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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미 Jun 22. 2016

포개어 감다

사려니숲길 에코힐링 대행진 완주.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의 의미인 '사려니'라는 제주어로 이름 지어진 곳. 사려니숲길. 

사실 이름의 유래가 정확하진 않지만 뜻이 마음에 들어 난 그 곳을 그리 기억하려 한다.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


16km를 완주하면서 편백나무 향에서 삼나무 향으로 넘어갈 때마다 빗줄기가 굵어져 흙냄새, 풀냄새가 강하게 코 끝을 향해 질주해 오는 순간마다. 이런 순간이 없었다면 나는 더 아름다운 삶을 만들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숱한 생각들이 지나갔고 복잡한 마음 한 가운데 있었지만 그저 나는 걸었고, 걸었다. 그리고 이 길을 걷고 있는 어떤 행복에 대해서 아무것도 방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사려니숲길.

사려깊은 그 숲의 모습에 서로가 포개어져 나 마저도 동그랗게 포개어 주어서 비록 젖은 몸이지만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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