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년 만에 사무실 청소했음.(뿌듯)
다행스럽게도 우리 대표님은 매우 너그러운^^; 편이시라서 나의 난장판 같은 책상도 모른 척 잘 넘겨주신다. 나는 이것저것 다 끌어다 놓고 쌓아놓고 모아놓고(게으르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서 한다.) 일을 하는 편이라 내 책상은 언제나 혼돈의 카오스..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업무 효율이 오른다던데, 요즘 뭐 침대의 이불을 정리하는 것부터가 성공의 시작이라는 책도 있던데.. 그게 사실이라면 나는 어떡해야 하나?
그래도 다행스럽게 나에게도 한계치라는 것이 존재하여 오늘같이 "도저히 더 이상은 못 봐주겠다!" 하는 순간이 오면 드디어 한 번쯤 책상을 다 뒤엎는 날이 오는 것이다. 그래 봤자 남들이 볼 땐 여전히 정신없는 책상 꼬락서니지만. 어쨌든 오늘은 책상 정리 기념으로 나의 책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매거진의 주제인 '스타트업'과는 다소 동떨어진 얘기 같지만 쉬어가는 기분으로^.^ 물론 연관성 있게 욱여넣어 보겠다.
듀얼 모니터
내 책상 위에는 모니터가 두 개 올라와 있다. 기본 모니터 하나랑, 세로로 돌려놓은 모니터 하나. 주로 기본 모니터에 주 작업화면을 띄우고 업무를 보고, 옆의 서브 모니터에 참고자료나 즐겨찾기 목록(granary.pro*)/메모장(google keep*)/캘린더(google calendar*)/오늘 할 일(Todolist*) 화면을 띄워놓고 사용한다. 모니터를 세로로 돌려놓은 것은 주로 A4형식의 자료를 보거나, 문헌 자료 등을 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버전으로 편집 중인 화면들을 확인하기에도 유용하다! 가끔 노트북까지 켜놓고 작업하는 경우에는 저 책상 위가 화면들로 꽉 차게 된다.
듀얼 모니터를 쓸 때, 더 유용하게 쓰려면 띄워놓은 화면 정렬을 잘 해야 한다. 나는 winsplit revolution을 사용하고 있는데, 무료 프로그램이고 사용법도 간단하니 설치해 보는 것을 추천! 더 이상 모니터 속 화면 사이즈를 일일이 키우고 줄여가며 맞춰 쓰지 않아도 보기 좋게 배치할 수 있다.
*모두 크롬에서 확장 프로그램으로 추가해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내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인데, 기회가 되면 따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스피커
내가 있는 공간 안에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어폰보다는 스피커를 주로 사용한다. 혼자 사무실에 있는 경우도 많아서 (특히 야근 시) 유튜브로 노래를 듣거나 데일리 강연 등을 들을 때 사용한다. 가끔 다 같이 무언가를 들을 때 사용하기도 하고, 재밌는 뉴스나 영상이 있으면 함께 보기도 한다. 바로 앞에다가 '바른 자세'라고 크게 적어 붙여 놓았는데, 그다지 소용은 없는 모양..
필기도구&포스트잇
필기도구 무더기와 포스트잇들. 문덕(문구류 덕후)까지는 아니지만, 펜 종류와 지류, 스티커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는 아트박스나 핫트랙스에 가는 일이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깔(!) 별로 펜을 잔뜩 사서 쟁여두는데, 사무실 책상 위도 마찬가지. 주로 지브라나 모나미를 많이 사용한다. 마일드 라이너는 색별로 뚜껑에 업무 분류를 적어두고 플래너에 일정 컬러 마크를 할 때 사용한다.
포스트잇도 색별로 크게 나누어 쓰는데,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노란색 - 오늘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가벼운 업무들/전화메모
하늘색 - 미팅 관련 메모 (내용 피드백, 업무 반영 사항, 관련자 전달 사항 등)
분홍색 - 강의, 세미나, 워크숍 관련 메모
흰색 - 개인 일정 및 자기계발 관련 메모 (유용한 강의정보, 책 구매 정보 등)
이렇게 해 두면, 플래너나 모니터 화면에 붙여놓은 메모들도 빠르게 찾아갈 수 있고, 구분도 쉽다.
컵 잔뜩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물컵 하나가 늘 올려져 있고, 커피가 담긴 컵도 꼭 하나 올려져 있다. 가끔 차 종류나 탄산 같은 것이 담긴 컵이 추가되는 날이면 컵 세 개가 책상 위에 동시에 올라와 있는 날들도 있다. 스스로 산만하거나 부산스러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꽤 자주 컵을 쏟아 키보드를 고장 내곤 한다. 지금 쓰는 키보드가 벌써 세 개째다. 그래서 깨달은 불변의 진리가 있는데, 커피를 마실 때 잠이 깨는 기분보다 커피를 쏟았을 때 잠에서 깨는 기분이 더 확실하다는 것^^
아무튼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판을 치는 시기에 물을 자주,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다고 하니 모두 모두 물컵을 준비합시다! 환경보호를 위해 종이컵 대신 머그컵이나 텀블러 같은 개인 컵을 사용하는 센스!
타이머 두 개
시계가 아니라 타이머다. 시계는 보통 타이머 옆에 놓여있는 핸드폰 거치대에 핸드폰을 올려놓고 사용하거나, PC에 있는 시계를 본다. 이 타이머는 업무 집중도 및 효율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흰색 타이머는 25분에, 검은색 타이머는 5분에 맞춰져 있다. 뽀모도로 테크닉이라고도 하는데 1980년대 후반에 프란체스코 시릴로라는 사람이 제안한 시간관리 기법이다. 타이머를 이용해서 25분간은 집중해서 일처리를 하고, 다음 5분간은 휴식하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나는 기본적인 뽀모도로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사용하는데, 일단 한 꼭지의 일을 시작할 때 흰색 타이머를 켜고 최대한 25분 안에 끝내려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 그러다가 일을 다 마치지 못했는데 흰색 타이머가 울리면 다시 흰색 타이머를 시작하고, 다음 25분 안에 작업을 끝낼 수 있도록 업무를 배분한다. 그리고 한 꼭지가 끝나면 검은색 타이머를 켜고 5분 휴식을 취한다.
내가 타이머를 사용하는 것은 한 가지 일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꼼꼼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도 물론 있지만, 빨리 쳐내는 것이 중요한 일들도 있다. 그런데 나는 모든 일을 내 기준에서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사소한 부분에 대해 쓸데없는 고민이나 신중함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한 꼭지를 25분 안에 처리한다는 마음으로 일정을 짜고, 타이머를 활용해서 업무를 한다. 타이머를 눌러놓고 작업을 하다 보면 25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 시간인지 알 수 있다. 시간관리가 잘 되지 않고, 할 일의 처리가 늦어지는 사람이라면 한 번 활용해보기를 추천한다. 꼭 기존에 정해진 방법이 아니더라도, 나처럼 자신의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할 수 있다.
플래너와 노트
일정 관리를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도구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는 주로 구글 캘린더, 구글 킵, 투두 리스트를 이용하고 오프라인으로는 윈키아 플래너를 사용 중. 기존에는 3P 바인더를 사용했었는데, 아무래도 무거운 편이라 윈키아로 옮겨왔다. 일정이 발생할 때마다 휴대폰을 이용해서 바로 구글 캘린더, 구글 킵에 메모를 남기고 저녁에 플래너 정리를 하면서 윈키아에 옮겨 적는다. 매주 말에 한주 피드백을 하고, 다음 주 일정을 정리하면 끝!
요즘 읽는 책
왼쪽에는 요즘 읽는 책들을 올려놓는다. 실제적인 독서는 출퇴근이나 주말을 이용해서 하지만, 리뷰를 쓰겠다는 강박에 휩싸여 일단 책상에 올려놓는 일이 다반사. 개인적으로 리뷰를 쓰는 문학도서는 사무실 책상 위까지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지만, 자기계발서나 실용서적 들은 꼭 이 책상 위에서 1,2주를 머물면서 나에게 '빨리 리뷰 써!'라며 압박을 준다.
곧 사무실이 이전 예정이라 깨끗하게 치운 책상이 보람 없는 일이 될 것 같지만, 새로운 사무실에서 새 책상을 어지럽힐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다음번에는 내 책상 위 유용한 팁들(온라인 생산성 프로그램 위주로!)을 좀 더 가지고 돌아오겠다. 투비 컨티뉴!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