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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청춘 Dec 24. 2015

요즈음 가슴에 그리움을 안고 산다.

Nick DeCaro - Caroline No

요즈음 가슴에 그리움을 안고 산다. 과거의 여인이니 떠나간 사랑 같은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다. 그냥 막연한 그리움이다. 아니어쩌면 그것은 나에 대한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시간을 비우고 일을 비우고 사람을 비웠을 때 만날 수있는 나의 모습. 그렇다. 말랑말랑하며 예민하며 약간은 우울한나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마음이 없어서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으로서의 나, 회사간부로서의 나가 아우성을 치기에 그 “나”는 다음으로 만남을미룬다. 늘.


음악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앨범들을 듣고 또 들어도 들어야 할 앨범들이많다. 특히 연말에 더 그렇다. 해가 바뀌기 전에 쌓인 앨범을다 들어야 한다. 그해의 앨범을 되도록 많이 들어야 한다는 쓸데 없는 책임감에 사로잡힌 순간 음악 감상은남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이 된다. 


오늘도 이래저래 마음 쓰이는 일이 많아 괜히 불안에 사로잡히는 밤. 마음먹고 지난 음악을 들어본다. 닉 데카로의 1969년도 앨범 <Happy Heart>에 수록된 “Caroline No”가귀에 들어온다. 원래 비치보이스의 앨범 <PetSound>에 수록된 곡을 노래한 것인데 대중적인 이지리스닝 사운드를 추구했던 닉 데카로답게 원곡의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그러면서 조금 더 대중적으로 살렸다. 


단조로운 피아노 위로 흐르는 닉 데카로의 보컬을 들을 때마다 나는 이 곡을 쳇 베이커가 노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상상을 하곤 한다. 그러면 아마도 “My Funny Valentine”에버금가는 인기를 얻지 않았을까? 

이 곡을 들으며 밤을 느낀다. 그리고 나를 만나는 시간을 상상한다. 가는 시간이 아까워 괜히 잠을 자지 않는 나를, 하릴없이 낯선 동네를돌아다니는 나를 만나는 시간. 


“Could I ever find in you again

The things that made me love you so muchthen

Could we ever bring 'em back once they havegone

Oh, Caroline no”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 밤이다. 자야 할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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