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 8시에는 베란다에서 박수를 쳐주세요

다같이 코로나를 이겨봅니다.

by Mel

멜입니다.


올해 들어 지겹도록 들었던 코로나, 한국은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다고 하는데 봄 날씨는 안녕하신지요? 뉴스를 보니 봄놀이를 즐기시는 분들이 여기저기 많이 늘어나는 것 같은데 경계를 풀지 말고 마지막까지 조심하여 잘 보내드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뭐든지 1등을 하고 싶어 하는 싱가포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루에 확진자가 1,400명을 넘어가고 있어요. 4월 20일 기준으로 총확진자는 8,014명에 사망자는 11명이네요. 인구가 한국의 10분의 1 정도라고 생각하면 하루에 1만 4천 명이 늘고 있는 거예요. 상상이 가시나요? 벌금국가답게 마스크 안 쓰면 무조건 300불, 1미터 안전거리 유지 못해도 300불입니다.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기숙사에서 옹기종기 모여사는 노동자들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첫 케이스를 발견한 후 거의 모든 기숙사에 전수조사가 들어갔고 이 때문에 천 단위로 하루 확진자가 급증하는 거라고 하지만 안심이 되지는 않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번, 식료품 쇼핑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예 문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렇게 조심해도 몇몇 무감각한 사람들로 인해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어요. 무리해서 강행한 개학, 그 이후로 다양한 클러스터를 통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이른 시기에 방역을 느슨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는 있지만 또 싱가포르답게 정부의 지침에 대부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2달이 넘어가네요.


베란다가 없었으면 답답해 쓰러졌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하루 종일 밖이 내다보이는 거실에 앉아 일을 해서인지 나름대로 또 적응이 되더라고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요. 거의 모든 집에서 베란다를 활용하는 것이 보입니다. 아예 식탁을 내다 놓고 앉아서 하루 종일 소일거리를 하시는 노부부, 틈만 나면 나와서 스트레칭을 하시는 아저씨 모두 베란다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을 거예요.



이곳 싱가포르에서는 몇 주 전부터 월요일 8시만 되면 베란다에 나와서 난간을 쳐대고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고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국가 대항전에서 골을 넣었을 때 함께 환호하는 것처럼요.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매주 이 사태가 계속되니 궁금해지더라고요. 알아보니 '손뼉 치기 캠페인'이더라고요.



방역 최전방에서 시민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시는 분들,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 등 코로나로 인해 더 위험해지고 더 바빠진 분들을 위해 잠시 박수를 보내는 캠페인입니다. 우리에게는 많이 생소한 문화죠? 싱가포르에서 10년 이상 산 영국인의 아이디어가 좁은 나라답게 순식간에 퍼져서 이 시골 동네에서도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네요. 다 같이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나가자는 사람들의 염원도 담겨있는 것 같아요. 옆집 아이들도 정말 열정적으로 난간을 두드리셔서 조금 신경질이 나긴 했지만 속 뜻을 알고 나니 고사리 손으로 사회 캠페인에 동참하는 큰 애의 모습이 상상되면서 또 엄마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기숙사의 노동자 분들의 전수 조사가 일단락되고 나면, 싱가포르도 어느 정도 잡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지만 5월 3일까지로 예정된 정부지침은 조만간 2주 정도 연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5월 중순까지 모든 사회활동이 금지되겠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잡았으면 좋겠네요.


모두 건강하게 치알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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