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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광어 Apr 08. 2021

패션 커머스 찜하기 기능 비교

에이블리가 다른 앱보다 편리한 이유

내가 가지기엔 싫지만 남 주기엔 아까운 사람. 쇼핑에도 그런 관계가 있다. 지금 당장 장바구니에 담아 결재할 만큼은 아니지만, 이대로 지나치기엔 아쉬운 아이템들이 있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살짝의 제스쳐로 이런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다. 하트 버튼을 누른다는 말이다.  오늘은 보세 패션 플랫폼의 Key player인 브랜디와 에이블리, 그리고 지그재그의 찜하기 기능을 비교해본다. 




보세 패션 플랫폼의 찜기능 고도화


찜하기 기능은 패션 커머스에서 특히 고도화되어있다. 쿠팡은 하단 바에 장바구니 탭이 있다.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는 장바구니 대신 찜 탭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진짜로 살 물건을 담아두는 장바구니는 우측 상단에 작은 엔트리로만 제공한다. 왜일까? 찜하기 기능이 사용자의 패션 쇼핑 경험에 두가지 니즈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1. 콘텐츠로 상품을 소비하는 이들을 위한 북마크


쇼핑은 일이 아니다. 할 일 없을 때, 출근길에, 밤 늦게 침대에서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스낵 콘텐츠와 같다. 고객은 쇼핑 도중에 바쁜일이 생기거나, 이제 지하철에서 내려야 한다거나, 이제 진짜 자야 할 시간이 온다면 미련없이 앱을 나간다. 그래서 이커머스 기획자들의 소명 중 하나는, 사용자가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서 하던 고민을 마저 하고 편리하게 결제까지 완료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찜기능은 중요하다. 사용자가 마음에 들어서 찜해두었던 아이템들은, "내가 무엇을 사야되더라? 어떤 상품을 봐뒀더라?" 하는 의문을 해소해줄 수 있는 북마크 역할을 한다.


2. 최종 장바구니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쇼핑이란 결국 수많은 옷들 중에서 가장 퍼펙트한 아이템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교 과정에서 사용자는 자신이 찜해놓은 아이템 목록을 활용한다. 자신이 찜한 옷들을 대상으로 가장 가격이 합리적이고, 구매평이 좋은 옷으로 구매한다.


필자는 역시 보통 쇼핑 앱에서 빠르게 옷들을 스캐닝하며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옷에는 전부 좋아요를 눌러둔다. 그 뒤 찜 탭으로 이동해 상품에 대한 디자인과 가격, 리뷰를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구매할 옷을 고른다.


찜 기능 Overview


이제 에이블리, 지그재그 그리고 브랜디의 찜 탭을 살펴보도록 하자. 세 서비스 모두 찜하기 탭을 하단 바에 위치했다. 레이아웃에 있어서 큰 차이점은 없어보인다. 다만 브랜디의 경우 찜 탭에서 찜한 아이템 뿐만 아니라 찜한 스토어 목록까지 볼 수 있다.



세 개의 앱을 모두 써본 결과, 찜하기 기능이 가장 고도화되었던 서비스는 에이블리였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서비스도 에이블리였다.  실제로 필자는 에이블리에서 상의와 치마를 구매했다. 찜하기 기능이 좀 더 디테일한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를 좀 더 분석해보자.


에이블리의 서랍 기능

: 분류를 통해 더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사실 앱 내에서 옷을 구경하며 하트를 누르다보면 찜 탭이 다양한 이유로 선택 당한 아이템으로 가득차기 십상이다. 이러다보면 어떤 옷이 정말로 내가 마음에 들고, 어떤 옷을 사야하는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에이블리의 서랍기능은 유저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하게 긁어주고 있다. 찜 탭 내에서 '원피스', '바캉스룩' 등 본인의 필요에 따라 아이템을 분류할 수 있는 서랍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각 서랍과 서랍 추가 버튼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큼직하다.




서랍을 추가해두면, 이후 서비스 내에서 찜 버튼을 선택할 경우 어느 서랍에 넣을지 선택할 수 있다.  찜 탭에서 서랍에 분류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좋아요를 누를 때마다 그때그때 분류가 가능하다. 유저는 초기 분류만 잘해두면 원하는 카테고리로 묶어서 비교하는 경험을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찜하기 버튼을 선택했을 때 원하는 서랍이 없을 경우를 위해 서랍 추가 버튼 역시 함께 제공해주고 있다. 이 케이스에서 서랍을 추가하면 상품은 곧장 이 서랍에 담긴다.




지그재그

: 어딘가 아쉬운 폴더 UX


지그재그 또한 에이블리의 '서랍'기능과 비슷하게 '폴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다년간 지그재그를 이용한 필자와 필자의 친구들 중 단 한명도 폴더 기능을 눈치챈 사람은 없었다.


필자가 에이블리를 이용하자마자 서랍 기능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던 이유는 디폴트로 '기본 서랍'을 제공하고 찜한 아이템을 보기 위해서는 이 서랍을 눌러야 하기 때문이었다. 또 서랍 추가 버튼 역시 눈에 띄는 우측 상단에 위치해 있다.


이에 반해 지그재그의 폴더 목록은 메뉴 상단에 위치해 있음에도 직관적으로 '폴더'나 '서랍'이 떠오르지 않는 타원형 버블로 보여주고 있다. (이마저도 폴더를 유저가 추가해야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폴더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우측 폴더 아이콘을 선택하고, 여기에서 다시 추가 버튼을 눌러야만 한다. 편리한 기능을 만드는 것 만큼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기획자의 임무다.


라스트핏: 서랍 내 상품 정렬 기능


에이블리가 최고의 찜하기 기능을 제공한다고 평가한 이유는 단순히 서랍 기능때문만은 아니다. 에이블리는 지그재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최종 구매를 위해 비교하는 과정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정렬 기능을 제공한다.


인기순이나 리뷰가 많은 순서 등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상품을 정렬해 최종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보세 쇼핑 플랫폼을 이용할 때 리뷰의 수를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생각한다. 에이블리에서 찜해둔 옷을 리뷰 많은 순으로 정렬하면, 리뷰가 없거나 적은 상품을 편리하게 걸러낼 수 있었다.


기능하는 UX와 공감하는 UX


혹자는 '장바구니'는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에 충실한 기능, '찜기능'은 사용자가 추구하는 목적에 공감하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찜기능은 장바구니와 달리 구매와 직결되지 않는다. 단지 잡지책을 읽듯 패션 아이템을 콘텐츠로서 소비하는 유저의 곁에서 그들의 감정을 캐치해 고민해낸 결과다. 구매는 거들뿐.


에이블리는 어떻게 사용자의 마지막 니즈까지 기능으로 제공해줄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건 에이블리의 초기 브랜드 스토리와도 관련이 있을 듯 하다. 에이블리는 온라인에서 인기있는 인플루언서의 코디와 스타일을 확인하고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내세웠다. 타겟 유저의 평소 쇼핑 습관을 관찰하면서 평소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고 이들의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던 이들의 습관을 에이블리에서도 구현해내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한끝차이가 바꾼 순위


편리한 UX가 에이블리가 지그재그를 제치고 1위로 올라가게 만든 장본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편리한 UX는  에이블리가 그동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단순히 마켓 입점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를 방증해줄 수는 있다.  앞으로 에이블리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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