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12~13주 차이면서 입사 전 1~2주 차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수십 번의 면접을 치르고 출근을 다시 앞두고 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분명 아무 생각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불안장애 환자로 돌아갔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으로 가득 찬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다. 왜 그만큼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월요병이 있는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나의 아내와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만큼 행복하지 않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이 외에 내마음 속 한 구석에는 새로운 회사에 대해 부담과 걱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회사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부담감', '잘하지 못한다면 어떠할지', '경력직으로서의 실력이 부족하다면' 등 여러 가지 감정들로 인하여 불안이 증폭되기 시작한 지금이다.
불안이 증폭되기 시작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내 몸은 곧바로 헬스장을 찾았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흘렀을까? 입에서 나오는 거친 욕과 함께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감은 그 어떤 걱정과 불안도 사라지게 만든다. 자신감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어 내고 긍정적인 생각은 새로운 회사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기대할 수 있게 생각을 바꾼다. 얼마나 즐거운 출근이 기다리고 있을지(?).
이제 내일이면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게 된다. 대기업만 다녔던 나에게 스타트업 회사에 적응하는 길이 쉽지 않음을 분명 미래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 그 어떠한 환경에도 잘 적응했었고 쉽지 않은 일 또한 잘 해냈었다. 그렇게 나는 또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나선다.
3개월 전 다시는 그 어떤 일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잠식되어 불안 속에 살았던 나였지만 지금은 출근을 앞두고 있다니 우스운 일이다. 그렇게 힘들고 죄책감을 갖고 생활한 것이 너무나 아쉬운 3개월. 이번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서 심사숙고한만큼 앞으로 좋은시간이 분명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굉장히 평범하고 보통적인 사람이다. 남들과는 다르게 3개월 휴직도 해보았고, 계획없이 퇴사도 해보았다. 계획적인 나에게 불투명하게 흘러가는 앞날에 대처하며 느끼게 된점이 하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