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6 - 70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6. 깨진 것도 좋은 것이다. (2018. 10. 16. 화)
아끼는 그릇이 깨지거나 금이 가면 순간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깨진 것도 좋은 것이다’ 생각하며 바로 버리고 잊는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기 마련.
캐나다 벤쿠버의 포트 랭리는 나에게 많은 즐거움을 줬던 곳이다.
갓 튀긴 양파링의 바삭함은 황홀했고
어여쁜 앤틱 가게들의 다양한 표정들은 완전히 나를 사로잡았다.
그곳에서 이 고전적이고 우아한 스튜 그릇세트를 말도 되지 않는 가격에 구입했다.
스튜그릇, 접시 두 개, 소스 볼 한 개를 모두 한화 3만원에 구입하고 어찌나 행복했던지..
세트가 완전하지 않아서 싸게 준다던 앤틱숍 사장님의 표정은 시원섭섭했다.
정말 애지중지하던 그릇인데 다른 그릇을 꺼내다 놓쳐서 스튜그릇 뚜껑이 깨져버렸다.
차마 버릴 수 없어 몇 달을 그대로 보관해오다가
오늘 아침 금강권을 돌리다가 우연히 강력접착제를 발견!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붙여놓고 금강권 돌리기를 500회 한 후 보니 완전히 딱 붙었다.
난 망설임 없이 ‘탁!’ 소리를 내며 달걀을 깨어 아침을 준비한다.
문득 깨야할 것과 깨지 말아야할 것을 구분하는 것도 큰 지혜이겠구나 생각이 든다.
깨지 말아야할 것들은 금이 갔어도 붙이고
깨야할 것들은 과감하게 깨고 껍질을 벗어야한다.
삶의 대범함과 과감함은 틀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기에 매력적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깨고 성큼성큼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사람들의 대범함과 과감함이야말로 매혹이다.
하지만 소심한 것도 사랑스럽다. 간신히 금 간 곳을 땜질해가며 때를 기다리는 소심함!
금강권 돌리기도 소심하게 천천히 내 삶에 실처럼 가늘고 작은 수많은 균열들을 만들어낸다.
천천히 조금씩 균열이 가도 깨진다.
앞으로 한 달 뒤의 내 모습이 나 자신도 궁금한 아침.
깨지 못할 약속을 지키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잔 내게,
대범함과 과감함은 일도 없이 삶의 혁신과 교육의 혁신을 꿈꾸는 내게
향 좋은 커피를 내려주는 동료교사가 따듯하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7. 바람 불면? UP (2018. 10. 17. 수)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민감한 탁상시계 불빛이 신경 쓰여 돌려놓는다.
금강권 돌리기를 하다 무심코 바라보니 버튼들이 즐비하다.
그중 기능의 핵심!
ON / OFF
UP / DOWN
금강권 돌리기도 마찬가지로 두 개의 작동원리가 작용한다.
ON / OFF
UP / DOWN
우리의 일상과 삶도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열 두 번 씩
ON / OFF
UP / DOWN
그리고 길거나 짧은 삶의 여정도
ON / OFF
UP / DOWN
가을 단풍? DOWN
바람 불면? UP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8. 쌓여가는 (2018. 10. 18. 목)
가지런히 쌓아올린 법당의 방석도
매일매일 쌓여가는 금강권 돌리기의 횟수도
모두 지성을 다하지 않은 것이 없다.
잃고 얻음을 걱정하지 않고
바랄 것 없는 마음으로 지성을 다하면
나아가고 물러남의 때는 저절로 도래한다.
헤아리지 않고 그냥 한다.
헤아리지 않고 그냥 산다.
헤아리지 않고 그냥 지성을 다해 쌓는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9. (2018. 10. 19.금)
금강권 돌리기를 시작해서 금강권 돌리기로 마무리하는 하루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인문학강좌가 열리는 ETRI 새통사에서도
금강권은 하루 종일 일상과 관계 속에서 돌고 또 돈다.
70. 꿀벌의 비행(2018.10.20.토)
사계절 꽃이 피는 엄마집 정원에 국화가 한창이다.
곳곳마다 다른 색의 꽃이 피고 꽃마다 다른 빛깔의 금강권이 돌아간다.
벌들도 나를 따라 돈다.
꿀벌의 비행
그 작은 비행 속에서 잠시
나의 세계가 갇힌다. 물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