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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멜트 May 01. 2022

Director's commentary (1)

1. Laune - not your fault

https://youtu.be/oBGmhdATyYw


사랑의 평형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얼어 있던 마음은 누군가에 의해 녹고, 흐르고, 달궈지고, 기화한다.

이윽고 얼어 있는 마음 곁에 달라붙어 응결되고, 얼어붙는다.

비가 바다가 되는 것처럼,

아침이 밤이 되는 것처럼,

사랑은 각자의 시간을 따라 흐르고 변화한다.

누구의 잘못 같은 것이 아닌 그저 현상임을

과거, 현재, 미래를 지나는 모든 사랑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 곡의 감정을 따라 그저 푸티지를 자르고 붙일 뿐이었다. 

딱 한 가지 신경 쓴 점은 하늘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것.


아티스트와의 작업에 있어서 그들의 의사를 모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티스트로서 협업했을 때, 표현의 제약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작업은 수많은 제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런데도 불평 없이 믿고 함께해준 Laune에게 무한감사를.


2. Laune - Tearing Down


https://youtu.be/kV3vsle10BE


한 조각에 젠가는 무너진다. 


-건물의 기둥이 그러하고 바퀴의 린치핀이 그러하다.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나를 나로서 있게 하는 '어떤 한 조각'이 빠져나가는 순간 마음의 수평은 기울고 모든 것이 무너진다. 모두에게 그런 순간이 있다. 누군가의 날숨에서 시작된 작은 떨림이 몸속을 타고 증폭된다. 외줄 타듯 출렁이다 이내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부서지고, 깨지고, 산산조각 난다. 


- 걷는다는 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다. 의식적으로 행하지만 한없이 무의식에 가까운. 그런 동작조차 멈추는 순간이야말로 인간이 무너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 서서. 건물이 주저앉듯이.


- 처음엔 원테이크로 기획했다. 하지만 외부 촬영 여건상 통제 불가능한 요소가 너무 많았고 시간과 예산의 한계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컷을 추가했는데 같은 신을 이어 붙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배경만 변하도록 점프컷으로 연출했다. 비록 두 컷뿐이지만 곡의 극적인 구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 곡 끝에서 laune가 주저앉는 장면은 의도적으로 잘라냈다. 보이는 건 그의 몸이 무너지는 것이지만 우리는 상상을 통해 그의 마음이 무너지는 모습도 결합하여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사실 이때부터 1인 제작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외부 작업에 앞서 팀을 꾸려야겠다고 다짐했다.


3. 그대는 어떤가요

https://youtu.be/LUs0DQuHRbQ

파도에 밀려온 추억, 물보라에 실어 보낼 이별.


- 촬영 때 구도 욕심을 내다 카메라가 침수되었다. (수리 불가 판정) 외주는 중단했고, 개인작업을 위해 아이폰 13 pro를 들였다. 2호기를 들이는 게 작업 결과물에 더 좋았을진 모르겠지만, 아이폰 덕에 개인 작업량 자체는 확실히 늘었다. 다양한 카메라 무빙을 익힐 수도 있었고. 물론 후지카메라의 사진 색감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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