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로 연명하기
멜입니다.
저는 프로젝트성 사람입니다. 작고 큰 프로젝트들을 달성하는 소소한 맛에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요. 물론 거창하고 큰 장기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지만 분수에 맞는 프로젝트를 찾는 것도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길게는 2~3개월 정도의 프로젝트가 딱 알맞은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나와 맞는 습관이 생기면 계속 안고 가려고 하고 있어요.
가장 오래 해본 프로젝트는 '페스코테리안으로 1년 살기'였습니다. 1년 조금 넘게 진행해보았는데 가끔씩 삼겹살이 미치도록 당길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1번 고기 먹기로 바꾸어 실천하고 있습니다. TED를 뒤지다가 weekday vegeterian이 있더라고요? 1년도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이면 엄청나다고 생각하며 시작하였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외식할 때 이 찬스를 쓰고 있는데, 저도 친구들도 만족입니다.
4월 - 5월에는 요가로 하루 시작하기를 했었어요. 저는 주로 편안한 동작만으로 구성된 30분 ~ 1시간 패턴을 따라 하는데, 주말에는 요가학원에 가서 긴장감 있는 수업을 받으니 딱 좋더라고요. 새벽 6시 반에 일어나 물 한 잔 마시고 요가 소년의 여러 가지 영상들을 따라 했어요. 세상에 그의 목소리는 정말 너무 감미로워서 저절로 그 시간이 기다려지더라고요.
6월에는 마침 초부터 시작된 세미 락다운에 맞춰서 저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한 달 이상 갈 것 같은 분위기에 매일 집에서 일하고, 요가를 하자니 바깥세상을 아예 까먹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만보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시작하여 싱가포르의 명물, 플라이어를 찍고 돌아오면 만 이천보를 걷는데 그 코스가 형용할 수 없는 석양이 덤으로 주어집니다.
그렇게 이번에는 작년처럼 미치거나 우울해지지 않고 락다운을 조용하고 치열하게 잘 보내고 있어요. 저는 뜀박질보다는 경보를 즐겨하는데, 처음에는 만보도 힘들더니 이제 이만보를 걸어야 조금 뻑적지근한 느낌이 들어서 꽤 뿌듯하더라고요. 한 달을 채우면 지금처럼 매일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코스가 마음에 드니 자주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7월부터는 테니스를 배울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야외 액티비티가 더 안전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생각 중에 예전부터 테니스를 배워보고 싶었던 것이 생각났어요. 스쿼시를 치고 있긴 하지만 테니스는 제대로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수업을 신청했어요. 마침 관심 있는 친구가 있어서 함께 등록을 했더니 든든하더라고요.
제가 단기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큰 부담 없이 생활패턴을 변경할 수 있어서
입니다. 한 달을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하고, 생각보다 괜찮으면 연장하는 식으로 하나씩 취미도 늘리고,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한 달간 설탕 들어간 음식 먹지 않기는 일주일도 안 가서 실패하였고, 정제 탄수화물 먹지 않기도 매주 다시 마음을 다잡고는 해요. 나는 어떤 유혹에 약하고, 어떤 모습이 있는지 알아가면서 아직도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남들이 하는 프로젝트는 한 번씩 다 따라 해보고 싶고, 내 삶도 조금은 바뀌었으면 좋겠고, 10년 뒤의 나는 지금보다 더 건강한 마음과 몸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곧 해질녘이 오네요. 오늘은 이만보를 채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