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을 돌리는 아침 8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25-27

by 김은형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25. 나비 (2018. 9. 5. 수.)


새벽,

두 팔이 마치 나비처럼 천천히

부드럽고 우아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자각한다.

어? 금강권 돌리기로 나는 나비로 변신한 것일까?

트리나 폴러스의 애벌레만 나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hope for the flowers’ 가 아니라

‘hope for the people’ 로 다시 써야할까?

아니면 ‘hope for the 대전 대표 미인?’ 하하하

하지만 이 부드럽고 느린 움직임은 어쩌면 카프카적일지도 모른다.

거대한 애벌레의 꿈틀거림도 느리고 우아할지도 모르니까.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 작은 애벌레도 징그럽다는 선입견 때문에 눈뜨고 자세히 볼 수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침,

같은 교무실에서 생활하는 선생님들이 모두 6명.

오늘은 새벽에 빵집에 들러 먹물 치즈 치아바타와 식빵을 사서 챙긴다.

스모크 치즈와 토마토를 넣고, 허부장님이 만들어주신 딸기잼을 넣어 즉석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눈다.

아침을 먹고 오지 않는 교사가 반절,

동양이 고전 『주역』을 읽는 교사도 반절이다.

지리교사인 민정샘은 미스 때 부산에서 주역 공부를 시작했고,

체육교사인 이조원 부장님도 10여 년 전부터 주역과 명리학을 공부해오셨단다.

마침 4층 교무실을 방문한 사회과 송부장님도 주역을 공부했단다.

깜짝 놀람!

“ 김부장! 내가 체육선생이지만, 금강권 돌리기 해보니까 진짜 어깨가 나비 날개처럼 가벼워”

깜짝 놀람!

“ 네? 아~~~~ 하하하. 부장님도 곧 나비되실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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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26. holy (2018. 9. 6. 목.)

수업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이 오늘이 몇 일째냐고 물어온다.

“뭐가?”

“금강권인가 그거요.”

“너네 또 내 페이스북 봤구나? 페이스북 그만하고 공부 않해?”

“우리 친구잖아요!”

고3, 19세의 친구들!

이미 나의 잔소리가 먹히지 않은지는 오래되었고, 진짜 삶의 이슈를 나누는 친구가 되어간다.

“ 죽이는 아티스트 한명 알려 드릴테니 저희도 금강권 알려 주세요 ”

“ 싫어! 그런 정직한 거래는 하지 않아. 너희들이 소개해준 아티스트가 내 맘에 들고, 내가 손해보지 않는 거래라는 확신이 서면 그때 알려줄 거야! ”

“ 1:1 물물교환이 가장 고전적인 거래방식이라면서요? 선물경제는 더 좋은거라면서요? ”

“ 그건 그때 정답이고, 지금은 내 맘대로야! 나 변덕쟁이인거 몰라? 먼저 유튜브 찍어봐”

< ‘스윙스 holy’의 인터뷰 영상.>

자신의 성장과정을 통해 강박적인 한국의 현대사회와 현대인을 잘 서술하는 현대사의 표본!

오늘 수업의 마무리 확인학습 평가는?






< 한국사 과정형 수행평가 >



2018년 한국의 현대 음악가

‘스윙스 holy’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스윙스 holy의 랩에 반영된

현대인의 인식과 문화현상이

한국의 사회와 경제는 물론

사람들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서술하시오.


(서술방식 : 그림 또는 글 또는 other..... )







수업 마무리는 금강권 돌리기 50회!

썩 괜찮은, 손해 보지 않는 거래였음에 흐뭇하다? 하하하

나는 19세의 창창하고 젊은 스승님들 덕분에 얻은 자극과 배움 앞에 잠시 겸손해진다.

잠시..... 찰라?

역사의 산 증인인, 19세의 그들 앞에 고분고분하다.












27. 순종하는 삶의 거룩함 (2018. 9. 7. 금.)

난 어젯밤 기적을 행했다.

아니, 기적을 보았나?

8시쯤부터 마시기 시작한 깔끔한 커피와

지인으로부터 촉발된 웃음이

신바람 행복 에너지로 변형되어 나를 드디어, 급기야,

밤 9시에 불끈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대청소를 하기 시작하여 새벽 2시까지 완전정복!

초등시절 학생 전과만 완전정복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집안일 완전정복 또한 삶을 너무 가볍게 한다.

몸도 마음도 가뿐한 아침!

금강권을 돌리며 나는 생각한다.

생각도 기억도 마음도 모두모두 살뜰히 비우고 닦아내야 더 가볍겠구나.

쓰레기 봉투도 20L가 아니라 10L로 바꾸리라.

자주자주 비우고 버리고 나비처럼 가벼워지게.....

오늘 아침은 마태수난곡으로 시작한다.

순종하는 삶의 거룩함을

뗏목을 타고 유영하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삶의 숭고함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베드로의 기도로 다시 한 번 더 확인하는 이 순간!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제 눈물을 보소서. 제 마음과 눈이 당신 앞에서 통곡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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