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하나로 삶의 경제를 교육한다.

코로나 스쿨혁명 3-8

by 김은형

클릭 하나로 삶의 경제를 교육한다.


부자 될래요.

iGEN세대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모든 아이들이 돈과 부자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초중등 학령에 관계없이 아이들의 삶의 비젼은 너무나 명확하다. ‘돈’이다.


처음엔 특정 학생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대화가 길어질수록 상품자본주의라는 사회적 시스템에서 기인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결국 어른들이 가르친 것이다. 사실 우리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스템 속에 갇혀있지 않은가? 우리아이들은 태생부터 상품경제 사회의 인간이다. 돈이 없으면 친구와 놀 곳도 없고, 먹을 수도 없다. 용돈은 적고 물가는 비싸다. 거기에다 돈을 쓰면서 폼하게 재미지게 놀 수 있는 곳들을 미디어매체는 매일 올려준다.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고 자존감도 덩달아 올라가고,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자존감 또한 추락한다. 돈을 쉽게 벌기 위해서는 심지어 범죄도 불사한다.


범죄자체에 죄의식이 없는 것이 더 문제다. 돈을 버는 것이 목표지 그것이 도덕적이냐의 문제는 두 번째 문제라는 점이 매우 위험하다. N번방 아이들의 죄의식수준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요즘 아이들의 돈에 대한 생각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도시인의 의식주생활 어디에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코로나로 베란다 텃밭이 유행하기도 하였으나 가족들이 쌈 한번 싸먹기에도 부족하니 코로나블루를 예방하기 위한 관상용 식물에 더 가까울 뿐 자급자족 농업경제를 꿈꾸기엔 아직 멀었다. 오직 돈과 클릭! 만이 아이들의 욕구를 해방시켜줄 뿐이다.


코로나는 전통적인 장보기 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한마디로 시장경제를 오프라인 마켓에서 온라인 마켓으로 전격 대체했다는 말이다. 이제 비로소 온라인 플랫폼 기반 기업들이 Top에 올라서는 전성시대가 온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시스템을 고안하고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예상했던 비전과 전략이다


코로나로 미래 사회경제를 직접 현실로 시뮬레이션 하다.

가상의 현실로 이루어진 시뮬레이션이 코로나로 전격 현실에서 시뮬레이션 되기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일들이 하나 둘 발생하기 시작했다. 택배 기사들은 코로나를 피해가는 불사신이 되어 세계인들이 광 클릭하는 상품들을 배달하다 병들거나 죽어간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그들 덕분에 상상하지도 못하던 뜻밖의 휴가를 맞이했다.


집콕으로 격리 되어있으나 온라인쇼핑으로 모든 소비를 소화할 수 있는데다 힘들이지 않고 집 앞까지 안전하게 배달해주니, 코로나의 공포로부터도 자유롭고, 시간도 자유로워 취미생활이 늘어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예부터 그려왔던 천국과 파라다이스가 바로 이런 것 아니었을까? 클릭하나로 밥 먹고프면 밥이 오고, 빵이 먹고 싶으면 저절로 빵이 온다. 아라비안나이트의 램프의 주인 못지않은 호사다. 그런데 램프의 주인들도 집콕이 길어지자 많은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는 물론 소아비만이 심각하게 빨리 증가했다. 지난 10월 21일자 신문에는 집안에서 5년 동안 배달음식만 시켜먹다가 317kg으로 체중이 늘어난 영국의 한 남성을 119가 구출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10월 17일자 동아일보에는 코로나로 2019년 대비 80%나 증가한 20대의 우울증을 대서특필했다. 코로나를 막기 위한 통제가 오래 지속될 경우 더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좀비는 사실 죽은 자들이 살아온 것이 아니라, 살아 있지만 죽은 자들이다. 마음과 정신이 심각하게 황폐해져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외톨이인 아이들은 좀비의 회색 눈동자를 가졌다. 한번 집착하면 절대 놓지 않는다. 먹는 것을 비롯한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채우면서 자신이 가진 결핍만을 채워간다. 그들은 사육되고 착취하고 학대한다. 중독환자들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코로나 블루 대처 마음건강 지침’

집콕으로 편안함을 느끼던 어른들은 어느 순간부터 오히려 노동을 원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해방되었던 아이들은 친구들이 있는 학교에 가고 싶다며 울먹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동아일보 지면을 빌어 제시한 ‘코로나블루 대처 마음건강 지침’은 다음과 같다.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임을 인정한다.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 본다.

혐오와 비난은 삼간다.

나의 감정과 몸의 변화를 면밀히 살핀다.

불확실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통제 가능한 활동으로 주의를 돌린다.

가족, 친구, 동료와 비대면 소통을 강화한다.

가치 있고 긍정적인 활동을 찾는다.

취약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다.

감사의 글, 응원의 말을 전하는 등 사회적 연대감을 키운다.


이 지침 속엔 사실 아이들의 새로운 교육 방향이 많이 들어있다.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자기를 알아가며 가능하고 긍정적인 것에 귀를 기울이고 커뮤니케이션을 넓혀가며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봉사고 감사하는 삶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전인교육이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타자에 대한 돌봄이 큰 맥락인데 이는 단순히 우리가 생필품을 사는 행동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설령 조금 더 비쌀지라도 거대 기업의 공룡 플랫폼보다는 우리 지역 로컬 오프라인 매장이나 플랫폼의 물건을 클릭하는 지혜를 아이들에게 교육시켜야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을 살찌우는 일만이 아니라 더 멀리 내다보면 상품 독점에 의한 인류의 통제 및 종속화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독과점의 폐해는 오랜 역사를 거쳐 서민들에게 통제와 부자유함의 큰 고통을 안겨왔다.


잘못하면 우리 아이들은 노예적 삶을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센과 치이로의 엄마아빠처럼 집에서 배달음식만 먹고 사육되다가 돼지가 되는 무서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이제 아이들에게 새로운 개념의 경제교육을 부모와의 장보기부터 시작해야한다.


편하고 가격 싸고 맛있다는 기준만으로 무심코 누른 클릭 한번이 우리 삶의 자유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보다 더 인간적이고 나눔이 있는 사회경제 풍토를 만들기 위해 몸소 실천하는 부모들이 우리의 미래다. 그런가 하면 조금 느린 삶을 소비자들에게 제안하며 상품광고 캠페인 자체가 교육적인 기업도 있다. 에피그램이다.


1이코노미, 친환경, 젠더뉴트럴, 살롱문화

에피그램은 코오롱인더스트리(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심플하고 절제된 감도와 편안한 감성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팅 브랜드” 라는 컨셉으로 고객들의 패션은 물론 일상생활과 여가시간까지도 ‘애피그램 스타일’로 제안하고 있다.


광고 속의 공유는 혼자서 하동 녹차 밭을 걷거나 오래된 낭만주막을 찾고 소나무 숲과 강가 풍광을 호흡한다. 현대인들의 혼밥 혼술의 1이코노미의 문화트랜드가 반영된 모습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코로나로 한국인구의 30%에 가까운 사람들이 혼족으로 살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애피그램’은 자체 매거진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동네’와 삶을 일구어가는 ‘사람’을 중심으로 취향과 취미를 함께하는 살롱문화나 친환경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문화트랜드를 만들어가는 삶의 지향점을 공유한다. 이제 혼자 살면서 가족과 공동체의 의미는 살롱에서 보충하며 살아가는 것이 21세기 인들의 자화상인 것이다. ‘애피그램’ 매거진 자체가 새로운 미래사회 라이프스타일의 교과서라고 해야 할까?


이제 패션은 단순히 의류에만 국한된 삶의 요소가 아니라 무엇을 입느냐는 어떻게 사느냐를 보여주는 자기 표현방식이며 라이프스타일임을 패션 브랜드 마케팅과 연결하여 보여준다. 단순히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소비를 촉진시키는 가치와 의미 지향의 상품판매 전략이다. 코로나 이후 교육의 방향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제교육은 단순히 돈만 벌기위한 교육이 아니다.

경제교육은 단순히 돈만 벌기위한 교육이 아니다. 삶의 자유를 기반으로 한 지혜가 담긴 철학적 사유체계가 담겨있다. < 절제의 성공학 >을 쓴 미즈노 남부쿠는 소식을 권장하는데, 그 이유는 단순히 적게 먹고 많이 모은다는 논리가 아니라 소식하면 생태계 파괴가 최소화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도 인간과 함께 자연스럽게 순환하며 공존할 수 있다는 우주적 차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빅토리아 시대에 수립된 근대교육은 자본가들이 서민들을 노동자로서 순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상류층이 부를 독점하는 맥락의 경제구조이기에 지금이라도 당신 자신이 돈을 벌 마음을 내고 행동하라는 이야기이기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유대인들도 인간 개인의 자유함을 목표로 한 살 때부터 저금통에 동전 넣기로 경제교육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특히 상품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을 독점한 사람들이 돈을 벌고 그것을 다시 더 크게 투자한다. 현재 공룡기업들의 부도 대체로 기술저작권을 영세한 과학자나 발명가들에게서 사들이고 그것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성장한다. 고대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왕이나 귀족과 같은 자들이 부자였다면, 이제는 저작권을 가진 창업자들이 세계 시장의 대권을 모두 거머쥐고 있다.


단순히 월급 받아 아껴 쓰고 저축하라는 캠페인도 유용하나 더 큰 부와 더 큰 사회와 인류에 대한 기여를 위해서는 콘텐츠와 과학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창업을 하고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강력하다. 그리고 이를 위한 회계, 경영, 투자, 주식, 돈, 운 등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관련 학습을 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덕재복한 마음을 내는 전인적 인성교육을 도모하는 것이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잘산다면 타자의 불행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는 태도는 결국 인류의 불행과 재앙을 낳게 된다. 다이너마이트나 핵은 선한 의지로 만들어졌으나 정치경제적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에 의해 인류를 몰살시키는 커다란 재앙이 되고 말았다. 바로 이런 점에 깨어 있어야하고, 그래서 단돈 500원짜리 제품을 클릭한다하더라도 단순히 싸고 빠르고 편한 쇼핑에 집중하지 말고 그것의 결과가 내 자녀와 타인에게 어떤 삶을 안겨줄지에 대해 고민하고 천천히 클릭하자.


이제 우리 아이가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삶을 사느냐 아니냐는 우리 자신의 클릭하는 손가락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왔다. 당신의 생각 없는 클릭한번이 결국 자신과 세계의 재앙이 될 수 도 있다.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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