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5 - 78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5. 거만한 열정과 수준 있는 광기 (2018. 10. 25. 목)
금강권을 돌려가며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금강권 돌리기의 뜻밖의 효능!
오는 졸음 막아내고, 가는 졸음 잡지 않기!
원고 제출은 항상 괴롭다.
정중히 거절했어야했는데,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
나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생각!
등등 교만함이 화를 불렀다.
선택은 욕망이다!
나는 아마도 잘난 척하고 싶었던 거다.
그러나 잘난 척은 진짜가 아니다.
타자의 표정 위에 삶의 둥지를 틀고 있는 가면일 뿐이다.
저열한 인식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한다.
즐거워야 빠져들고 미쳐야 헌신한다.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거만한 열정과 수준 있는 광기로
자신의 두려움을 통제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한계에 도전해 가야한다.
설령 가면을 쓰고 한발로 홀로 서있는 아찔한 밤일지라도
나는 다시 거만한 열정과 수준 있는 광기로
두 발을 땅에 굳게 딛고 서서
마치 광대처럼 휘청휘청 금강권을 돌린다.
쏟아지는 졸음을 몰아내며 새벽을 맞는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6. 결론 없는 이야기도 돌고 돈다. 2018. 10.26. 금.
- 새벽 :
급하게 금강권을 돌리다가 어젯밤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귀걸이를 찾았다.
생각지도 않은 안경걸이에 딸려 나갔던 것이다. 아! 무척 반갑다.
- 저녁 :
식사 후 잠시 숙소로 올라가 금강권을 돌린다TV 스크린에 배우가 아니라 내가 출현한다.
아~~~~~~ 그냥 이대로 끝까지 돌리고 샤워하고 자고 싶다.
-밤 :
늦은 밤까지 발표와 토론과 논쟁은 계속된다. 졸음이 몰려들어 일어서서 금강권을 돌린다. 금강권도 돌고 또 돌고 결론 없는 이야기도 돌고 돈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7.새로운 아침의 자유 ( 2018. 10.27. 토)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나 창밖으로 펼쳐지는 황량한 가을의 공터를 바라본다.
처음 온 호텔방의 전기주전자와 머그컵도 정다워지고 샤워 후 걸친 샤워가운 또한 나의 새로운 아침의 자유다.
거의 모든 밤을 지새우다 시피한 일주일이 가고 격론과 미친 열정의 밤이 지나고 혼자 고요히 맞는 이아침의 감회가 어찌 감동스럽지 않을까?
나는 되도록 천천히 금강권을 돌리며 호텔 방안의 모든 사물과 창밖에 펼쳐지는 황량한 가을과 인사를 나눈다.
작은 눈 마주침 하나
작은 호흡 하나도
명상과 기도가 아닌 것이 없는 순간
나는 또 삶에 전율하며 나의 생애 전체에 감동한다.
아침 조식 테이블에서부터 교육혁신과 디저털화에 대한 격론이 이어지고
불통의 시간들이 밤에 이어 계속된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다시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가며
고작 몇 줄의 정리된 글을 얻는다.
그리곤 다시 낙엽이 뒹구는 거리를 걷고
아름다운 점심 상 차림에 감동하고
슈와 커피 맛의 조화에 감탄하며
작별인사를 나눈다.
가을이 더욱 깊어졌다.
북대전 톨게이트를 나오니 대덕특구 전체의 플라타너스 잎들이
뒹굴며 날며 고꾸라지며 자신의 마지막 생애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축제를 벌인다.
그들의 마지막 축제에 나도 덩달아 초대되어
내안에 가을이 후끈 뜨겁게 달아오른다.
나도 낙엽도 존재 자체가 가을에 흠뻑 젖는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8. La Vie En Rose 장미 빛 인생(2018. 10. 28. 일)
새벽 별이 창창하다.
눈에만 담긴다.
아침 달이 새하얗다.
카메라에 바로 담긴다.
뭐든 때가 되어야 담긴다.
몸도 마음도 오랜만에 홀가분한 아침!
금강권 돌리기도 절로 가볍다.
지난 주말 태극전사 수찬이가 놀러와서 청소해준 베란다 바닥에 다시 수북이 쌓인 제라늄과 사랑초 꽃잎들도 보이고 덩굴이 더 길게 뻗어 나온 쟈스민의 줄기들도 사랑스럽다.
금강권을 350번 돌리고 호흡이종으로 숨을 내리는데 문득 브뤼셀 음악박물관에서 딸아이 선물로 사왔던 조그만 오르골이 눈에 띈다.
나는 잠시 금강권 돌리기를 멈추고 오르골을 돌린다. 에디트 피아프의 La Vie En Rose가 경쾌하고 사랑스럽게 연주된다.
오르골을 앞으로 돌리면 음악과 함께 지나간 추억들이 떠오르고 손을 뒤로 뻗어 금강권을 돌리면 지금 나의 삶의 시간들이 충만해진다.
400회 부터는 금강권 한번 돌리고 오르골 한 번 돌리기를 번갈아 하며 논다.
오르골의 사랑스런 마술에 걸린 휴식처럼 편안하고 한가로운 아침!
그야말로 La Vie En Rose!
장미 빛 인생이다!