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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에게 프리허그를

싱가포르에서 다시 만나요!

by Mel

멜입니다.


한국에 온 지도 어느새 2달. 피부는 바뀐 온도와 습도 때문에 그런 것인지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느라 울긋불긋하지만 3년째 겨울은 한국에서 따뜻하게 보내고 있어요. 작년과 가장 다른 모습은 고객사와의 미팅이 가능해졌다는 것, 그리고 그 미팅들에 팀장님이 함께 동행한 것입니다.


서울에 본가가 있는 저는 여의도나 강남으로 바로 찾아갈 수 있지만, 아주 먼 지방에 본가가 있는 팀장은 서울에 오려면 빡빡한 미팅 스케줄이 필수이기에, 저도 덩달아 빡빡한 12월을 보냈어요. 10월에 오고 12월에 또 온 팀장님은 역시나 남편과 함께 들어왔고 마냥 신나 하는 남편과 가족들과 행복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정신없이 미팅들을 끝난 금요일, 교보빌딩 앞에서 팀장과 저는 프리 허그로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1월에 다시 볼 사람이지만, 연말 분위기에 휩싸여 우리는 우리 답지 않게 얼싸안았습니다. 서로 말은 안 했지만 올 한 해 많이 많이 수고했다고,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는 마음이 전해졌어요.


생각해보니 사수로 시작하여 이제는 팀장님이 된 그녀에게 프리허그를 전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함께 일한 지 3년.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의 속도에 맞추며 적응을 잘 해온 것 같아요.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사생활을 캐묻지 않는 팀장님, 이따금 일이 힘들다고 푸념하지만 뛰어난 회복력으로 활기차게 팀을 끌고 가는 그녀는 여전히 저의 롤모델입니다.


얼떨결에 얼싸안았지만 상사에게 이렇게 애틋하고 존경심을 가진 것이 처음이기에 누구보다 뜻깊은 프리허그였습니다. 환영하며 꽉 껴안아준 팀장님을 보며, 저도 두 분의 매니저들에게 팀장님과 같이 든든하고 능력 있는 사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였어요.


이번 출장은 굉장히 뜻깊었어요. 팀장과 커피 한 잔을 하며 한 해를 돌아보며 리뷰를 하였고, 서로 아쉬웠던 점, 바라는 점들을 공유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먼저 하자고 제한했어요. 성과야 매달 나오는 것이니 따로 리뷰할 것은 없었고 2022년에도 잘 지내기 위해 제가 조금 더 신경 쓸 부분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싱가포르에 사는 두 명의 한국 여자가 한국 종로의 한 카페에서 즉흥적으로 연간 리뷰를 하고 꽉 껴안고는 헤어졌습니다. 팀장은 지금쯤 싱가포르에 도착했을 시간이네요. 2021년도 이렇게 저물고 저는 1월에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갑니다. 싱가포르에서 다시 팀장을 만날 때 다시 반갑게 얼싸안으면서 파이팅을 외치렵니다.


치얼스!


P.S. 해외 취업에 대한 포스팅은 최근 올리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어요. 둘이었던 우리 팀은 올해 두 명을 충원하며 두 배가 되었고, 아직도 채용은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포스팅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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