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배기 사회심리학
멜입니다.
기껏 성격과 기질에 대해 설명해 놓고 성격이 위장술이라니, 말이야 방귀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인간의 심리에 관한 것들은 모두 '썰'입니다. 증명해 낼 방법도 없거니와 사람 간의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죠. 물론 '정설'이라고 불리는 개념들이 있고, 성격은 일관성,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 고유의 특질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 뻥이라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속마음과 겉모습에는 현저한 괴리가 있기 마련. 융은 인간을 사회적 상황에서 페르소나, 즉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존재로 보고 있습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평상시에는 입맛에 맞게 가면들을 바꿔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 비슷한 맥락의 이론이 있습니다. 바로 '성격의 자시 제시 이론'입니다.
성격의 자기 제시 이론
이 이론에서는 성격을 개인 고유의 특성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심어 준 자신에 대한 인상이나 이미지로 보고 있습니다. 인생은 연극이고 온 세상은 무대이며 모든 사람들은 배우이기 때문에 성격은 주어진 역할에 따라 청중에게 보일 인상 (이미지)를 잘 제시하면서 사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보는 것이죠. 우리 주변에는 자신을 지나치게 솔직하게 내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내면을 숨기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도 있어요. 매우 유능하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내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매우 협동적이고 따뜻한 사람으로 내보이는 사람도 있죠. 인간의 내면적 성격은 자신만이 알 수 있으며 타인은 개인이 내보이는 외현적 대인행동을 통해 그 성격을 추론할 뿐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청중은 타인 (공적 청중)과 나 자신 (사적 청중)으로 분류하여 볼 수 있습니다. 즉 완벽주의자들은 자신, 즉 사적 청중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이죠. 사실 청중을 의식하는 것은 많이 피곤합니다. 특히 공적 청중을 향한 효과적인 자기 제시는 상당한 노력과 주의력을 요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연예인이나 공인들을 들 수 있겠죠? 이들은 아마 공적인 자기와 사적인 자기가 현저하게 다를 수 있어요. 진정한 자기 모습과 다르면 다를수록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니 멘탈 관리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공적 자기 제시는 위선입니다. 하지만 위선이 나쁜 것일까요? 진화 심리학에서 보는 위선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필수 도구입니다. 청중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내려면 나를 그렇게 바꾸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사람마다 위선의 정도와 방식이 천차만별이겠죠.
공적 청중에게만 이런 가면을 쓰고 행동하는 것일까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긍정적인 자기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방어기제가 작동할 수 있는데 이를 자기기만이라고 합니다. 타인에게는 억제 (의식적으로 숨기는 것)를 쓰지만, 나에게는 억압 (무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것) 기제를 쓰는 는 것이지요. 내가 생각하는 '나'가 사실 진실된 내가 아니라 워너비라면 이에 맞추어 나의 부도덕한 생각과 행동을 부인할 수 있어요. 참으로 피곤해 지는거죠.
정리하자면 우리는 타인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없어요. 자기기만이 심한 사람은 진실된 나의 모습도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겠죠. 때문에 개인의 외현적인 행동을 통해서 성격과 내면을 추론할 따름입니다. 성격을 단지 다른 사람들에게 심어 준 자신에 대한 이미지라고 정의하는 이론이라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학계의 주된 이론은 아니지만요.
자 이제 워밍업은 끝났고 다음 수업부터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으로 성격의 유형들을 하나씩 공부할 예정입니다! 그전에 중간고사... 를 무사히 치르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치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