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봄
어느새 봄이 왔습니다. 며칠 전 패딩을 안 입고 나왔다가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은 창 밖의 햇살이 심상치가 않더니, 나가니 봄날이 따로 없네요.
따뜻해진 날씨에 좋아 죽는 개들. 겨울에는 추워서 산책을 덜하게 되는데, 날이 풀리니 개들도 기분이 좋나 봅니다. 이공이가 빨리 산책 가자는 눈빛을 쏘네요.
강아지 강씨 강형욱님이 한 마리씩 산책이 좋다 해서 시간이 있을 때는 한 마리씩 하려 합니다. 오래 도는 날은 두 번 돌기가 힘들어서 두 마리 함께 산책하는데요, 여전히 발이 안 맞는 바보 형제입니다.
둘이 잘 맞는 것은 짧은 다리길이밖에 없습니다. 둘 다 발바리라 다리가 얼마나 짧은지, 1cm 오차도 없는 숏다리 들입니다.
얼굴만 보면 대형견인데, 다리는 놀랄 정도로 짧네요. 이런 것도 주인을 닮는 건지 ㅋ 가끔 애견카페 가면 웰시코기 견주님들이 특히 우리 응개들을 예뻐해 주십니다. (이유는 생각하시는 그게 맞습니다.)
시골개의 산책은 늘 평화롭다
시골 살며 불편한 점은 꽤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엽기떡볶이도 없고, 스타벅스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장점을 꼽자면 개 키우기 좋은 환경이란 황금 카드가 있습니다. 마당에 묶여 사는 개들도 많아서 짠하지만 근처 아파트에는 반려견들도 많아서 개들이 참 많은 동네입니다.
아직까지 개 두 마리 산책하며 시비 걸린 일은 없는데, 도시에서는 가끔 개 산책하는 사람들이 시비 걸리는 일이 종종 있다 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시골 어르신분들도 발바리라 그런지 우리 응개들을 꽤 귀여워해주십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지나가기만 하면 뒤에서 ‘멍멍이닷!!’하고 소리치는데요, 이게 뭐라고 가끔 소리 안쳐주면 은근히 아쉽습니다ㅋ ‘귀엽지 않은 거야~?!!‘라고 속으로 울부짖는 노답 어른입니다.
그 외 지나가는 사람들이 ‘와 귀엽다!’ 할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지는 개누나입니다.
‘개’매너와 개매너는 한 장 차이
시골이라도 ‘개’ 매너도 꼭 지켜줘야합니다. 산책할 때 배변 봉투는 항상 여러 장 챙겨서 수거해 오고 좁은 길에 사람이 오면 가로 붙어서 지나갈 때까지 기다립니다.
기본 매너라 생각하며.. 지키고 있지만 오늘 이공이가 응아를 3번 나눠 싸는 바람에 진짜 개매너가 되어버렸네요. 금동 1번 이공 2번 응아에 챙겨 온 봉투 3개를 모두 소진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공이가 3번째 응아를 하는 순간… 제 동공은 사정없이 흔들렸습니다.
그 순간 이공이의 응꼬를 틀어막고 싶었지만 이미 자세를 잡은 이공… 앞으로는 4장씩 봉투를 챙겨야겠습니다. 응꼬를 막을 순 없으니까요
봄의 동의어는 털갈이
견주에게 봄=따뜻하고 산책하기 좋은 계절 그리고 털갈이의 계절입니다. 4계절 내내 털갈이가 진행되는 금동이는 물론 분기별 털갈이를 하는 이공이 까지. 털갈이 주기는 개들마다 다르지만 자고로 봄에는 모든 개들이 털갈이를 시작합니다.
겨울 내 빵빵했던 털을 버리고 홀가분한 몸으로 더워를 견디는 것이지요. 털갈이는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죠.
뻔뻔하게 쳐다보는 금동이. 너의 죄를 네가 알렸다?!
‘소인, 죄라면 털이 빠지기에 털갈이를 하는 죄밖에 없소이다.’
앞으로 장난 아닌 털갈이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래도 봄 날씨가 되니 기분이 좋네요. 이번 봄부터는 새롭게 무언가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요새 취미가 없다 보니 일상이 지루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발산이 안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새로 또 배워가며 삶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보고자 합니다. 게으르고 싫증도 잘 나는 제가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 하는데요.
지금까지 생각해 본 취미 후보는
1. 독립 출판 (소설이나 에세이)
2. 아이패드 드로잉
3. 공예 (유리공예가 요새 예뻐 보임)
이 정도가 있는데요, 이 외에도 집순이에게 좋은 취미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갓생러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밌는 인생을 바라며, 괜찮은 취미가 생기면 브런치에도 자세하게 소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