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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싱가포르. 아직은 愛

또다시 락다운

by Mel

멜입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한국에서 돌아온 지 6개월이 흘렀어요. 그래도 추석 전까지는 코로나가 잡혀서 다시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제가 너무 안일했던 걸까요? 여전히 보더는 풀리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싱가포르에 돌아오기 위해 무기한 대기 중이지만 좀처럼 반가운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10분의 1. 인구도 면적도 콩알만 한 나라이기에 금세 잡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어요. 잡힐 듯 안 잡히는 확진자 수에 정부의 방침도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지지난주였던 것 같아요. 확진자가 한 자릿수에 그쳤던 그때, 정부는 코로나를 완전히 물리친다는 것은 단시간 안에 이룰 수 없으니 생활 방역으로 돌아가겠다고 자신감 있게 발표했죠. 백신 접종률이 상당수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어찌 보면 방역에 대한 자신감과 국민에 대한 믿음으로 이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싱가포르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국경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준비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장기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이 발표가 있은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거리두기가 강화되었어요. 외식도 5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세미 락다운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하도 익숙해져서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정부의 발언이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국경일에 맞추어 풀겠지 뭐.라고 생각한 게 일주일. 오늘 정부는 급습? 발표를 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Phase 2로 돌아갔어요.




지침은 간단합니다. 외식은 아예 금지되고 전통시장, 길거리 음식 격인 wet market과 hawker center 출입이 강화되었어요. 거기에 안팎으로 만남은 2인으로 금지되고, 실내의 모든 활동은 금지되었습니다. 8월 18일까지 라니 거진 한 달 동안 지속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하루에 확진자가 160명까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예상은 하고 있었어요. 한국으로 치면 1,600명이니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한국에서 돌아와 한 거라고는 세미 락다운밖에 없는데 이제 락다운 직전으로 다시 돌아가네요.

국경일 행사 준비가 한창인 마리나베이
노을맛집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야외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저녁 조깅이 습관이 되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 질 녘 풍경으로 날리고 있었는데 다행인 거죠. 아직은 친구 1명과 야외에서 운동을 하거나 밥을 먹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크게 바뀐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한 달. 그까짓 거 잘 버티면 또 지나가겠죠?


걱정인 것은 사람들의 멘탈이 나가고 있는 것이 몸소 느껴지는 것입니다. 최근 2주간 뉴스화 된 살인 사건은 총 3 건으로 그중에 하나는 16세 고등학생이 또래 청소년을 도끼로 찍어 죽이는 사건이었어요. 물론 코로나 잘못으로만 몰아갈 수 없지만 흉흉한 사건들이 생기는 것을 보면 락다운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확 짐이나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 라는 생각이 찰랑거리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愛 가 더 남아있어요. 주변 동남아 국가들도 한 번 놀러가지 못했고, 아직 가보지 못한 여행지들도 꽤 많이 남아있거든요. 그 와중에 저는 어느새 싱가포르 이주 2주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네요. 멋진 노을을 바라보며 한국에 돌아가는 그 날까지 버텨보렵니다.


어디에서든 다들 화이팅 하면서 이겨봐요 우리. 치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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