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방법.

20대가 말하는 당신이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이유와 잘찍는 팁.

by 밥먹는기획자

오늘 3년 전 구입한 L사의 외장하드 1 테라짜리 녀석이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총 780기가의 자료를 책임지던 아주 기똥찬 녀석인데요. 이 녀석이 언제부터인가 시들시들하더니 불안해서 AS센터에 점검을 보냈었어요. 제가 불안해했던 이유는 딱 한가 지랍니다. 그동안 찍어온 사진들을 잃게 될까 걱정을 했던 거예요. 안전합니다 이젠

오늘은 제가 사진을 찍는 이유와 함께, 진중한 "추억"이 아닌 모두가 가지는 '기억'을 '사진'으로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도 사진 찍은진 4년 차이지만, 끊임없이 배우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2014년 여름, 전주 덕진공원 연꽃

기계는 상관없어요, 얼마나 '기록' 하느냐가 중요해요. 저는 공기계를 포함해서 3개의 핸드폰과 DSLR 한대를 보유하고 있어요. 물론 똑딱이 디카 2개가 있으나 제습함에서 고이 보관 중이고요. 기계는 상관없어요, 고 퀄리티요? 공모전에 제출하실 거 아니잖아요. 우리가 그때 그 일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기 위한 요소일 뿐이지 어떠한 이득을 위해 찍는 사진이 아닌 이상, 가볍게 찍어도 좋을 거예요. 이것 저것 찍어보세요. 버튼 하나 누르면 돼요.





전주 덕진공원 다리입니다. 덕진공원의 랜드마크인데, 곧 철거된다고 합니다.

한 장의 사진이라도 '기록'이 된다면. 전주 덕진공원의 터줏대감 연화교가 안전진단 이하 등급을 받고 철거된다고 합니다. 지나가다 가볍게 찍은 사진 한 장이 후대에 과거를 기억하게 해 주는 기록물이 될 수도 있고, 이는 과거의 사람들이 과거를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사진 한 장이 될 수 있는 거죠. 본 사진은 가볍게 찍은 사진이 절대로 아니지만 (땀뻘뻘흘려가며 찍은..) 내가 생각하고 작정한 뒤 찍은 사진 한 장이 미래에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이 덕진공원에서 오리보트 타며 연애를 하시고, 결혼사진을 여기서 찍으셨더라고요.





"매직 아워"를 아시나요?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가장 좋아하고 욕심내어하는 시간이 매직 아워 시간대예요. 해가 질랑 말랑, 노을이 질랑 말랑 할 때 사진이 가장 품격 있고, 깊은 느낌이 나게 되어 욕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 가볍게 생각해봐요. 퇴근길, 혹은 석식을 먹고 교실로 들어갈 때 저 언덕 너머로 보이는 하늘의 경계선에 걸쳐있는 태양 하나가 보여주는 분위기란, 수천 장을 찍어도 부족할 만큼 가치 있잖아요. 퇴근길을 공략해봐요.





미래의 국가대표가 될 인물들 전북현대 U15팀 김제금산중학교 축구팀


서울생활 2년을 정리하고 마지막날, 아는 누나와 마지막으로 있었던 강남의 한 카페 풍경

일부 어린이들의 경우 뱃속에서의 일들을 기억하곤 한데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하루" 편에서 언급)

사람은 지나온 일들을 잊는 게 아니라, 잠깐 서랍에 접어서 넣어놓는다고 해요.

그 기억, 추억들을 다시 꺼내기 위해선 찾아야 하는데

사진이 컴퓨터로 따지면 기억저장소의 컨트롤+F 인 셈이죠.

사진이 이렇게 좋습니다. 정말 좋아요. 사진을 찍으면 과거를 한층 더 깊게 기억할 수 있어요.



사진을 찍으면 힐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은 가장 아름다운 데코레이션이 됩니다. 저는 가을이 되면 행복합니다. 물론 겨울 설경 사진도 몇 장 있지만 글이 길어질까 봐 짧게 써보려고 해요. 가을은 참 좋아요. 하늘이 맑기 때문이죠. 사진도 정말 깔끔하게 나와요. 특히 비가 내린 뒤 찍은 사진은 최고의 사진이에요. 흐린 날 찍으면 무리가 있겠지만, 맑았다가 갑자기 내린 소나기 뒤 날씨는 온갖 미세먼지들이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렌즈에 보이는 피사체들도 깔끔하게 보입니다. 인위적으로 조명을 설치하고 찍는 사진이 아닌, 햇볕 아래 자연이 함께한 사진을 찍어보신다면, 우울할 때 바탕화면으로 딱 해놓으면 기분이 환해집니다. 참 좋아요 사진이 이렇게



눈에 보이는 장면이 곧 사진이라는 생각입니다.



항상 주변을 둘러보면서,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본 사진은 제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2013년 당시 하던 활동의 워크숍 기간 중이었고 우연히 뒤돌아 봤을 때 보였던 뷰를 그대로 찍어봤어요. 삼례 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본래 얼굴이 보이는 사진이지만, 어둡게 조정해 봤어요. 아이가 아버지를 보고 웃는 얼굴이 그려지지 않으시나요? (사실 걸어오는 꼬마숙녀분의 실제 아버님은 뒤에 계신 분입니다ㅎㅎ)



저는 로또가 된다면 가장 먼저 할머니부터 할아버지, 첫째 둘 때 셋째 넷째 모든 가족들을 찍은 사진을 가족마다 큰 액자와 함께 모든 사진을 출력해보고 싶어요. 수천 장이기에 학생 신분으로 출력하기엔 무리가 있죠. 요즘 사진을 인화해서 보는 것도 참 맛깔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날로그 사진에 대해서도 업로드해볼게요.






사진 별거 아닙니다. ( 찍는 게 별거 아니라는 게 아니에요)


내 눈에 예뻐 보이고 멋있어 보이는 그 장면을 찍으시면 그 사진은 나에게 멋지고 예쁜 사진이 되는 겁니다.


사람의 눈도 하나의 카메라 렌즈예요.


뇌가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각막으로 찍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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