향을 느끼려면, 강한 맛의 디저트는 어울리지 않는다. 묵직한 초콜릿 케이크와 오키드 우롱을 마셨더니, 특유의 은은하고 차분한 향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햅쌀 푸딩과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어봤다.

햅쌀 푸딩은 부드러운 우유맛에 쌀의 식감이 더해져, 우롱차나 녹차와 마시기 좋다. 탱글탱글 푸딩 식감도 재밌다. 햅쌀과 두유, 생크림을 섞어 푸딩을 만들어 먹었다. 햅쌀 푸딩은 쌀로 만든 젤라토와 비슷하다. 쌀크림 맛이 난달까. 햅쌀 푸딩이나 쌀 젤라토를 좋아해서, 스타벅스의 햅쌀 프라푸치노가 출시되고 바로 먹어보았다. 햅쌀 프라푸치노는 죠리퐁 느낌이 강하고, 햅쌀의 맛과 식감을 못 살린 아쉬움이 있었다.


우롱차는 쌀과자나 현미 쿠키와도 잘 어울린다.


오키드 우롱은 시원하게 마시면, 또 다른 느낌이다. 따뜻할 때는 블렌딩 된 향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진다면 식힌 후에는 우롱차 특유의 '찻잎 맛'이 난다. 그 맛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아이스로 마셔도 좋다.


브랜드 | 큐앤리브즈

제품명 | 오키드 우롱

가격 | 15,000원 (Loose tea, 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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