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면접관, 내일은 면접자
멜입니다.
일상으로 복귀한 지 2주입니다. 6개월간 준비했던 시험은 어찌 되었건 마무리되었고, 시험 준비를 핑계로 잠시 멈췄던 운동도 다시 시작합니다. 그새 몸이 녹슬어서 같은 거리를 더 오래 걸어야 하고, 같은 동작을 더 적게 하고 있습니다. 얼른 회복되어 매일 테니스를 치러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해외생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오늘의 글에서는 본업(?)으로 돌아가 해외취업의 꽃, 면접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저희 팀에서는 최근에 저와 같은 직무로 한국인 한 분을 더 채용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저와 함께 일할 분이기 때문에 저도 1차 면접의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한 달간은 일주일에 두 명에서 세 분은 본 것 같아요. 한동안 면접과는 담을 쌓고 지냈던 저인지라, 면접관으로의 복귀도 어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면접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까, 답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떨리기도 했었고요. 홍콩회사 생각도 많이 나고, 제가 이 회사에 들어올 시 봤던 면접들도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정말 특이하신 분들도 많았고 역시 사람은 서류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느끼게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첫인상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강조.
채용된 분은 처음부터 만장일치로 올라가 최종면접도 아주 우수한 평가로 통과하신 분이에요. 물론 회사의 인재상에 부합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어딜 가도 똑 부러지게 면접을 볼 분이라 생각해요. 이 분의 특징을 말해봅니다.
1. 말에 과장이 없다
자신을 지나치게 치켜세우거나 지나치게 겸손을 보이는 분들은 최종까지 갈 확률이 낮은 것 같아요.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미국이나 유럽계 회사라고 할지라도 결국 일하는 분들은 거의 아시아인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무엇이든 지나친 것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자신감을 보여주었지만 지나치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2. 삶에 뚜렷한 목표가 있다
이전 회사에서 어떤 점이 만족스럽지 못하여 지금 회사로 이직하였고, 이직 후에 어떤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는지에 대해 공유해주었습니다. 세일즈가 하고 싶어서 옮겼지만 산업에 한계를 느꼈고, 다시 금융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스토리는 무리 없이 들렸습니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하여 과감하게 턴을 했던 그녀의 용기도, 다시 한번 턴을 하려는 열정도 모두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와 목적의식을 느낄 수 있었어요.
3. 현실을 제대로 직시한다
자신의 채용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어요. 그중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그녀는 지나치게 솔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현실적인 이유로 우리 회사에 지원을 했다는 느낌이라서 이 분과는 오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분과 함께 최종 라운드까지 올라가신 분도 아주 훌륭했지만 그분은 아직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모른다는 느낌이었다면, 이 분은 위의 1,2,3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아 만장일치로 합격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렇게 훈훈하게 끝났으면 좋겠지만 다음 편에서는 제가 거꾸로 면접자가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오랜만의 면접자 신분에 방황했던 저의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네요.
치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