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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광어 Jun 16. 2021

간편 페이 서비스 승자들의 성공 비결 분석

결제는 네이버 페이, 송금은 카카오 페이로 하는 한국인들!

현대인들은 가끔 기술이 바꿔버린 삶 이전을 그리워한다. 읽자마자 '1' 표시가 지워지는 카톡 이전의 문자 메시지 감성을 가끔 그리워한다. 실시간으로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이전의 싸이월드 감성을 가끔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립지 않은 삶도 있다. 친구에게 밥값을 보내기 위해 공인 인증을 거친 뒤 계좌 이체를 해야 하는 삶. 인터넷 쇼핑몰에서 골라둔 옷을 사기 위해 Active X 설치하고, 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하는,, 아찔한 삶. 핀테크 기업이 일구어낸 간편 결제, 간편 송금은 순식간에 우리의 삶을 바꿨고, 가장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든 서비스들 중 하나일 것이다.

쿠페이, 엘페이 등등 흔들리는 페이 서비스들 속에서,,  간편 결제 1위 네이버 페이와 간편 송금 1위 카카오 페이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걸까? 오늘은 네이버 페이와 카카오 페이가 어떻게 각각의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사업을 키우고 있는지 알아본다.


1. 네이버 페이


네이버 페이, 포인트 혜택과 스마트 스토어를 무기로 성장하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계좌정보를 스마트폰 앱에 등록해 비밀번호, 지문인식 같은 간단한 인증으로 간편하게 대금을 지불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의 1위는 네이버페이로, 2020년 기준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25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페이가 시장의 1등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2가지를 살펴보자.


(1) 네이버의 보물, 스마트 스토어


네이버페이는 스마트스토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1년 기준 현재 6만 5천개의 온라인 제휴처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시작은 스마트스토어의 결제 수단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스마트스토어 결제 화면


1000만명 규모의 이용자를 가진 45억개의 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페이를 경험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기본으로 1%가 적립되고, 해당 스마트스토어를 'MY 단골 스토어'로 지정해 구매할 경우 2%를 추가로 적립해주기 때문에 네이버페이의 초강점인 포인트 혜택을 체험할 수 있고, 추후 결제에도 네이버페이를 쓰고자 한다.

사실 네이버페이의 결합은 커머스 입장에서도 반갑다. 네이버페이로 간편 결제로 구매 시 번거로움을 줄여 고객 이탈을 막아 매출에 크게 기여한다. 또한 구매자가 구매확정을 누를 경우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이렇게 구매확정 속도가 빨라지면 판매자는 판매대금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


(2)혜택 끝판왕, 네이버페이 포인트


지금까지 네이버페이를 성장하게 해준 독보적으로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쇼핑할 때 네이버페이를 안쓰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네이버페이는 포인트 혜택을 굉장히 많이 제공한다. 실제로 네이버페이를 주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포인트 혜택이 많아서"가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간편해서다. 간편결제니까 당연히 간편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네이버쇼핑에서 검색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기본으로 1%가 적립된다. 만약 네이버페이에 포인트를 충전해 쇼핑할 경우 1.5%가 또 적립된다. 미래에셋과 제휴해서 만든 네이버통장으로 충전 후 결제할 경우 0.5%가 추가 적립되어 최대 3%가 적립된다. 여기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고객인 경우에는 4%를 더 받아서 최대 7% 적립이 가능하다.

상품상세페이지에서 포인트 혜택 노출 비중 비교


네이버 페이도 포인트 혜택에 반한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새다. 결제 화면에서 포인트 혜택을 유감없이 뽐낸다. 상품상세에 혜택 쿠폰 외에도 포인트 혜택을 6줄, 심지어 그 아래에 배너까지 활용해서 어필하고 있는데, 같은 오픈 마켓인 쿠팡, 옥션 등과 비교해봐도 그 비중이 훨씬 크다. 이로써 사용자는 더 합리적으로 쇼핑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주문서나 네이버 페이 본페이지는 물론 네이버 플러스에서도 포인트 적립 혜택을 내세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큰 혜택의 포인트와, 이를 잘 표현해낸 UI를 통해 네이버페이는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었다.


2. 카카오 페이


카카오 페이, Social Network 기반으로 간편 송금 서비스를 평정하다


카카오 페이가 늦은 시장 침투에도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모서비스인 카카오톡이 지인 기반의 네트워크 서비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종의 포인트 형식으로,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을 할 때에는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 페이 머니를 통해 송금이 가능하다.

이미 간편 송금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시장의 파이를 빼앗길 염려도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페이는 유저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돈뿌리기,사다리타기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있다. 특히 새로 개편된 '1/N 정산하기' 기능은 '총무' 역할이 송금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으로,  사용자 기반의 리서치를 통해 더치페이라는 행동양식을 a부터 z까지 돕고 있다.


1/N 정산하기, 송금 뿐만 아니라 수금까지 편리하게


기존의 간편 송금 서비스는 돈을 보내는 입장에서 편리한 기능이지만 돈을 받는 사람의 니즈를 충족할 수는 없었다. 카카오 페이는 단순히 송금이라는 기능으로 유저의 행동을 간편하게 만드는 것에서 넘어가, "정산"이라는 상위의 유저 행동 양식과 함께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게 되었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 송금하지 않았을 때 독촉하는 것도 여간 어색한 일이 아니다.


차수 추가하기 기능은 아마 정산하기 기능이 개편되면서 가장 총무에게 큰 가치를 주는 기능일 것이다. 이전까지는 총무가 여러 횟수의 결제를 한번에 했다면, 각 결제 금액에 대해 송금이 필요한 구성원이 다르다면 총무가 일일이 계산해야 했다. 1/N 정산하기 기능을 통해 차수를 추가하고 구성원을 편집하면 각 구성원이 송금해야 하는 금액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우측으로 스와이프해 차수를 추가하는 UX 역시 인상깊다.


또, 정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페이지를 제공한다. 송금이 완료되었는지, 완료되지 않았다면 어떤 구성원이 송금하지 않았는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고 미송금자에게는 알림을 보낼 수도 있다.

직접 '저번에 5000원,,, 보내줘^^' 보다 알림을 보내는 것이 수금자 입장에서 덜 부담스럽다.


카카오페이가 총무를 타겟으로 잡아서 얻을 수 있는 것


카카오 페이는 '1/N 정산하기'를 통해 도움을 주고 있는 대상은 총무이고, 이는 꽤나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이기도 하다. 총무는 다른 구성원의 송금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이들에게 편한 서비스를 만든다면, 다시말해 총무를 카카오톡 간편 송금 서비스에 락인한다면 돈을 보내야 하는 사람도 저절로 카카오 페이 서비스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 핀테크 기업, 왜 간편 페이 시장에 뛰어들었을까


이들은 왜 '간편결제, 간편송금'을 비롯한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을까. 1) 향후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락인과 2)데이터 확보라고 할 수 있다.


(1) 고객 락인을 통한 비즈니스 창출


전통적인 결제 시장은 보안 및 결제 수수료가 중심이었지만, 페이 서비스 강자들은 '사용자 편의 제공을 통한 소비자 확보'를 중심으로 접근했다. 자사 서비스에서 편리함을 느낀 고객은 해당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게 되며, 이 유저 기반을 활용해 또다른 사업에서도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카카오 페이가 카카오톡 사용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듯이.

예컨대 간편 송금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 페이가 이제 사용자의 모든 증권,자산도 자사 플랫폼에서 관리하도록 유도하고자 한다면 간편 송금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1/N 정산하기로 송금받은 경우에는 자동으로 내가 낸 만큼만 지출 금액으로 보정해준다면, 더치페이 시 지출 내역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사용자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카카오 페이가 자사 간편 송금 서비스를 통해 마이데이터 연결을 홍보한다면 이런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에서 그 옆으로 넘어가는 게 쉽다. 기존 유저풀과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가 페이 서비스를 키우는 핵심 역량이었듯이, 페이 서비스는 이들에게 또다른 핵심무기가 될 것이다.


(2) 결제 데이터 확보


핀테크 기업이 페이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는 결제 데이터 확보와도 관련이 있다. 소비자의 결제 내역, 행태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부 주도의 오픈 뱅킹과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핀테크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페이 서비스의 Next 격전지가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인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오프라인에서 우위를 점하면 기존에는 결제 내역이 비식별화되어 있어 모으기 쉽지 않았던 오프라인 데이터를 끌어모을 수 있게 된다. 다시말해, 마지막 노다지라고 하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프라인은 간편 결제보다 카드, 현금 등 레거시 결제 비중이 크다. 간편 결제 제휴처가 적고 QR 결제 방식의 편의성이 삼성페이 같은 MST 결제 방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제 가능한 가맹점 수를 늘리고, 해택을 각인시키면 서서히 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지막 미개척 시장에서, 그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 예측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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