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22- 24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22. 도구의 인간 homo faber (2018. 9.2.일.)
딸아이가 옷장을 정리하며 이제 입지 않을 옷들을 소파에 올려놓았다.
혹시 엄마 입으실 옷 있으면 입으란다.
살펴보니 내가 예쁘다고 사줬던 옷들이거나 외국에 있는 친구들이 선물로 보낸 옷들이다.
맘껏 골랐더니 셔츠와 티셔츠가 10장은 되는 듯. 꿈 잘 꾸었다.
105사이즈의 남성용 셔츠를 사서 코트처럼 떨쳐입고 다니는 딸아이의 boxy한 패션코드는 내 몸을 자유롭게 한다.
덕분에 오늘 새벽은 살 빠졌다는 칭찬도 받는다.
땡큐 쏘마치! 즐거운 동기부여를 받은 나는 집에 돌아와
타이치 스틱과 수리수리 힐링봉을 이용하여 허리와 뱃살 운동 등 종합 운동 세트를 실행한다.
도구의 인간!
돋보기를 이용하여 불경도 틀리지 않고 읽었을 뿐만 아니라
타이치 스틱을 이용하여 늘씬한 몸도 만들어 간다.
나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
문득 수년 전 몽골인 바트와 테를지 국립공원 게르 앞에 쭈그리고 앉아 떨던 수다가 생각났다.
“ 선생님은 날씬하지는 않지만 늘씬합니다. ”
어쩌면 바트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인 나의 늘씬한 미래를 예견 했던 걸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조금씩 더 즐거워진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23. 응? 무슨 말이야? (2018. 9.3.월.)
금강권을 돌리기 시작하자 오늘은 유독 목과 어깨가 뻐근하다.
200회쯤 하고 나서 타이치 스틱을 이용하여 목운동과 허리운동을 한 세트 하고
다시 금강권을 돌린 뒤 법당으로 이동하여 108배를 한다.
오늘은 108배도 다리가 당기도록 힘들다.
하지만 몸의 기운이 차분히 가라앉으며 명상에 더 쉽게 몰입하게 된다.
어제 딸아이에게
“ 사람들이 나보고 살 빠졌다고 하는데? 금강권 돌려서 그런가? 너는 금강권 돌리기 하고있니? ”하고 묻자
“엄마! 금강권 돌리기의 효과가 108배로 얻어졌던 효과를 지우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응? 무슨 말이야?”
“ 108배하면서 집안 청소 미루지 않기 목표로 열심히 아침청소 하시더니, 금강권 돌리기 하면서 다시 집안이 지저분해지고 있다는 거 모르세요? ”
아~~~~~~ 속으로 말하고 싶었다.
그럼 네가 좀 더 거들지 그랬니? 라고....
하지만 법륜 스님이 말씀하셨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
아이가 부처다.
늘 나를 일깨워 준다.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그냥 기운 빼고 순종하며 흐르자고 하면서도
어느 순간 나의 견고한 프레임에 걸려 좌초한다.
청소는 귀찮고 집안일은 힘들다는 생각 또한 습관적인 사고다.
사실 난 하루 종일 여유롭게 종종거리며 집안 일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계속 재생되는 기억과 습관적 사고는 무섭다.
매우 독하고 고집스럽다.
그래서 다른 핑계를 대며 항상 그 싫은 일, 집안일을 미루게 된다.
그리곤 지저분한 집안 상태를 보며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악순환이다.
딸아이의 말이 맞다.
지금 당장 삶의 구조를 다시 디자인해야한다.
몸을 깨워 잠자고 있는 의식까지 깨운다는 것은 참 유의미한 일!
어쨌든 오늘 아침은 밤잠을 설친 것에 비하면 매우 쾌청한 아침이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24. 오토마타 (2018. 9.4.화.)
알람이 울리고,
잠자리를 정리하자마자
아무 생각 없이 금강권 돌리기를 시작한다.
잠이 덜 깬 좀비처럼 멍하니 뚫린 회색 동공으로 시작하여
태엽을 감았다 풀었다 50회씩 20세트를 반복한다.
금강권 돌리기는 마치 조각도가 돌 위에 낸 스크래치처럼
나의 뇌에 얕은 수준으로 새겨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마치 오토마타 자동인형 같다.
어쩌면 건강한 습관의 탄생일까?
프로그램을 누가 어떤 맥락으로 이식하거나 코드화 하였는가?에 따라
습관의 결과는 긍정이거나 부정으로 재현된다.
누가 나를 프로그래밍하는가?
결국 그것을 선택한 내가 주체다.
어깨는 어제보다 가볍고 주먹에 힘도 자연스럽다.
조금씩 당기고 아프지만, 말랑해지는?
종아리가 아픈 건 또 무슨 이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