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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미 Jun 24. 2016

외진 곳, 마지막 제주

성산 삼달리에 위치한 김영갑두모악갤러리

외진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습니까. 이곳은 외진 곳입니까.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렵고, 인적이 드물며 교통편이 불편한 곳이 외진 곳이 아닐까. 자꾸 발길을 하게 되는 곳을 일러 외진 곳이라 할 수 있을까. 무서운 곳도 아니며 도망치고 싶어지는 곳이 아닌 이 곳은 발길을 머무르게 하는 사진이 걸려 있다. 예전에 삼달분교 였던 곳이 갤러리로 바뀌었고 그 곳은 김영갑사진작가가 제주에 살면서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가 제주에 정착하기 시작한 1985년부터 제주를 찍기 시작했고, 삼달리 폐교는 2002년 한라산의 옛이름인 '두모악'을 따 갤러리를 오픈했다. 그리고 그는 루게릭병으로 인해 2005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진은 구름, 오름, 산, 나무, 그리고 바람. 제주 하늘이 품고 있고 어울려 있는 그 곳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타 갤러리에 비해 적은 듯한 양의 작품이지만 더 이상 제주와 관련한 사진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강렬하면서도 평화롭고 애잔하며 작가의 사랑이 느껴진다.


제주에 살면서 제주를 담은 사진을 많이 찍어둬야지. 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부터 곳곳을 말이다. 제주는 극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제주는 세심하게 곳곳을 찾아다녀보지 않으면 숨은 곳들이 너무 많아 정성과 사랑으로 다녀야 하는 곳이다. 인내를 포함해.


85년부터 2005년까지 20여년을 타향살이를 한 것이지만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여지없이 드러나 있는 사진들. 그리고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그 어떤 모습은 제주이기 때문에, 제주의 바람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걸


김영갑 갤러리에서 도저히 지나칠 수 없어 잔뜩 산 그의 사진 엽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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