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를 한 줄로 꿰어봅시다.
멜입니다.
이전 글에 이어서 커리어 체인지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들 것을 말씀드리고 끊었는데 사실 그 스토리를 어떻게 뽑아내느냐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어떻게 말씀을 드릴까 고민했어요. 가장 좋은 (만만한) 예는 역시 저의 이야기이니 제가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철강에서 석탄으로 옮겼던 첫 번째 이직은 사실 무역업으로 묶을 수 있기에 그리 큰 도전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그다음이 문제였습니다.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려 지원하는데 자꾸 서류에서 떨어지는 거예요. 당연한 이야기인 게 저는 산업을 바꾸어 IT 쪽으로 가고 싶었거든요. 이왕이면 스타트업으로요.
그때만 해도 쉬울 줄 알았어요. 상대방의 입장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왜 날 몰라주니! 왜 안 뽑아! 나는 어디에 가도 잘할 수 있는데! 이렇게요. 그렇다고 무역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칼을 뽑았으니 양파라도 다져야죠.
그래서 또 도화지를 피고 앉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의 경력을 꼬치 하나에 줄줄이 꿸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어요. 입에 넣고 싶은 매력적인 꼬치로요.
그리고 레주메를 몽땅 바꿨습니다. '무역', '상사'라는 단어는 다 뺐고 Biz Development, Sales,
Account Management 등의 단어로만 채웠죠. 결국 제 주요 직무는 세일즈였고 핵심 기술들이었으니까요.
콘셉트는 '손에 잡히는 산업'은 가고 이제는 '잡히지 않는 산업', 즉 정보 산업으로 흐름을 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철강도 석탄도 시장은 정보 과다 상태고 중간에서 먹는 커미션은 1~3% 수준으로 굉장히 낮았거든요.
하지만 지식 산업은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산업으로 전망이 더 밝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다듬고 또 다듬었어요. 몇 번의 인터뷰를 거치고 스토리를 계속 수정하니 조금씩 꼬치에 꿰어졌습니다.
1. 직무는 만족, 세일즈 경력 4년 있고 잘해왔음. 조미료 조금 친 숫자들 촤르륵~
2. 하지만 산업은 바꾸고 싶음. 왜냐면 비전이 없으니까.
3. 산업재 세일즈는 한 물 가고 있음. 사양 산업,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에서 탈피하고 싶음.
4.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옮기고 싶음. 너네 회사는 그러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
5. 000 회사는 ~~ 한 비전이 있고 거기에서 내가 ~~를 할 수 있음.
대략적으로는 이런 스토리였습니다. 별거 없어 보이지만 그냥 뚝딱 나온 스토리는 아니에요. 중간중간에 저의 주장을 뒷받침해야 함 & 해외에 가고 싶음을 어필해야 함 & 산업을 바꾸지만 어떻게 잘 적응할 수 있는지 피력해야 함 등이 있죠.
여러 가지 방어전을 펼쳐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가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업을 바꾸려면 동종 산업으로의 이직보다는 확실히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스토리도 더욱 탄탄해야 해요. 잠깐이라도 흐트러지면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내가 너네 회사를 위해 태어났다!라는 터무늬 없는 구라를 준비하는 분은 이제 없을 테지만 그 사람의 입장에서 내 이야기가 아주 맛있게 들리도록, 그리고 그 이야기가 탄탄하고 통일되어 가지고 있는 우려를 날릴 수 있도록, 나의 장점이 단점을 뛰어넘어 같이 일을 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결국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세일즈이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이 세일즈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구직활동을 할 때요. 그리고 세일즈는 결국 ‘the thing’에 아주 매력적인 스토리를 입혀서 팔 수 있어야 하죠. 자기 자신을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는지에 따라 이직 성공 여부가 달렸겠죠?
나의 장단점, 커리어, 인생 계획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한 사람이라면 어떤 챌린지가 와도 툭툭 쳐내면서 오퍼 레터를 획득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