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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 Sep 17. 2023

상담치료 1 -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

벗어날 수 없는 그의 그늘

멜입니다. 


개강 후 3주가 지났습니다. 아직은 대학원생이라고 불리는 것이 어색합니다. 상담심리학은 예상대로 재미있으면서도 오묘합니다. 그래도 비슷한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모여든 동기들 때문에 힘들지만 신난 3주를 보냈습니다. 


조직상담이라고는 하지만 '조직'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기초과목들을 미리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학차에서는 기초를 쌓기 위한 수업들을 골랐습니다. 상담 및 심리 치료이론과 이상 심리학, 그리고 직업심리검사 및 실습이라는 수업입니다. 아, 마지막 수업은 전공필수이기 때문에 미리 넣었네요. 3과목만으로도 넘치는 일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5학기 동안 2 번은 4과목을 들을 수 있다는데, 과연 여유가 생길지 의문입니다. 


3주가 지난 지금, 이제야 조금씩 프로이트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아들러로 들어가기 전에 프로이트를 먼저 정리해 봅니다. 심리학부를 나왔지만 프로이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저에게 그의 존재는 그다지 그랬습니다. 하지만 배울수록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학자였음에는 틀림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던 '유아기 성욕'은 현대적으로 풀이하여 '사랑받고 싶은 마음'으로 해석된다고 합니다. 가장 거슬렸던 부분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니, 이번에는 조금 더 편하게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많은 내용들을 머릿속에 욱여넣고 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1. 방어기제는 자아와 원초아에 걸쳐 있다. 

 조금만 각성하면 의식할 수 있는 자아와 원초아의 그 경계 부분에 위치한 방어기제는 자아가 제대로 작용함을 말해줄 수도 있지만, 방어기제의 오작동은 자아가 제 기능을 못함을 말해주기도 한다. 


2. 자아의 건강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겠지만 자아를 잘 살피고 지지치료를 할지, 통찰치료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자아가 유리알같이 약한 사람에게 밑바닥까지 들어가서 아픈 부분을 살펴보게 만든다면 아예 무너질 수 있다.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조현병이 자아가 완전히 무너져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아가 약한 사람은 지지치료를 통해 자아가 충분히 튼튼해진 후에 통찰치료를 적용해야 한다. 


3. 프로이트는 후기에 가서 '성욕'만큼 센 욕구로 '공격욕'을 내세운다. 

 프로이트는 1차 세계대전과 둘째 딸의 사망을 경험하면서 공격욕이 매우 보편적이고 강력함을 깨닫는다. 생존 본능 (성욕)과 죽음 본능 (공격욕)이 인간의 주된 두 가지 욕구라고 주장을 한다. "심리치료 이론은 창시자의 자기 고백이다."라는 말에 딱 맞게 이론도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정신분석이론의 치료기법은 온전히 치료자의 주관적인 해석에 의해 이루어지고, 너무 잦은 상담 및 긴 치료기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자신의 무의식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내담자의 의지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에는 각 상담자가 각 이론을 접합한 자신의 이론으로 상담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각 이론에 대해 잘 배우고 익히면서 끊임없이 나의 배경과 성격에 맞는 이론이 어떤 것들인지 찾아가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달 남짓 남은 중간고사가 조금은 거슬리기는 하지만 학부때와는 사뭇 다른 대학원생의 일기였습니다. 


치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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