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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 Jul 20. 2022

한국행 편도 티켓을 샀습니다 - 1

해외생활 끝. 돌아갈 각을 잡았습니다.

멜입니다. 


한동안 뜸했어요. 한국 출장에, 휴가에 비밀스럽게 여기저기 면접을 보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2022년은 정말 왠지 모르게 자꾸만 일을 벌이고 사건들이 발생하는 한 해입니다. 운이라는 것이 정말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면서 저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거대한 힘에 의해 한국행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홍콩, 홍콩에서 싱가포르,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편도행 비행기는 언제나 많은 꿈과 기대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새로운 거주지에 대한 기대감, 만나게 될 모든 사람들과 경험하게 될 온갖 것들로 가슴이 가득 차 있었거든요. 즐거운 홍콩 살이, 안정된 싱가포르 생활을 마치고 저는 다시 서울로 백! 하게 되었습니다. 


쉬운 결정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제 아이덴티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노자의 신분을 포기한다는 것은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한국을 떠난지도 어느덧 5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벌써부터 이렇게 쓰고 나니 굉장히 어색하네요. 이제 한국에 정착한다니. 


원래 몰래 준비했던 대학원에 합격하면 홍콩으로 다시 건너갈 생각이었어요. 너무나 소망했기에 플랜 B는 없었습니다. 대학원 불합격 이후 조금 방황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싱가포르를 떠날 생각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귀국에 대한 불씨는 아주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승진을 하기는 했는데 안 한 것만 같은 나의 패키지, 그 와중에 동종 업계 친구에게 들은 최근 시장 상황들이 저를 불행의 늪에 빠지게 만들었어요. 18개월 동결에 2년 반 동안 기다리던 승진을 했는데 저의 인상률은 처참했습니다.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저는 바게트만 먹고살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때로는 샌드위치도 스콘도 먹고 싶은 영혼이란 말이죠. 


그래서 지금 시장에서 내 몸 값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자 두 군데 정도 면접을 보았고, 오퍼를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군데 모두 한국지사 인원을 충원하고 있었고, 저는 순전히 몸값 비교 및 카운터 오퍼를 위해 면접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한 회사에서 현재 패키지보다 20% 정도 높은 패키지로 오퍼를 받았어요. 싱가포르의 연봉 밴드가 한국 밴드보다 높은데 그 와중에 지금보다 많이 준다는 것은 현재 회사에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조금 많이 씁쓸했습니다. 나는 항상 사람> 일> 돈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일과 돈을 모두 커버할 수는 없던 것 같습니다. 


일단 오퍼가 손에 있겠다, 저는 매니저에게 면담을 청했습니다. 카운터 오퍼를 수취하려고 말이죠. 그렇게 저의 한 달간의 회사와의 밀당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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