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2 - 65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2. 새로운 단어가 새로운 세계다. (2018. 10. 12. 금.)
어젯밤 뇌 박문호 박사님 뇌과학 특강에서 새롭게 직면한 앎과 단어와 말들이
금강권을 돌리는 내내 머릿속을 맴맴 돈다.
” 새로운 단어가 새로운 세계다. “
인간은 목적성을 벗어날 수 없고, 탈 사회할 수 없다. 왜냐면 우리는 고도로 사회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균형감각 있는 삶이 중요하다.
신체 예산을 잘못 조절하면 죽는다.
신체 균형감각은 정신적 균형감각까지 간다.
사람은 입력과 출력이 달라야한다.
단어가 바로 가상 세계다.
감정의 실체는 없다.
사회적 범주화가 있을 뿐이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3. 변함없는 원형. (2018. 10. 13. 토.)
대전시립미술관 앞마당에서 금강권을 돌린다.
오늘은 어쩐지 금강권을 돌릴 때마다
머릿속에 지난 시간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술관 계단을 오르던 딸아이의 작은 발과 조카들과 언니네 가족들의 웃음소리
각종 축제와 음악회와 공연 때마다 휘날리던 나의 실크 스카프들.....
루오전의 감동과 솔거책방의 아트북..... 그리고 2000년에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으나(그의 어머니를 만났다)일 년에 한두 번 카톡 대화를 나누는 김기철 작가(소리조각가)와의 아주 특별한 인연도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김기철 작가의 삼청동 집 마당에 소복히 내린 눈과 누렁이 진돗개의 컹컹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무척 좋아했다.)
2000년, 예술경영 대학원을 다니면서 나는 이곳에서 참 많은 꿈을 키웠다.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건축 설계도까지 분석해가면서 대전문화 인프라 구축과 예술기관의 독립적인 경영시스템 구축, 수준 있고 차별적인 지역축제 공연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엄청난 아이디어와 상상도 이곳을 들락거리며 쌓아갔고, 금산인삼축제 프로그램개발은 물론 무대감독도 자원봉사로 3년, 전국의 축제란 축제는 다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참 뜨거운 시절이었다. 하지만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더 이상 아이의 발은 작지 않고
실크 스카프는 사라진지 오래고
일찍 촬영을 나온 아마츄어 사진작가의 셔터소리 외에 사면은 모두 고요하다.
고요한 사면에 둘러싸인 고요한 내 본성의 적막함.
고요한 원점.
변함없는 원형 벤치.
떠오르는 둥근 해.
이른 아침 태양빛을 받으며 광합성 하는 둥근 포도당.
모든 것이 둥글다.
20년 세월을 견디면서도 여전히 원형인 이곳의 변화라면,
바닥을 둥글게 둘러싼 아트 타일의 컬러풀한 세계와 무늬목?
그리고 금강권 돌리기를 마치며 세포까지 편안해진 나의 호흡 쯤일까?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4. 거품처럼. (2018. 10. 14. 일.)
새벽기도 후 법당에서 방석 깔기 봉사를 하고 나니 몸에서 땀이 저절로 흐른다.
갑자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주변 사우나로 향한다.
앗! 금강권 돌려야하는데? 망설일 것도 없이 사우나 탈의실에서 금강권을 돌린다.
거울을 통해 탈의실 아주머니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려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 뭐하는 거예요? 팔뚝 살 빠지나?”
“ 한번 해보실래요? 금강권 돌리기라는 건데, 어깨 통증에 좋대요. ”
두 분의 아주머니가 나와 함께 금강권을 돌리기 시작한다.
무거운 방석을 날라서인지 500개를 하고 나니 힘들다.
향 좋은 비누로 잔뜩 거품을 내서 샤워를 하고 나니 다시 기운이 오른다.
집에 돌아와 빛바랜 카키색 꽃무늬 에이프런을 꺼내 입고
간단한 아침을 준비를 하며 나는 마치 새 옷을 입은 사람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딸아이도 호흡이종을 시켜가며 다시 500개의 금강권 돌리기!
규칙적인 운동과 감사의 아침인사와 야채 쥬스 한잔의 건강함이
신선한 비누거품 향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아침이다.
65. 나 졸고 있니? (2018. 10. 15. 월.)
어려서 나를 가장 지루하게 했던 기억이
여름 내내 피던 칸나와 사루비아와 메리골드 꽃들이었다.
아무리 자고 일어나도 그 꽃들은 여전히 여름 속에 있었다.
매일 너무 지루하고 심심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때의 그 지루했던 긴 시간들을 다시 이어붙이고 싶어진다.
하루가 너무 짧다.
어쩌면 하루를 피곤한 시간과 피곤하지 않은 시간으로 두 토막을 내서 사용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오전에 너무 집중적으로 일을 몰아서 한다.
집중력을 요하는 일들은 일단 오전 일과에 몽땅 몰아넣고 퇴근 즈음엔 너무 졸린다. 주말도 휙 지나간다.
내가 요즘 왜 이렇게 시간에 허덕이는지 모르겠다.
시간과 에너지 분배에 뭔가 문제가 있다.
아침에 금강권을 돌리다 생각하니 업무가 너무 많은 한주!
100번을 돌리다 말고 졸린 저녁시간에 돌리자고 생각하며 출근을 서둘렀다.
하지만 점심시간부터 졸리고 찌뿌둥하여 다시 틈틈이 돌려주기!
환절기여서 일까?
100년 동안의 피로가 다 몰려오는 듯,
금강권을 돌리면서도 졸린 퇴근시간!
나 졸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