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었던 방 정리, 그리고 하루하루를 지내기까지..
아빠. 다녀올게요
명절에 봬요
1월 말, 드디어 서울에 올라갔다. 아니 올라왔다. 지금은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빨리 고향에 내려와 있지만, 저장용으로 몇몇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써봐야겠다.
3년은 절대로 짧은 시간이 아니다.
정말 많은 게 변했다, 자주 다니던 김밥집부터 카페까지
심지어 길거리 벤치마저도 없어지고 길이 생겼다.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복학은 아직 멀었지만, 스파르타식으로 몸을 단련해야 했다.
그래서 일찍이 서울로 올라왔고, 하나둘씩 일정을 진행해갔다.
그렇게 첫 일정은 안산에서 친한 동생 녀석을 만나고 찜질방에서 밤을 샌 뒤
다름없이 서포터즈 면접을 보러 정부청사로 향했다.
합격이라는 목적도 컸지만, 진짜 대기업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기에 일찍이 도착했다.
뭐,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느낀 점이 많다.
올해 초 플래티늄 카드를 공짜로 만들 계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온 상품권으로 장을 보러 왔는데, 역시 쇼핑은 신난다.
생황용품 위주로, 2주간 버틸 제품들 위주로 장을 봤다.
그런데 물가는 여전히 비싸다.
대망의 방 정리
원룸텔 생활 시작
사실 그렇게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지는 않았다. 전주에서 온라인 오픈마켓의 대박을 알고 난 뒤
샴푸와 바디로션 등 무거운 생활용품들은 이미 구매를 해놓곤 방에 넣어놨기 때문이다.
정말 좁은 방이다, 좁아 보여도 나름 3번째로 큰방이다. 우체국 박스 11박스를 올려 보내곤, 정리한 뒤
2박스를 내려보냈다.
전세대란이다 뭐다, 원룸이 없다 그렇게 이야기가 나온다.
고시텔 생활만 해서 그런지 차라리 원룸, 고시텔이 낫다. 전기 새 걱정 안 해도 되니까.
(참고로 전기 먹는 하마)
정리 또 정리 , 정리해도 끝이 없었다. 그럴때마다 하나 하나 정해놓고 정리를 했다.
그랬더니 차츰 끝이 보이더라.
통장 정리를 하고, 가지고 있는 현금은 잔금 적금통장에 넣고..
방에만 있어서 지출이 없을 거란 내 생각은 철저하게 틀렸다.
이곳 저곳에서 지출이 발생하고 하루하루 빠져나가는 돈에 충격이 이만 저만 아니였다.
이제 올라가면 집 반찬 가지고 올라가니까 효율적으로 지내봐야겠다.
먹고 보자, 야 나와
어쩌면 사치일수도 있지만, 복학 전 마지막 사치를 부려보자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먹으러 다녔다. 두 끼를 굶고 한 끼를 사치를 부려보기도 했다. (뷔페) 근데 몸이 망가지더라 역시 끼니는 제떄 챙겨 먹어야겠더라.
백종원 씨가 다녀갔다던 마포 원조 떡볶이, 실질적으로 걸어서 30분 거리라 가볍게 다녀왔는데.
맛도 맛이지만 가격이 깡패다. 8천 원에 모든 메뉴를 먹을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틈틈이 맛집 공략을 해볼 생각이다. 전주에선 꿈도 못 꿀 일..
보일러가 돌아왔다. 정말 추웠던 한주였는데, 북극한파가 지나가고 이젠, 빨래를 널어놓으면 금방 마를 만큼
따뜻한 방으로 되돌아온 거다. 유독 피부가 예민해서 트러블이 자주 난다. 샤워할 때 만큼은 깨끗한 물을
몸에 접하고 싶어서, 필터와 호스를 새로 구매했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작은 원룸텔 방을 온전하게 나만의 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를 손봤다.
덕후라고 하기보단 작은 원룸텔에선 미니언이 유일한 친구..
2주 동안 내가 느낀 건 이렇다.
- 서울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신 차려야 한다
-서울에서 뭘 해 먹고살아야 할지 생각하고, 실행하자.
-겁먹지 말고 계획을 세웠다면 실행하자.
-밥은 제때 먹자
단골이 많은 음식점은 이유가 있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맛이 있거나, 양이 많거나
그런 단골집을 몇 군데 찾아놨다(한 곳은 원래 다니던 곳)
이제 명절 보내고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무섭기도 하지만 도전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