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 투병 12년, 관해 판정까지 써내려 온 글들의 효과.
2002년 겨울 온가족이 빠르게 지나가는 밖의 풍경을 보며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있습니다. 12년 전 겨울 초등학생이 어깨에 지고 가기엔 크나큰 짐이 있었는데요. 12년 전 저는 류머티즘 관절염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 이 지나고 중학교 2학년이 됐을 때 교내에서 진행되는 백일장에 참가하게 됐고, 떡하니 대상을 받게 됩니다. 그때 적어냈던 이야기는 처음 올라갔던 서울, 처음 보게 된 아버지의 눈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계기로 꾸준히 글을 써 내려갔고, 작게는 교내 수상부터 크게는 단체장 상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넌 애늙은이야 무슨 애가 어른 같으냐' 20살 때부터 지금까지도 들어오는 소리입니다.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남들과 달리 지난 12년 동안 온갖 병마와 싸워왔고 그 투병 때문이지 나이에 맞지 않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게 됐답니다. 애늙은이로써 열심히 살아왔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기록했습니다. 열심히 글을 써왔어요.
첫 번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성인이 된 후 지금까지 작게 작게 다이어리를 써오고 있어요. 서울에서 전주로 다시 내려 올 때 붙였던 택배 영수증 하나 하나도 붙여놓고 기록해놨습니다. 이유는 하나예요. 어떤 사람이든 처음 행하는 일에 대해 실수를 하게 됩니다. 물론 완벽주의자처럼 100% 완벽하게 실행하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종종 실수를 하는 편이라죠. 사진은 서울생활 2년을 마치고 자칭 마케팅을 몸소 체험한 사람이라며 자신했던 제가 어느 날 전주에서 자만의 결과로 마케팅에 대한 실수를 범하게 되어 알라딘에서 마케팅 서적이란 서적은 죄다 구매해서 며칠 밤을 메모하고 기록했던 사진입니다. 이때 적어내려 간 내용들은 다이어리 한구석에 아직도 있고 시간 있을 때 한 번씩 훑어보곤 해요. 글을 쓰는 이유는 '기록'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한 일기도 기록이고 훗날에 본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내용이 있기 때문이죠.
두 번째, 좋은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기 위함입니다. 사실 저는 좋은 기억보다 힘들었던 기억이 많습니다. 밖에서 지낸 시간보다 병원에서 지냈던 시간이 훨씬 많았고, 지금은 MRI 기기나 CT 기계에 들어가면 몸에 경련이 오고 숨을 쉬기 힘든 폐쇄공포증을 겪기도 합니다. 어릴 적 수도 없이 빙빙 돌아가는 기기에 들어간 트라우마 때문에 답답한걸 싫어합니다. 집에서도 창문 닫혀있는걸 정말 싫어해요. 하지만 이젠 그렇게 힘들 때 좋은 일들을 생각합니다. 단순히 사진으로 그 일들이 다 기억난다면 거짓말이에요. 종이로 적어놓고 크게는 온라인 메모장에 메모해놓곤 한 번씩 보곤 합니다. 글쓰기는 좋은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준답니다. 어릴 적 그림일기 다들 써보셨죠? 자신컨데 그 그림일기 한번 보신다면 유치원때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실 거예요.그런 효과입니다.
학창 시절 백일장에 다녀온 뒤론 온몸에 힘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글을 써 내려갈 땐,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에 대한 감정을
진중하게 집중해서 썼기 때문인데요.
글을 쓸 땐 적어도 '진심'을 다해서 써야 한다 생각합니다.
수필은 '거짓' 이 아니에요. '진실'이니까요.
세 번째, 그 좋은 기억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니까요. 짧은 이유입니다. 하루를 힘들게 보내더라도 글을 쓰면서 좋은기억과 나쁜기억이 확실하게 나뉘어지게 되고, 결국 그 나쁜 기억들도 좋은기억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좋은기억을 떠올리면서 지나온 힘든 일들도 추억으로 바꿔주는게 글쓰기의 매력이 아닐까요?
넷째,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이라 생각했던 이야기들은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가장 핫했던 해는 21살 때일 겁니다. 하루 2시간도 못 자고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경기도까지 돌아다닐 정도로 많이 바빴던 한 해였고, 가장 많은 걸 배우고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났던 한 해였기 때문이죠. 우연히 시작했던 블로그 하나둘씩 썼던 저의 이야기들은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위치로 저를 올려줬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그 기록으로 약 79만 명분들께서 다녀가 주셨는데 하루 수만 명이 오는 파워블로거를 꿈꾸기 보다는 어쩌면 소박한 공간에 한명이라도 공감해주는 점에글쓰기에 매력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다섯 번째, 단순한 글자 하나 하나가 복잡한 미래의 이정표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글쓰기를 좋아했고 , 시대가 변하고 나만의 공간에 글을 써 내려가면서 만난 인연들과 기억들은 혼란스럽던 저의 미래에 큰 이정표가 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단순하게 보이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글쓰기를 즐겨하지 않았다면, 블로그를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 시나리오 공부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는 과거에 인류가 불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미래가 어떻게 바뀔까?라는 생각처럼 저에게 글쓰기란 대단한 존재가 됐답니다. 어쩌면 영화 나비효과처럼 글쓰기를 시작조차 안 했다면 지금 저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도 안되네요.
예전에 사진 관련한 글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글쓰기도 같습니다. 길게 쓸 필요도 없이 단어 하나 적어놓고 '기록'해 놓는다면
분명히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분명히 훗날 미래에 대한 이정표가 되어줄 거라 자신합니다.
지금 쓰는 이글도 기록이고, 글쓰기의 하나이니 저는 또 기억하고 공부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