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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미 Sep 25. 2016

진짜 마구 휘갈겨 본거야.......

밤 12시 혼자 폭발한 마구잡이 글

결국은 또 예전에 썼던 글을 찾아보고 있다.

무슨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고, 어떤 모습으로 인생을 살고 있는 고민이 들때마다 하는 짓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아니 어른자체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 전부가 맞닥드리는 세월을 나만 피해 갈 수 없는 노릇이라는 것 떄문에라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어른이 되길 원했던가.

그리고 왜 나의 고민들은 지난 시간들보다 치열하지 않은가.

밥은 무엇을 먹을지 오늘은 잘 잘 수 있을지, 내일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이러한 사소한 고민들을 자기 전에 하다가 고개를 절레절제 젓는다.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살려고 했던 게 아닌데 하고 말이다.

그러면 무슨 고민들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데?

내일 내 인생이 어떻게 굴러가질지 도무지 알수 없는데 저 보다 더 중요한 고민은 또 무엇이 있단 말이야?


예전에 썼던 글들은 치열해보인다. 어떤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고 하고 어떤 사건과 사고을 보고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나의 삶은 좀 더 다른 형태로 꾸려야지 했던 글.

한 때는 사랑에 지쳐 있었으면서도 한 때는 사랑에 대한 찬가를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았던 글을 보면서 나의 감성이 죽은 것은 아닌가를 고민하는 이 밤, 이 시간이 의미 없다.


결코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 않고 느낄 수 없다면 바뀔 수 있는 게 없는 것을 알면서도

주저리 주저리 이런 글을 쓰면서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바람 잘 날 없이 지는 낙엽에도 한 페이지 가득 썼던 미사여구는 지금 없다. 그렇다고 담백하게도 치열하게도 내 삶에 대한 고민이 담긴 정성스런 글도 없다. 그러니 자꾸 지나간 날들의 흔적을 찾아 혼자 추억이 방울방울 하고 있는 것이겠지싶다.


어느 날, 한 선배가 말했다.

이제는 어떤 풍경을 보아도 가슴 시린 느낌도 없고 누군가와 그것을 같이 공유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진 지 오래라고.

읽었던 책들의 숱한 명언과도 같은 문구들이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진지 오래라고.


그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그리 살지 않을테다 생각했다. 하지만 펴진 노트북 앞에서 생각나는 한 줄의 글귀가 없어

지난 날을 뒤적거리는 날 보면서 결국 나도 그렇게 메말라 가는 것은 아닐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굳이 엄청나게 대단한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면서 작가 코스프레 정도에서 치열함 없이 지나가지는 내 인생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 조언해줄 수도 없고 대꾸 해줄 수도 없으며 살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방황하던 이십대에 불완전한 가치관 때문에 나를 다 잡으려고 했던 짓들이 지금은 다 그런거야 하면서 지나가는 것은 그것이 곧 내가 삶을 사는 태도처럼 되어버린 것 같아 속이 메스꺼운 이 상황에서 누군가 내게 괜찮아 하고 포근히 안아 주길 바라는 참 안일한 ........


그래서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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