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1 - 74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1. 단풍 든 병아리색 기모노 (2018. 10. 21. 일)
단풍 든 기모노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금강권을 돌린다.
일본에 유학 간 제자 남자친구가 교토에서 보내준 선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옷을 입는 것과 바라는 보는 것은 정말 다른 경지다.
내 옷일지라도 입을 수 없는 경지가 있다는 것은 예측 에러다.
일상을 나눈 사람과 나누지 못한 사람이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것과도 같다고 할까?
하지만 그런 예측 에러의 상황이 삶과 예술의 정형화나 견고함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더 확장시키기도 한다.
두 세계의 조화로움이란 어쩌면 옷을 보는 것과 입는 것이 완전 다른 경지의 예측 에러를 동반 한다는 것을 공유하는 것과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단풍든 기모노로 나의 내부와 외부 모두가 붉은 단풍으로 물든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또한 단풍의 계절을 지나 계절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72. 기호 sign (2018. 10. 22. 월)
원고 작업을 위해 어젯밤 보던 책들을 바라보며 금강권을 돌린다.
요즘 미래교육 방향에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기호학.
같은 글이나 그림일지라도 어떤 프레임으로 읽었는가,
어떤 이미지와 단어를 선택 했느냐에 따라 의미는 다양해진다.
금강권 돌리기도 건강이라는 보편적이고 관습적인 의미 외에
또 다른 의미로 읽혀지기도 한다.
물론 그중엔 깜짝 놀랄만한 황당한 자의적 해석도 존재한다.
단어와 이미지의 의미는 누가 읽는가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 사이에 해석상의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과 같다.
정확한 의미의 해석을 위해서는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기호들을 맥락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의미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대부분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호가 좀 더 낮게 동기화되어 있을수록 독자가 이미지를 해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습적인 학습이 중요하다. 금강권 돌리기 또한 일반 독자들과 낮은 수준으로 동기화 된 낯선 기호.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의 의미를 독자와 동기화할 수 있는 관습적인 학습을 준비했다.
- 학습 1 : 금강권 돌리기는 심신의 합일된 조화로움을 위한 운동이며 수련방법이다.
- 학습 2 : 100일 동안의 변화를 기록하기 위해 글과 사진으로 마음과 신체를 기록한다.
- 학습 3 : 너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 학습 4 : 자의적 해석에 의한 비판은 노 땡큐다. 그건 네 해석, 네 생각일 뿐이다.
- 학습 5 : 너나 잘하세요. 까불지 마라.
학습 6 : 이게 바로 내 삶의 한 부분이고, 김은형 라이프 스타일이다.
학습 7 : 선택은 기호다! 이것이 불변하는 삶의 고전이고 클래식이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73. 로베르 두아노 Robert Doisneau (2018. 10. 23. 화)
로베르 두아노가 걸으며 보았던 파리의 거리엔 하나의 가지런한 질서가 있다.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로베르 두아노의 시선은 분열적이지 않고 따뜻함이라는 질서를 가진 프레임을 창조한다. 어떤 대상을 단순히 하나의 감정으로 대상화하여 바라본 것이 아니라 대상 자체가 주는 필링에 집중하여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는 대상과 동화된 듯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는다. 그가 보는 시선마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흐른다.
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는 2만개의 부속을 가진 고철 덩어리가 아니라
질서 있게 조립되어 작동하는 또 다른 생명으로 카메라 프레임 안에 담기고
수많은 아이와 연인과 노인들은 또 그들만의 생명력을 그대로 간직한 채 미소 지으며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 속을 걷는다. 어느 샌가 나도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금강권을 돌린다. 가을이 지나고 눈이 내리고 다시 봄이 되도록 나의 금강권 돌리기는 파리의 한복판에서 계속되며 로베르 두아노를 스쳐갔던 모든 아이와 연인과 노인들을 스쳐지나간다. 나는 그들과 미소로 인사한다. 아름답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은 삶에 무한한 자유를 준다. 이 작은 지혜는 큰 힘도 무산시키고 갇히거나 닫힌 교만한 우리들에게 감히 너의 존재의 힘을 과신하지 말라는 지혜의 길로 안내한다. 내 존재의 힘을 내려놓고 사람과 세상을 향해 더 큰 사랑으로 살아가라 안내 한다 .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74. 서점에서 길을 잃다. (2018. 10. 24. 수)
어젯밤, 깜짝 놀라 서점으로 달렸다.
오늘 아침 금강권 프로젝트를 기록할 새 다이어리가 당장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점에 도착하자마자 피너츠 peanuts 밀크 글라스 머그잔에 시선을 빼앗기며
나는 서점에 온 이유를 잊고 길을 잃는다.
스누피와 찰리브라운, 라이너스(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이름이 닮아서 좋다. )와 우드스톡 등이 머그잔, 다이어리, 에코백 등등에 담겨 숨바꼭질을 한다.
난 사람들의 밤잠을 깨우는 스누피의 타자소리를 사랑하고, 아마도 묵음이 분명할 슈뢰더의 피아노와 우드스톡의 어수룩한 날개 짓을 좋아한다. 하지만 스누피와 찰리브라운의 친구들이 담긴 다이어리는 사이즈가 너무 크다. 정신을 차리고 결국 나는 전에 쓰던 비틀즈 다이어리 시리즈 중 하나를 선택한다.
지난 1학기에 뉴욕여행을 준비하며 구입했던 비틀즈 다이어리엔
뉴욕의 풍경과 사람과 여행 이야기가 아닌 금강권 돌리기 기록이 담겼다.
어쩌면 삶은 늘 이렇듯 예상을 빗나가기에 매력적이다. 예상을 빗나가는 모든 것은 기적처럼 반짝거린다.
뜻밖의 기쁨과 슬픔을 동반하며 그 순간을 기억하고 감사하게 하는 삶의 기적!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로 인해 벌어지는 예측불가의 버라이어티한 일상들 또한 버겁거나 즐겁지 아니한가?
어쩌면 오늘은 슈뢰더의 피아노는 유창한 음색으로 가을을 연주하고,
우드스톡은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대붕의 설화 그대로 하늘을 날아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비틀즈 다이어리의 비틀즈 멤버들도 벌떡 일어나 금강권 돌리기 1000 번?
하하하 상상만으로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