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클럽> 3월 11일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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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회사 밖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을 때, 매일 뭔가 열심히 하는데도 끝이 안 보이더라고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안 나오는 날에는 “나 오늘 뭐했지?” 싶어서 허탈하기도 했고요. 혼자서 내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는 건 결국 스스로 모든 걸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 일의 시작과 끝, 경계, 결과물, 성과 기준까지, 내가 매 순간 결정하지 않으면 모든 게 뒤죽박죽 섞여 버리니까요.
할 일이 뒤섞인다는 건 이런 거예요. 강의 준비를 하다가 메일이 오면 답장하고, 메일을 확인하다가 답하지 못한 댓글이 떠오르고, 댓글을 달다가 “아 맞다! 노션 템플릿 판매 데이터 정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데이터를 정리하다가 또 만들다 만 카드뉴스가 생각납니다. 이렇게 일을 한다면 일을 하는 기분만 낸 거나 다름없어요.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전환만 하는 거니까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두면 해결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선순위가 있어도 결국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다음 업무로 언제 넘어갈지를 계속해서 결정해야 하니까요.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어요. 전환과 결정에 에너지를 다 쓰면 실제 일에 써야 할 에너지가 고갈됩니다.
그래서 저는 결정과 전환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바로 요일 루틴입니다. 하루에 하나의 핵심 업무를 정하는 거죠. 요일로 나눠놓고 “오늘은 이것만 집중하면 돼”라고 알려주니까 예열 시간도 적게 들고, 집중력도 높아지고, 중간중간 끼어드는 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도 쉬웠어요.
물론 하루에 한 가지 일만 할 수는 없죠. 해야 하는 일은 항상 많으니까요. 이번 주 제가 해야 하는 일만 봐도 그래요.
OO 문화센터 강의 준비,
OOO 클래스 강의 기획,
회고 글쓰기 클럽 강의 자료 준비,
유튜브 콘텐츠 제작,
뉴스레터 아티클 집필,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제작,
유튜브/블로그/인스타 댓글 관리,
노션 템플릿 판매 데이터 관리,
각종 제안 메일 답장
...
이걸 전부 계속 머릿속에 담고 매일 아침, 매 순간 결정과 전환을 반복한다면 얼마나 부담스럽겠어요.
그래서 저는 해야 할 일을 굵직하게 덩어리로 묶은 뒤 자동화하기로 했어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자동화는 요즘 흔히 말하는 자동화와는 달라요. 저는 아예 제 뇌 자체를 자동화해버리거든요.
요즘 자동화 툴이 정말 많죠. 나 대신 메일을 보내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글도 발행해줍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강력한 자동화가 뭔지 아세요? 바로 루틴입니다. 루틴은 자동화 기술의 끝판왕이에요. 개별적인 행동이 아니라 아예 내 사고 회로 자체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게 만드는 자동화거든요.
요일 루틴이란, 요일마다 할 일을 정해두고 그날은 그 일에 집중하는 겁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같은 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비슷한 종류의 일을 배치하면 뇌는 그 일을 ‘결정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하면 되는 일’로 인식합니다. 생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거죠.
“생각 없이 살지 말라”는 말, 들어보셨죠?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요. 생각을 해야 할 때와 생각 없이 해야 할 때를 구분해야 합니다. 일을 시작할 때는 생각 없이 해야 해요. 생각은 일의 과정에서 하는 거예요. 생각을 최소화한 채로 시작하고 반복하면 스트레스가 낮은 최적의 상태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요일 루틴의 첫 번째 장점이 바로 이거예요. 작업 모드로 빠르게 진입하게 해줍니다. 일단 작업 모드로 들어가야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개선 방향도 잡히죠.
요일 루틴의 두 번째 장점은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같은 요일에 같은 일을 반복하니까 자연스럽게 그 일에 몇 시간이 필요한지 알 수 있죠. 시간 관리가 되는 겁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일이 많을 때 느끼는 압박감도 줄어들어요. 필요한 시간을 아니까 시간이나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고, 정해둔 업무를 끝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죠. 그렇게 편안한 환경에서 일을 하면 성과도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랜 실험 끝에 제가 요즘 정착한 요일 루틴이에요.
월요일: 유튜브
화요일: 뉴스레터
수요일: 인스타/블로그
목・금요일: 강의
주말: 휴식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루틴을 완벽히 지킨다’가 아니에요. ‘요일 모드를 세팅한다’입니다. 월요일은 유튜브 모드, 화요일은 뉴스레터 모드, 수요일은 SNS 모드, 목・금요일은 강의 모드라는 걸 반복하는 거죠. 반복이 쌓이면 내 뇌가 그 요일의 모드를 미리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요일 루틴은 하루를 통제하는 투두리스트가 아니에요. 하루의 중심을 잡는 무게추입니다.
요일 루틴의 핵심은 하루에 딱 하나의 핵심 과제를 정하는 거예요. 물론 그 외에도 여러 일을 하죠. 하지만 내 뇌의 가장 좋은 에너지를 그날의 핵심 과제에 쏟자는 겁니다. 저는 매일 아침, 모닝 루틴을 마치면 두유 라떼 한 잔을 들고 서재로 들어가요. 그리고 메일함도 열지 않고, 인스타도 보지 않고, 판매 데이터도 보지 않고, 새하얀 상태의 뇌에 그날의 핵심 업무부터 넣어줍니다.
그렇게 3시간을 온전히 집중합니다. 좋은 컨디션으로 3시간만 집중해도 유튜브 대본, 뉴스레터 아티클, 강의 자료 초안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더라고요. 3시간이 지나면 퇴고와 정리 업무는 오후로 미뤄두고 수고한 나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점심 식사로 보상을 충분히 해줍니다.
저는 하루를 이렇게 세 덩어리로 나누어요.
① 오전 3시간: 집중 업무
격주로 유튜브 대본 작성(1주) → 촬영(2주) → 편집(3주)
뉴스레터 집필 (매주)
인스타그램 카드 뉴스 이미지 제작 (매주)
강의안 작성 (매주)
② 점심먹고 2시간: 힘 빼고 할 수 있는 반복 운영 업무
홈페이지 판매 데이터 정리
노션 템플릿/클럽 구매 고객 문자 발송
메일 답장
SNS 댓글 관리
③ 퇴근 전 막판 2시간: 오전 작업 마무리
미처 못 끝낸 글 마저 쓰고
2~3차례 퇴고하고 마무리
이렇게 하루를 딱 세 덩어리로 나누면, 머릿속이 훨씬 깔끔해지죠. 해야 할 일은 더 이상 끝없는 목록이 아닙니다. 집중 업무, 운영 업무, 마무리 업무 중 하나일 뿐이죠. 우리는 루틴의 리듬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
저의 업무 원칙은 저녁 6시 이후와 주말에는 일 생각조차 하지 않기 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어요. 강의가 있는 날은 밤 11시까지 일을 하기도 하고, 어떤 주간은 뉴스레터 집필 시간이 길어져서 자정까지 퇴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고 원칙이 의미 없어지는 건 아니죠. 오히려 원칙이 있으니까 예외를 예외로 다룰 수 있습니다. 해야 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가능한 업무 시간 안에 끝내고, 퇴근 후에는 온전한 휴식을 취합니다.
저에게 휴식이란 ‘저자극 활동’이에요. 고자극 활동으로 휴식을 취하는 분들도 있죠. 유튜브를 보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가서 맛집 투어를 하는 게 휴식인 분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피로감이 쌓이더라고요. 저한테 휴식은 업무 시간동안 과열되었던 몸과 마음의 에너지 파동을 안정화시키는 시간이에요. 저는 독서, 베이킹, 산책처럼 즐겁고 편안하게 과정에 집중하는 활동을 하며 쉽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때 다시 달릴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차오르더라고요.
혹시 구독자 님도 과거의 저처럼
끝이 안 보이는 일 감옥에 갇힌 기분을 느낀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먼저 일주일 중 딱 하루만 요일 루틴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토요일은 책 읽는 날”
“수요일은 뉴스레터 쓰는 날”
이렇게 정해두고 그날은 딱 그것 하나에만 집중해 보는 거예요.
나만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되살아날 거예요.
일이 나를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일을 끌고 간다는 감각을 만끽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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