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쿨혁명 3-9.
섭이네 집 마당은 자급자족 환경교육의 장이다.
섭이네 집 마당엔 미용실이 있다.
대도시에서 미용실을 하던 섭이는 어느 날 경주의 시골 동네로 이사를 왔다. 그가 이사한 집은 50년쯤 된 아주 낡은 집이었다. 그러나 섭이는 그 낡고 오래된 집 마당에서 생각했다.
“ 이곳을 나의 파라다이스로 만들자 ”
섭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해오고, 친지의 집에 있던 파초를 한그루 얻어와 마당 한가운데 심는 것이었다. 또 다른 마당 구석엔 닭장을 만들고 청계 한 쌍을 사와서 키우기 시작했다. 혼자 사는 섭이에겐 닭들은 바로 가족이 되었고, 아침마다 꼬고댁 소리로 섭이를 깨우고 신선한 달걀을 아침 식사로 제공해줬다. 얼마 후엔 닭장을 하나 더 만들어야할 만큼 청계 가족은 번창했고, 그 옆에 아주 조그만 텃밭을 만들어 자란 야채들로 시장을 가지 않고도 반찬을 만들어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사이 길을 잃은 강아지 한 마리가 섭이네 마당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고 섭이네 가족은 또 하나가 늘었다. 섭이는 다시 미용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예전처럼 대도시에 대형 미용실을 경영하지 말고 그냥 대문 옆 문간방을 개조해서 작게 시작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섭이가 만든 미용실 이름은 “섭 미용카페”였다. 문간방에 소박한 거울 하나를 달고, 미용의자를 딱 하나만 놓았다. 그리고 맞은편엔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미용카페를 만든 것이다. 처음엔 동네 할머니들이 지나 가시다 들러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고, 대구 단골손님들이 수소문해서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자신이 혼자 진행한다. 하지만 힘들지 않고 즐겁다. 일터와 집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한 곳에 있다 보니 출퇴근에 필요했던 시간도 엄청 줄었을 뿐만 아니라 마당에서 닭과 텃밭에서 식재료를 얻으니 마트에 가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섭이는 아주 느리게 생활한다.
섭이는 시골로 이사 오면서 늘어난 시간에 따라 아주 느리게 생활한다. 바로 꿈에 그리던 슬로우 라이프가 시작된 것이다. 대도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장고나 피아노 등 낯선 분야의 취미들을 꾸준히 배워나간다. 만약 학창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시켜서 한 시간 씩이나 운전해서 꼬박꼬박 피아노를 치러 가야했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섭은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 늦게나마 배움을 시작할 수 있어서 어찌나 고마운지 모른다. 졸업장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 삶의 즐거움과 유익함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배움이기 때문이다.
마당에 꽃을 사다 심는 것도, 과일 나무를 키우는 것도 모두 대도시에서 대형 미용실을 운영할 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의 기쁨이었다. 특히 미용재료들이 대체로 화학약품인지라 환경에 대한 생각에 무뎠다. 그러나 이젠 화장실도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자연분해 시스템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고, 닭들도 동물 인권을 위해 최소의 개체수로 최대한의 공간을 확보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먹는 것, 입는 것 모두 최소화하여 자신의 욕심으로 자연환경을 헤치지 않도록 스스로 선택한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며 간소하게 살아간다.
장난꾸러기 새끼 공작새 고은이
손님의 머리를 커트하는 섭이의 어깨에 새끼 공작새가 한 마리 올라앉는다. 얼마 전 공작 알을 얻어와 닭들이 품어서 탄생한 고은이다. 섭이네 집에서 가장 개구쟁이가 바로 공작 고은이다. 미용재료 수레에 올라타고 머리핀이며 고무줄이며 모두 부리로 조아서 바닥으로 던져버린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어린 것들은 개구쟁이라는 것을 섭이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나지막한 소리로 타이른다.
“ 고은아! 마당으로 나가 줄 수 있니? 손님이 불편해하시네?”
만약 공작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에게 저렇게 친절하게 말했다면 아이들은 모두 자신을 존중해주는 부모처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부모의 언행은 곧 라이프스타일이고 아이의 미래가 된다. 주인의 언행은 곧 동물의 행복과 불행의 간극이다.
집은 일터이면서 자급자족적 경제생활의 생산적인 터전으로 진화한다.
섭이네 집은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쉼터일 뿐만 아니라 일터이자 자급자족적 경제생활의 생산적인 터전이기도 하다. 섭이네 집 시스템은 홈스쿨 이전에 환경문제로 미래 사회에 닥칠지도 모를 식량난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기도하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보존을 위해 적게 먹고 적게 쓰는 개인적 실천운동인 동시에 자녀들에게 부모의 라이프스타일로 환경교육을 자연스럽게 시킬 수 도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과의 교감 또한 아이들의 정서에 치유의 힘까지 더해짐은 물론 생명 존중의 태도를 키우는 좋은 인성교육이 된다. 혼족이 일반화 될 미래사회에서 동물들과의 공생은 인간에게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관계와 교류를 대체해 줄 수도 있다. 이는 고독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살과 고독사를 줄일 수 있는 예방적 시스템으로도 훌륭하다. 그리고 닭장의 계란과 텃밭의 야채들은 쿠바의 옥상 텃밭처럼 서로 나눠먹으며 상품자본주의 사회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탈상품화를 위한 선물경제의 기반이 된다.
이렇듯 작은 세포들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슬로우 라이프 지역공동체 모자이크가 맞춰지고 세계 전체가 점점 자연환경중심의 생태적 라이프스타일로 변환 되면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자본주의 기반 IT시스템의 미래사회에서 인간의 주체성과 독립성을 지켜내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IT 공룡기업들이 상품을 독점하고 인류의 생활기반을 흔든다 해도 나 스스로 생산해서 먹고사는 기반을 마련해놓는다면 우리는 그래도 간신히 주체적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닭장을 치우고, 개똥을 치우고, 텃밭에 매일매일 물을 주고 풀을 뽑아야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사람됨의 기본인 자유를 지키고 서로 존중하고 콩 한쪽도 나눠먹으며 따뜻한 인정으로 교류해가는 느리고 불편한 삶이 인류가 지켜야할 미래고 교육의 비젼이다.
인간을 기계로 만드는 편리함과 기술의 진보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고 다시 생각해야함은 물론 스스로 ‘STOP’하는 지혜를 교육해야한다. 편리함이 진보는 아니라는 것에 우리 스스로 먼저 깨어 있어야한다.
몸소 불편함을 자초하는 지혜! 그로 인해 삶의 기본이 되는 식량을 자급자족할 줄 아는 삶의 기술이야말로 코로나 이후 홈스쿨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홈스쿨링! 당신의 삶의 공간을 다시 설계하라!
우리의 삶의 공간! 리빙스타일부터 디자인 중심이 아닌 주체적 삶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자급자족적 생계 중심 설계로 다시 구조화해야한다. 쿠바는 경제 봉쇄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옥상 등에 드럼통을 잘라서 흙을 채우고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자급자족 생산경제로 기아를 면할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먹을 것이 부족한 이웃들과 나눠먹으며 선물경제의 자비를 실천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다시 살아났던 것이다. 여전히 가난하지만 그들은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다. 그들의 삶속엔 여전히 춤이 있고 노래가 있다.
아파트라서 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자! 당신의 머릿속엔 이미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담겨있다. 다만 삶의 지향점이 편리함에 맞춰져있었을 뿐이다.
지금 당장 생각을 바꾸자! 불편함을 감수하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채소 씨앗을 화분에 뿌려보자!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자녀가 있는 분들은 아이에게 식물 성장 일지를 쓰도록 권유하는 것은 물론 물주기를 분담시킨다면 아이는 또 하나의 독립적인 삶의 기술을 익히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을 라이프스타일 기반 홈스쿨링이라고 한다. 일상이 교육이 되는 라이프스타일 교육이 코로나 이후 교육의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