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의 시달리던 상태에서 조금의 여유를 맛볼 수 있었던 2주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었다. 나의 미래가 달라졌을까? 조금의 변화도 없다. 다만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나의 마음속 조급함을 내려놓으니 삶의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쉬는 것에 조금은 적응한 듯하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힘이 생겼다. 그렇게 지난 이직의 실패를 거울 삼아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에 신중하게 준비를 하려 한다. 준비 첫 번째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려고 한다.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 말이다.
그렇게 첫 번째로 만나게 된 사람은 스타트업 CTO(회사의 기술개발 전체를 담당하는 총괄 책임자)였다. 운이 좋게도 아내 친구의 권유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 젊은 시절 나와 비슷한 커리어를 갖고 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스타트업 CTO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나에게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첫 번째, 두 번째 회사에서의 대기업 개발자의 역할은 나와 비슷했다. 그리고 들으면 알만한 회사의 스타트업 CTO를 역임했고 지금은 새로운 회사의 재직 중이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나의 상황을 이해할 것만 같았고 조언을 해줄 만하다고 생각되어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의 질문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로 대기업에서의 45세 이후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
그분에게서 나온 첫마디는 지금은 45세 이후의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이었다. 만약 자신이 계속 대기업만 고집했다면 나와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을 했다. 그분 또한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업을 선택하기까지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그 또한 미래가 보이지 않기에 '3년 동안의 시간 동안 도전해보고 되지 않을 경우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가겠다'며 아내를 설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여러 스타트업을 경험함으로써 성장뿐만 아니라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고 했고 오히려 지금 그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서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지금, 이 시점이 나에게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최고의 상황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의 변화에 따라 조금은 긍정적인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게다가 나는 그분보다 상황이 좋은 것 같다. 응원해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아내가 있다는 점 말이다. 나의 도전에는 늘 걱정이 먼저지만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던가.
두 번째로 성장 없이 회사일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분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대기업이란 곳은 사람도 많고 업무의 범위도 굉장히 작을뿐더러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체계 또한 많이 있다. 또한 동일한 업무를 제 시간 안에 끝내는 사람보다 오전에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보내고 야근을 하면서 일을 끝내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업무의 속도나 효율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 사람들이 인정받는 상황들. 도저히 이해하려고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큰 회사에서 인정받는 방법이 그것이라면 그렇게 인정받고 편하게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긴 하다. 이 때 사람들은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니 나는 잘하고 있다'라는 큰 착각 속에 빠지기 시작한다. 성장이 멈춘지도 모른 체 말이다.
그렇기에 성장을 원한다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꼭 스타트업이 아니어도 말이다. 다만 스타트업은 대기업처럼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체계가 잡힌 곳도 아니다. 그렇기에 스스로 업무를 찾아야 하고 새로운 것을 빠른 시간 내에 추진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고 한다. 대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지만 성장에는 당연히 힘듦이 따라오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고 한다.
세 번째로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가는 것에 대한 의견.
이 질문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스타트업을 추천하셨다. 그분이 스타트업에 있어서 일 수도 있겠지만 성장을 원한다면 스타트업으로 가는 것이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 뿐더러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시장의 반응에 따라 새로운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기에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윗사람에게서 내려오는 수직적인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의 생각을 상품에 반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음에 추천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을 무작정 가라고 하진 않았다. 본인의 성격, 기질에 따라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본인이 스스로 업무를 찾아가는 사람에게 조금 더 스타트업에 맞다고 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 사람이었을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성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업무 하는 것을 좋아했던가?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나는 새로운 업무 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성장하고 싶어 한다. 보통 회사를 다니면서 기존에 하고 있던 업무 하기도 바쁜데 새로운 업무를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 이유는 새로운 업무를 맡으나 맡지 않으나 월급은 같기 때문이다. 그때는 몰랐다. 새로운 업무가 나의 커리어가 되는 것인지를.
그렇게 나는 조금 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결심한다. 그러나 아직 내가 도전할 곳이 어딘가인지는 고민 하는 단계이다. 나에게는 아직 시간의 여유..? 여유가 있다는 표현은 그렇지만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질 것이다.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IT 기업을 갈 것인지, 아니면 스타트업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회사이던지..
다음 글에는 비대면 상담사와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의 글을 작성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