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격을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한다.

코로나 스쿨혁명 2-4

by 김은형


체코의 교육사상가이자 종교개혁가인 요하네스 아모스 코메니우스(1592~1670)는 초등학생 대상의 <세계최초의 그림 교과서(1999, 남혜승 옮김,1999,씨앗을 뿌리는 사람)>에서 당시 교사의 역할을 학생의 질문에 맞춰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교사: 이리로 오렴. 현명해지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단다.

학생: 현명해진다는 것은 어떤 건가요?

교사: 필요한 모든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올바르게 행동하고, 올바르게 말하는 것이란다.

학생: 그런 것을 누가 가르쳐 주나요?

교사: 신의 도움을 받아 내가 가르쳐준단다.

학생: 어떻게요?

교사: 내가 모든 사물을 통해 이끌어주마. 내가 모든 것을 제시하고 그 이름을 가르쳐주겠다.

학생: 알겠습니다. 저를 신의 이름으로 이끌어주세요.


400년 전 유럽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에게 사물의 이름과 올바른 언행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는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식과 품행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iGen세대(아이젠은 iPhone과 generation의 합성어로 1995년 이후 출생을 말한다.)에게 있어 교사란 스마트폰 안에서 구현되는 온라인의 세계 그 자체다.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수업을 하며 존경받는 교사는 도대체 누구인가? 코로나 시대에 존경받는 교사란 천연기념물보다 더 희귀한 존재다. 그러나 학교 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학생들을 이끌고 가르치며 교육목표에 완벽하게 도달시키는 강력한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BTS, 방탄소년단’이다.


만약 BTS가 학교 교사라면

2020년 9월24일자 오마이뉴스는 라라와 리아라는 영국소녀들과 인터뷰를 통해 ‘BTS 영국 소녀를 우울증에서 구해냈다’라는 인터뷰기사를 실었다. 그들이 BTS를 스승처럼 존경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그들의 원칙과 가치관을 지지한다.

음악을 통해 정신질환 등 사람들이 회피하는 문제를 지적 한다

'Fake Love‘는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 행복해졌다.

BTS 음악을 통해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직시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Magic Shop‘은 어렵더라도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랩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은 의미를 전달 한다.

학교에서는 한국 전쟁과 북한 미사일 등만 배운 반면 한국의 긍정적인 면을 배웠다.

격조를 유지하면서도 불편한 주제를 편안하게 전달하는 영어가 뛰어나다


만약 BTS가 학교 교사라면, 창의적이고 전인적인 인재육성이라는 학교교육목표는 물론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이라는 인간상에 부합되는 인재를 육성하는 지도자가 되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 미래교육에서 요구하는 교사의 역할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을 학생들이 성취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를 현장 교육목표에 맞게 실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iGen세대를 비롯한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교사들을 제외하고 디지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교육목표에 부합되게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교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교사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입시중심의 기존 교육의 목표와 교육과정에서 그다지 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현재 대한민국 초중등학교의 교육목표다.


초등학교 교육 / 학생의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기본 습관 및 기초 능력을 기르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중학교 교육 / 초등학교 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기르고 바른 인성 및 민주 시민의 자질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고등학교 교육 / 중학교 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적성과 소질에 맞게 진로를 개척하여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모든 학령의 교육목표가 홈스쿨링으로도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온라인 수업이 일반화된 코로나시대의 온라인 기반학습에서 교사의 역할은 더욱 무력하다.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우울증과 무기력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특정지역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지구촌 어디라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다. 코로나는 그만큼 급격하게 교육 시스템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존재는 아직은 절실하다.


”How Disruptive Innovation Will Change the Way the World Learns“

미국 하버드대에서 혁신관리를 연구해온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urtistensen) 교수와 동료들은 이미 2008년에 <Disrupting Class 행복한 학교, 한근태 번역, K-book, 2009 >에서 ”How Disruptive Innovation Will Change the Way the World Learns“라는 주제에 대해 교사에 의한 교습이나 소프트웨어 교습의 파괴적 전환에 대해 다음의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 첫 번째 단계 컴퓨터 기반학습(computer-based learning)
학생의 지능 형태와 학습스타일에 상관없이 획일적이다. 하지만 컴퓨터기반학습이 교사들이 가르칠 때처럼 완전히 획일적인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학습속도에 편의를 제공하고 교재를 학습할 때 다양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 두 번째 단계는 학생중심기술(student-centric technology )
각 과목을 학생 스스로의 지능형태 및 학습 스타일에 맞는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가 개발된다. 컴퓨터기반학습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획일적인 방식과 비교되는 파괴적 혁신이라면, 학생중심기술은 더 많은 학생들에게 개인과외와 같은 개별적 맞춤학습을 편리하고 간단하게 대신한다.


2007년에 아이폰이 발표되면서 교육의 파괴적 혁신은 이미 초고속 열차에 올라탔다. 교육 대상자들이 호모사피엔스에서 포노사피엔스로 완전히 iGen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지식을 암기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80억 명에 가까운 지구인들이 초단위로 올리는 새로운 정보들을 인간의 두뇌에 담는 일이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가족들의 전화번호조차도 외부 두뇌기관인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폰의 방대한 데이터로 백과 지식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데 기존 교육과정에서처럼 암기해야할까? 그것도 지식과 정답이 매일 변화하는데? 스마트폰 시대에 지식 암기력을 평가하여 실력을 논한다는 것은 오히려 바보짓에 가깝다. 기존의 입시 평가제도가 폐지되어야할 강력한 근거다.


코로나 시대가 요청하는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

교사들의 재교육도 국영수사과 지식교과 중심에서 대안교육, 세계시민교육, 인성교육, 생활지도, 상담교육, 진로직업교육, 문화예술교육, 봉사활동, 디지털리터러시, 영상매체 제작 실습, 콘텐츠 기획과정, 예술, 커뮤니케이션 능력, 독서지도, 북큐레이션, 정보통신윤리, 상업윤리, 경제, 인문학, 글쓰기, 유튜브 운영, 라이프스타일 교육, 여가레저, 환경교육, 도시재생 등등에 더 집중해서 프로그램화 되어야하고 교사들 자신도 전문성을 더 넓혀 나가야한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2008년에 파괴적 혁신교육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컴퓨터 기반 학습의 시대도 이제는 과거형이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사회시스템은 디지털 온라인 시대로 파괴적 혁신을 이미 성취했고 학교에 대한 절대적 맹신이 온라인 등교로 단번에 깨지면서 스쿨혁명도 완수되었다. 그렇다고 교사가 당장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구글이 2030년대에 대학에 입학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하고 싶다는데 몰표를 던졌다. 사실 교사란 지식만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다. 지식 전달이란 행위를 통해 아이들과 교류하고 관계 짓고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며 비젼을 제시해주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본격적인 개별화 교육의 시대로 학생중심기술(student-centric technology )의 시대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학생들은 스스로의 지능형태 및 학습 스타일에 맞는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에듀테크 시대를 살게 되었고, 이는 교육도 플랫폼 공룡기업이 좌지우지 하는 시대의 서막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지식 교육을 교육플랫폼의 소프트웨어로 개별화하여 맞춤 교육을 진행 한다면 학교 교사들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여야할까? 아이들 마스크 지도와 거리두기 질서 지도만으로 계속 ’교사‘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교사들은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교육 큐레이터가 된다.

지난 3월 함평 교육지원청은 구글클래스룸 활용 블랜디드 교사 연수를 개최했다. 학급 개설, 학생 초대, 수업 만들기, 자료 제공하기, 평가하기 등의 핵심적 내용을 교사들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험형 연수로 실시되었다. 뿐만 아니라 구글 설문을 활용한 평가, 학생 참여 유도와 교사 피드백 제공, 학생 학습현황 누적 방법 등 구글클래스룸 활용 팁을 연수받았다. 온라인 개학과 더불어 교사의 역할에 대한 전문화 연수로 아주 발 빠른 행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연수 또한 기존의 입시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 근간이 된 것이고 기업의 교육플랫폼 시스템을 익히는 수준이다. 물론 온라인 학습을 당장 진행해야하는 교사들에겐 유익한 연수임엔 분명하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시대의 새로운 교육시스템에서의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 더 멀리 보아야한다.


읽고 쓰고 셈하는 기초교육은 이미 아이들 혼자서 스스로도 클릭 하나로 배워갈 수 있는 교육 소프트웨어가 넘쳐난다. 아이들 스스로 배우는 능력은 침팬지 엄마가 스위치를 누르고 바나나를 보상으로 받는 모습을 스스로 보고 배운 아기 침팬지 실험으로도 확인된 바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아이들은 교사로부터 어떤 교육적 도움을 받게 될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쉽게 접속하는 유튜브는 이미 전 세계인이 다양한 지식과 삶을 배워나가는 온라인 학교가 되었다. 엄청난 정보의 바다인 유튜브를 서핑하고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의 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하다. 학습주체의 절대 학습 시간보다 학습정보와 자료가 너무나 방대하다는 것이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앞으로 교사들의 역할은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먼저 서핑하고 큐레이션 해주는 교육 큐레이터의 역할과 공동체 프로젝트 학습의 도우미나 이끔이가 본업이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하나 더 더한다면 아이의 삶의 비젼을 제시해주고 동기부여해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가정생활과 홈스쿨링을 코칭하고 확인해주는 역할?


현재 교육구조가 교사가 학교에서 교육을 하고 학부모들이 그런 교사들의 역할에 대해 학부모운영위원회와 교육청 민원제도를 통해 견제를 하는 시스템이라면, 코로나가 지속되어 통제와 격리의 사회적 시스템이 계속될 경우 각 가정에서의 학생들을 살피고 확인하는 가정방문 업무 또한 교사의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다. 물론 상담교사와 진로지도 교사로서의 역할도 강화된다.


부모들 때문에 집이 더 위험한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엄청난 사회적 이슈를 던져줬던 ‘n번방’과 같은 사회적 문제의 출발점은 대체로 부모로부터 방치당하는 아이들로부터 시작된다. 온라인 등교가 계속되고 아이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 학교에서의 돌봄 기능이 집안으로 돌아가게 되므로 부모와 교사의 역할 또한 역전이 가능하다. 이미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교사가 살펴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의무조항으로 하고 있는 것과도 맥락이 같다고 할 수 있다.


교사들은 이제 격을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한다.

교사들은 이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야한다. BTS가 자신들의 음악에 담긴 철학과 이슈와 인간적인 성장 스토리로 전 세계적인 의식 변화를 주도하고 있듯이 교사들의 역할도 그렇게 바뀌어야한다. 기존 대안교육에서 추구하던 전인교육의 목표와 같다.


교육의 기능 첫째가 인간의 본성과 본질에 대해 아는 것이고, 그를 통해 영육을 다해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하는 것이라면, BTS가 ‘LOVE YOURSELF’와 ‘다이너마이트’로 팬들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결국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영성 가득한 가르침과 같은 것이다.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며 진지한 삶에 대한 성찰로 청소년 팬들을 보다 성숙하게 성장시켜 온 그들은 진정성, 일관성, 성실성을 담보로 이미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전례라는 장벽을 깨어 부수고 자신들의 노력과 재능 하나로 온라인 생태계 안에서 정직하게 성장해왔다.


코로나 시대 교사의 역할이란, 바로 BTS같은 스승의 격을 갖추는 노력이다. 나이의 고저를 논하지 말고 학벌과 경험을 논하지 말라! 교사들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인문학적 사유로 무장되었을 때 그 어떤 교육과정과 교육방법 및 교육내용이라 할지라도, 통찰력을 갖춘 직관력으로 각 상황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다. 코로나 이전 사회도 그랬지만, 코로나 이후 사회에서의 교사의 역할이란 바로, 아이들의 감수성을 공감하고 비젼을 제시해주는 영적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와 더불어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팀의 파트너로서의 존재감 또한 아이들을 미래사회의 주역으로 키워가는 교사의 역할 중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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