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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멜트 May 12. 2021

성큼성큼 걷기

두려움을 이기는 나만의 방법

<빅매직>에서 용기 부분을 읽고 최근 나의 사례를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기업이나 기존 업태에 의존하지 말고 영상 프로덕션까지 우리가 직접 해나가는 '생태계 교란종'이 되어야 한다는 글을 발행했었다. 나로서는 나름의 다짐으로서 발행 한 글인데 신기하게도 얼마 뒤, 회사로부터 팀 멤버의 선공개곡 영상을 직접 제작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 팀 멤버의 다음 앨범 콘텐츠에 대한 기획 회의 중

- 12일 뒤 선공개곡과 함께 공개할 영상 필요

- 기존 외주를 맡겼던 영상 팀은 타이틀 곡 영상 제작을 맡은 상황

- 타이틀 곡 영상 콘셉트는 나와 팀 멤버가 기획해 가져옴

- 기존에 앨범 제작기, 리릭 비디오를 내가 직접 만들어 업로드 했었음

- 내가 영상 제작 욕심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한 회사 쪽에서 선공개곡 영상 제작을 제안


사실 나로서는 전문적으로 영상제작을 해본 적은커녕 카메라도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었고, 혼자 그 모든 것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나 나는 이 기회를 통해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고 나름의 자신감도 있었다. 또, 회사 측이 영상제작에 관여하려는 날 시험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담담히 제안을 수락했다. 


'네, 해보죠 뭐.'


겉으로는 담담히 수락했지만 그날부터 지옥 같은 하루하루가 시작되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일단 할 줄 아는 것부터 해보자는 생각에 기획을 시작했다. 기획을 위한 툴 (웹사이트)를 찾아 무드, 레퍼런스, 장소, 스케줄 등을 정리해 시작화했다. 모든 것이 다 처음이라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 그 키워드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촬영 장비를 준비하는 것을 예로 들면,


- 장비는 어디서 빌려야 하는가?

- 어떤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가?

- 대여 시 필요한 서류가 있는가?

- 장비의 사용법과 설정은 무엇인가?


이렇게 장소 섭외, 촬영 프로세스, 편집 과정 하나하나 알아야 할 것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나는 정보를 찾는 것 하나는 자신이 있었다. 촬영일 전까지는 깨있는 시간 내내 정보를 찾으며 만발의 준비를 했다. 그렇게 기획과 자료조사 등 프리 프로덕션에 일주일 이상을 투자한 뒤 대망의 촬영일이 되었다.


촬영은 하룻 밤동안 진행했는데, 심지어 그날 나는 오전부터 밤까지 아르바이트를 한 뒤였다. 그날 아침 나는 정말 오랜만에 기도를 했다.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기를,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해내기를, 준비한 만큼 해낼 수 있기를.'


다행히도 촬영은 별 탈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 날 도와준 친구들이 많은 힘이 되었다. 남은 사흘 동안 거의 자지 않고 편집을 끝냈고 (회사와 약간의 마찰이 있긴 했지만.) 우리가 의도한 대로 꽤 근사한 영상이 나왔다.




<빅매직>에서는 두려움과 함께 해야 함을 받아들이되 그에게 결정권을 주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 내가 이번에 사용한 방법은 '성큼성큼 걷기'이다.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가 창조적인 길을 걸으려 할 때 온갖 협박과 감언이설로 우리를 뒤흔든다. 그럴 때 카운트 다운을 세고는 성큼성큼 나아간다. 

"3, 2, 1, go!" 

그 후엔 그저 일에 흐름을 맞긴 뒤 해나가면 된다. 성큼성큼 당당하고 힘차게. 두려움은 내가 주춤거리기만을 바라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두려움이 반응조차 못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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