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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 Feb 25. 2020

여기는 싱가포르, 자가격리 중입니다.

소녀 억울하옵니다!!!

멜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싱가포르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 급히 휴가를 쓰고 한국으로 잠시 들어왔는데 그 사이 상황이 역전되어 이제 한국이 더 심각한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싱가포르에 가기 싫었는데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다 보니 어서 가자 바삐 가자가 되었어요. 공항 가는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습니다만 마냥 가볍지는 않았어요. 아침부터 팀장의 메일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국에 올 때 사수와 팀장에게는 한국행을 알렸습니다. 갑작스러운 출장 취소로 인해 시무룩한 저에게 휴가를 권한 따뜻한 사수의 제안으로 휴가를 왔고 절반 가까이는 아주 잘 놀고 쉬었습니다. 하지만 대구 사건이 터지고 나자 상황은 급변하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안부 문자가 날아오기 시작했어요. 며칠 전까지 한국에서 날아오던 안부 문자인데 말이죠. 


팀장의 메일에는 14일의 격리 안내, 그리고 IT팀 지원 내용들이 들어있었어요. 싱가포르에 도착하자마자 14일의 self quarentine 및 Work from home를 제안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한국 상황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수순이겠죠? 사무실 분위기를 물어보니, 한국에 다녀오지도 않은 사수에게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지들 안부를 물었다고 하네요. 인구 비율로 보면 싱가포르가 높지만 절대 숫자 자체가 많은지라 걱정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하여 저는 설마 했던 2주간의 격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바깥출입을 삼가고 집에 머무르면서 유심히 건강 체크를 할 계획입니다. 다만, 조금 억울하기도 해요.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간 한국이 아닌데,,, 싱가포르가 더 위험했다고! 그랬는데 위험한 존재가 되어 컴백하다니 전혀 제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으니까요.


동남아로 가는 하늘 편이 서서히 막히고 싱가포르도 운행 편을 줄이는 지금, 상황이 종결될 때까지 조용히 가만히 집에서 일만 하는 착한 임플로이로 이주를 보내야겠습니다. 이렇게 다짐을 하고 재택근무 1일이지만 정말 개미라도 마주 보고 이야기하고 싶을 지경이네요. 어서 저의 건강함?을 인증받고 회사에 나가 동료들과 떠들고 싶습니다.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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