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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빙 May 29. 2024

이상과 현실의 사분면

삶에 만족하기 위해서는

삶이 무난히 흘러간다. 별다른 고난도 엄청난 성공도 없이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무난한 삶이 좋은 삶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내 경우에는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계속해서 성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그런 압박을 느낀다.

 

삶을 이상과 현실의 사분면에 놓고 본다면,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 가장 불행하다고 볼 수 있다. 나의 이상은 낮지 않다. 나는 성공욕도 있고, 승부욕도 있다. 남들에게 뒤처지는 그 기분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래서 노력을 해왔고, 어느 정도 그 노력이 인정을 받는 삶을 살아온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의 현실이 나의 이상에 발맞추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 같다.


 나는 삶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곤 했다. 그 고민의 끝에 내린 결론은 원하는 것을 갖거나, 혹은 욕심을 버리고 기준을 낮추는 것이었다. 너무 많은 욕심이 나를 괴롭히는구나 깨달은 나는 삶에 욕심을 어느 정도 내려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랬더니 내 안의 조급함과 경쟁심이 어느 정도 사그라진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런 다짐에도 원체 높던 나의 기준으로 인해 나는 여전히 삶의 어느 부분들에 대해 불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러한 간극을 채우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열등감과 부족함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많은 경우 나는 그것을 원동력으로 살아온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원동력을 과하게 소진하며 살아간다면 과연 진정으로 만족스럽고 행복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 열심히 노력해서 얻어낸 것들에 대해서는 이상한 고집과 위태함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그다지 유쾌한 느낌을 아님을 느꼈다.


 별달리 바라지 않고 만족하면서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음을 알아간다. 사람이 욕심을 내지 않고 살아가기란 원체 그런 성향의 사람이 아니라면 나의 의지로 그런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래나 저래나 결국 삶에는 정답은 없으며, 어떠한 정답을 찾았다고 느꼈을 때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 가장 쉬운 상황일지 모른다는 것을 느낀다. 인생은 끊임없는 흔들림이며 영점을 조절하는 일이라는 말을 되새긴다. 나를 알아가고, 나라는 사람에 맞게 어떠한 삶의 방식들을 미세하게 조절하여 영점을 맞추는 일.


여전히 삶은 어렵고, 나 자신과 친해지는 일조차도 너무나도 버겁게 느껴진다. 가만히 있으면 결코 삶을 올바르게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흔들리고 나만의 세밀한 영점을, 정답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인생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일이니까, 나도 내 인생의 영점을 맞출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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