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ting city Jun 16. 2019

Words Without Music

2017년 10월 -『음악 없는 말』

『음악 없는 말』은 2015년 미국에서 출간된 필립 글래스Philip Glass(1937∼ )의 자서전 “Words Without Music”을 번역한 책으로, 그의 음악 세계가 통과해 온 여러 결합과 시도는 물론 치열한 삶의 궤적을 그려낸 자화상이자 회고록이기도 하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이자, 현대 미니멀리즘 음악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필립 글래스는 전위적인 오페라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해변의 아인슈타인>, <미녀와 야수>를 비롯해 <사티아그라하>, <아그나톤>을 차례로 발표해 성공을 거뒀다. 영화 <쿤둔>, <디 아워스>, <일루셔니스트> 등의 음악을 만들었으며, 스스로를 ‘고전주의자’라고 부르는 만큼 서양 고전 음악의 화성악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 인도 음악을 비롯한 비서구 음악을 접목해 다채로운 스타일을 확립했다. 


당대 누벨바그 영화, 실험 연극계와도 깊은 인연을 맺으며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을 계속해나갔다. 그의 음악 세계는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핵심적인 리듬과 선율이 반복되는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음악으로, 글래스는 이 책에서 “내 음악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그저 시종 반복되기만 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내 음악을 들어줄 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변화”라고 썼다.


이 책에는 그가 음악 세계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접했던 음악, 교류한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 이외에도 예술적 삶과 생계에 대한 고민과 철학이 함께 녹아있다. 먹고 살기 위해 철강 공장, 이삿짐센터 등에서 일하고 배관공, 택시 운전사로도 일한 그는 노동과 음악 작업, 예술을 별개로 분리하지 않고 생활로 여겼다. 그는 이런 상황을 난처한 것이나 결여라고 여기지 않고 외려 현실적인 태도로 낙천적으로 받아들였다.


필립 글래스와 <스토커>의 영화음악을 함께 작업한 박찬욱 감독은 “필립 글래스는 우리 시대의 모차르트다. 그의 세계는 늘 비슷한 듯 다르고, 계속 반복하면서 끝없이 발전하는, 중독과 최면의 메커니즘에 의해 저절로 증식하는 거대한 숲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음악 없는 말
지은이 필립 글래스

옮긴이 이석호

출간 정보 프란츠 / 2017-09-27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를 응시하기, 오즈 야스지로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